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진양호반(晋陽湖畔) 산책
진주성-진양호반(晋陽湖畔) 산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0.18 18:36
  • 13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

윤기식/진주문화원 회원-진양호반(晋陽湖畔) 산책


구절양장(九折羊腸)처럼 구불구불한 호반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진양호(晋陽湖)는 천의 얼굴을 가진 호수로 때로는 울창한 산자락 사이를 흐르는 계곡 같기도 하고 때로는 크고 작은 섬을 보듬은 바다처럼 웅장하다. 덕유산과 지리산의 계곡을 쉼 없이 달려온 덕천강과 경호강이 만나는 넓은 호수는 위치와 계절 그리고 조석의 변화에 따라 시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승용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한 진양호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진주를 비롯한 서부 경남의 젖줄인 진양호는 1969년 완공 진주시 내동면과 대평면, 사천시 곤명면, 산청군 단성면 일부가 수몰되면서 육지속의 바다처럼 넓은 호수가 만들어졌다. 상수도 보호구역인 진양호는 1급수로 수초속 새들의 먹이도 풍부해 겨울에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변신한다. 진입로가 없어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경호강 줄기의 동쪽 수변은 우리나라 최대의 수달 서식지로 밝혀진 지역이다. 진양호가 가장 아름다운 곳은 상류의 대평교에서 하류의 진주대교를 잇는 14km구간이 섬으로 변한 산봉우리와 크고 작은 수초섬들이 두루마리 그림처럼 펼쳐진다. 수몰되기 전 마을과 텃밭이 자리 잡았던 수백만평의 갈대밭 습지엔 고사목으로 변한 유실수 몇 그루가 한때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보여준다.

대평교 서쪽의 옥방동은 2500년 전 청동기 시대의 유물 1만2500여점과 함께 목없는 시신과 돌화살 4개를 맞고 숨진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 진양호를 한눈에 굽어보는 진양호 공원에 들어서면 어디선가 애달픈 목소리가 들려온다.

남강댐 공사를 시작하던 1962년에 44세의 나이로 요절한 진주출신 가수인 남인수(1918~1962)씨를 기리는 노래비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이다. 이곳에서는 ‘애수의 소야곡’, ‘무너진 사랑탑’, ‘이별의 부산정거장’ 등 그의 대표곡들이 하루종일 흐른다. 진양호공원 전망대인 ‘우약정’에 오르면 겹겹의 산이 둘러싸인 진양호의 황홀한 노을이 내린다. 경호강과 덕천강을 이루는 두 갈래 물줄기가 지리산과 덕유산을 거슬러 오르고 전망대에서 차 한잔의 여유로움과 함께하는 진양호의 노을이 감동적이다.

진양호 공원은 다양한 놀이시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이다. 진양호는 한눈에 굽어보려면 남강댐 물박물관이나 진양호 공원의 전망대를 찾아야 한다. 창녕 우포늪을 연상케 하는 하촌리의 물안개 휴게소 인근 습지는 새벽 물안개로 백로 무리가 만들어 내는 풍경으로 인해 한편의 시처럼 서정적이다. 댐은 물을 이용하기 위하여 쌓은 제방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