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아침을 열며-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0.17 18:25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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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

김용진/망경초 교장·시조시인·아동문학가-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세링 그레스의 말 중에 “아버지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아버지답기는 어려운 일이다”라는 말이 있다. 의미심장한 말임에 틀림없다. 특히 요즈음의 세대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몸에 와 닿는 이야기인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고도원의 깊은 산속 옹달샘에서는 서초구 아버지센터를 서초구청과 함께 운영하는데 많은 아버지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고 한다.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어 아이들을 둔 아버지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하니 좋은 일인 듯하다.

공부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이 굉장히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옛날부터 교육은 지식을 습득하여 그것으로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서 지혜를 만들고 배운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여겼다. 요즈음엔 어떨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많은 나라에서는 교육을 혁신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로봇이 나오고 컴퓨터가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하는 시대로 접어들었기 때문에 지식을 습득하여 시대에 맞추기란 어려운 일이다. 아무리 많은 지식을 습득하여도 새로 생기는 많은 지식을 다 습득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인공지능을 가진 기계가 습득하는 것에 따라 갈 수가 없다. 또한 요즈음은 다양한 기계로 많은 지식을 금방 찾아서 알아내면 된다. 그래서 지식을 습득하는 대신에 다양한 기기를 다루는 것을 습득하고, 지식을 얻어내는 방법을 습득하면 되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창의성과 상상력으로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사고를 기르는 것이 요즈음의 교육이다. 따라서 가르치는 교육이 아닌 배우는 교육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러면 배우는 교육은 어떨까?

아이들은 듣고, 보고, 체험하면서 배운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하지만 가정이나 사회에서 보고 배우는 것이 더 많은 것이 있는 세상이 요즈음이다. 텔레비전이나 인터넷, 그리고 지역사회 등에서 보고 배우는 것은 어떠할까? 5~6학년 여학생들이 학교에 올 때면 화장을 하고 오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아무리 타당한 이유로 이야기를 해도, 보고 듣는 현상이 아이들의 궁금증을 일으키고 해보게끔 하니 어쩔 수 없는 형편이다. 머리의 염색 또한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요즈음 우리 학교는 금연학교 심화과정을 실행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흡연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금연을 습관화시키기 위해서 노력한다. 하지만 주말이 지나고 나면 학교 주위에 담배꽁초가 많이 널려 있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몸에 해로운 것을 알면서 아이들은 하지 말라고 하면서 어른들은 하고 있으니 아이들이 과연 그 말을 잘 듣고 행동을 할까? 성인이 되지 않았으니 하면 안 된다는 어른들의 아이러니한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은 무엇인가? 몸에 해롭고 이로운 것이 과연 성인과 아이들과의 차이에도 일어난다는 것인지.

‘좋은 부모란 한결 같아야하며 기다릴 줄 알아야하고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라는 영화 ‘아이엠 샘’의 대사에서처럼 우리 어른들은 조급함을 뒤로 하고 항상 느긋하게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관심 있게 보아주며 격려하면서 기다릴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또한 아이들이 무슨 일을 하거나 하지 않더라도 먼저 우리 어른들이 과연 이러한 일을 해야 하는지 하지 말아야 하는지 심사숙고해서 해야 할 것이다. 어느 이야기에서 본 ‘사랑받는 아이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법을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사랑은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배우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은 실천하는 것입니다. 아이를 그저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또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새로운 사랑을 만드는 일입니다’라는 문구가 오늘 따라 더욱 가슴 가득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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