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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긍정과 부정의 열정적 싸움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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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6  18:2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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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긍정과 부정의 열정적 싸움

진달래와 개나리가 온산 가득 피던 봄날에 긍정이라는 여인과 부정이라는 남인이 오랜 연애 끝에 결혼을 했다. 긍정이는 사사건건 비판을 하는 부정이의 비판 정신이 박력이 있어 좋아서 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은근 걱정되기도 했다. 부정이는 긍정이가 자신의 비판적 성격을 싫어해서 결혼을 안 해주면 어쩌나 했는데 결국 결혼을 하게 되어 속으로 감사했다. 부정이는 실은 시시비비를 분명히 하기 위해 사사건건 비판을 하는 것인데 사람들은 무조건 반대로만 생각하고 반대로만 말하는 부정이를 싫어하던 것이다. 그간 직장에서도 은근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부정이는 신혼날 만큼이라도 긍정이가 하자는 되로 해야겠다고 스스로 결심을 했다. 신혼여행 장소에 도착해서 예약되어 있는 호텔에 짐을 풀고 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긍정이는 간단하면서도 속을 풀어주는 뭐가 없을까 고민했다. 친정엄마가 손수 끊여주던 설렁탕이 생각났다. 부정이의 눈치를 보며 무얼 먹을까 하고 물었다. 부정이는 긍정이의 눈치를 보며 자기가 먹고 싶은 걸 먼저 말하라고 했다. 긍정이는 반대의견을 들을 것을 무럽쓰고 설렁탕, 했다. 부정이는 이미 긍정적으로 대답하고자 마음먹고 충분히 연습을 한 덕분에 그러자, 하고 답했다.

웬걸, 다음 순간 자기도 모르게 이렇게 좋은 날은 최고로 건사한 걸 먹어야 하는데 설렁탕은 약소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내 체면도 있지, 라고 말하고 말았다. 긍정이는 자신이 사랑하는 부정이의 마음에 상처를 낸 것이 못내 안타까웠다. 그래도 시원한 국물이 먹고 싶어 못들은 척하고 설렁탕집을 찾아들었다. 설렁탕은 맛있었다. 결혼식 하느라 배도 고팠고 맛도 있으니 급하게 먹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긍정이는 배탈이 나버렸다. 부정이는 약을 사오네 척추 지압을 하네 해서 바쁘게 뛰어다니면서 구시렁거렸다. 그러게 당면사리를 그렇게 급하게 많이 먹었다고.

긍정이는 신혼 첫날밤에 토하고 배앓이를 하느라 거의 잠도 못잤다. 부정이는 신혼 첫날밤을 망쳐버린 그놈의 설렁탕의 당면사리에게 있는 욕 없는 욕을 다하며 밤을 밝혔다. 긍정이는 그냥 부정이가 말한 건사한 걸 먹을 걸 괜히 설렁탕을 먹자고 해서 그 난리를 겪으니 부정이에게 면목이 없고 미안했다. 그래서 배탈이 조금 나아서부터는 그냥 부정이가 하자는 대로 하기로 마음을 딱 먹었다. 결혼식까지 올린 마당에 좋은 게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살고 보니 일면 편한 구석도 있었다. 긍정이는 소리내어 웃는 일이 없다가 이젠 소리없이 웃는 일도 없어졌다.

결혼 초부터 긍정이는 부정이가 밖에서 하는 일엔 관심을 두지 않기로 마음을 정했다. 관심을 갖는다고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었다. 부정이는 결혼생활 10년 동안에 거의 20 곳 직장을 전전했다. 그의 부정적 비판정신은 날로 각을 더욱 세웠다. 긍정이 또한 심한 우울증으로 직장생활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직장동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유지한다는 게 일하는 것보다 백 배는 어렵다고 긍정이 고민이 깊어만 갔다. 어느 순간부터는 도저히 사람과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었다. 사람이 무섭고 그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 것만 같았다.

긍정이는 요양병원에 입원을 하고서야 내심 자신이 끝없이 남편을 증오하며 싸워왔다는 걸 알아차렸다. 그리고 남편이 자신을 대하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이었는지 궁금했다. 긍정이는 부정이를 병원으로 오라고 해서 물었다. 여보야, 여보야는 그 동안 나를 어떻게 생각했어? 부정이가 긍정이를 가만히 쳐다보다가 대답했다. 당신이 병원에 있는 동안 생각해봤는데 나는 당신뿐만 아니라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가 이겨야만 하는 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어. 그리고 당신에게 대해서는 특별히 내가 완벽하게 이기고 있다고 생각한 거야. 이혼을 하는 게 좋겠어. 당신이 죽기 전에........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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