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술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0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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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조/진주알코올센터장
경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전 세계 인구의 4명 중 1명이 불면으로 힘들어한다는 통계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잠들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알코올 중독자들 중에서도 잠이 오지 않아 술을 마신다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 술이 중추신경계 억제제로 작용하면 잠을 시작하는데는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술은 수면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수면은 1단계에서 4단계까지 깊이에 따라 구분할 수 있는데, 술을 마시고 잠을 자면 이 중 깊은 잠이라고 할 수 있는 3단계 및 4단계의 수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만취 상태에서 잠들었다가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자주 깨거나 깊은 잠을 자지 못한 경험을 한 사람이 있을 것이다.

국내 한 병원 조사에서 알코올 중독 입원 환자 86명을 대상으로 수면 장애 여부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59명(68.6%)가 불면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하지불안증후군, 주기성 사지 운동 장애가 불면증 원인의 70% 정도를 차지하였다. 이 외에도 수면 무호흡증, 수면 중 보행 장애의 유병률 또한 높게 나타났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잠들기 전에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낮보다 밤에 잘 발생하며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가만히 있기 힘들고 움직이거나 주무르면 증상이 감소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기성 사지운동 장애는 5초 미만의 간헐적인 근육의 수축이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함께 잠을 자는 주위 사람에게는 팔다리가 꿈틀거리거나 다리를 걷어차는 등의 증상으로 보여진다. 특징적으로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과 엉덩이 관절의 수축으로 나타나지만 상지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미국 보스톤 연구팀에서 93명의(남성 34명, 여성 59명)의 성인남녀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오후 8시 30분부터 10시까지 술을 마시게 한 다음 술을 마신 그룹과 마시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어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수면 양상을 관찰하였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하여 밤 동안 더 자주, 더 오랜 시간 동안 깨어나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차이는 남성에 비하여 알코올 대사 능력이 낮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잠들기 위한 목적으로 한, 두 잔 정도의 술을 마시다 보면 수면의 질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술에 내성이 생겨 결국 마시는 술의 양도 늘어나 나중에는 술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져 알코올 중독에 이를 수도 있다. 개인 별로 수면 위생을 체크하여 수면에 바람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단기적으로 수면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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