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법과 디도스 공격
신데렐라법과 디도스 공격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1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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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계모와 계모의 딸들로부터 구박을 받아온 신데렐라의 파티 참석 시간이 밤 12시로 제한되어 있어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왕자와 결혼에 이르게 되는 신데렐라 이야기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동화이다.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중독이 우려할 수준이고, 이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자, ‘셧다운제’라 하여 자정 이후 청소년들의 인터넷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법을 만들기에 이르렀다. 파티 참석이 12시로 제한된 동화속의 신데렐라에 빗대어 이법을 신데렐라 법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뿐만 아니라 ‘비스트’ 등 아이돌 스타들의 음반에 대한 청소년 유해 판정이 내려지자 10대들의 불만이 높아졌으며, 여성가족부는 10대들의 공적이 되었다. 사이버공간에서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해야한다는 주장의 글들이 올라오고, 여성가족부 안티카페와 여성가족부 폐지운동본부카페가 만들어졌다. 카페를 통해 여성가족부의 공격 모의를 하게 되었으며, 급기야 초등학생이 포함된 10대들이 여성가족부를 디도스(DDos, Distributed Denial of Service)공격하기에 이른다.

디도스공격이란 분산서비스 거부 공격이라는 말로 한꺼번에 수많은 컴퓨터가 특정 웹사이트에 접속함으로써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을 늘려 해당 사이트의 서버를 마비시키는 해킹 방법이다.

국내에서는 청와대ㆍ국회ㆍ국방부 등 우리나라 주요기관의 홈페이지 등 25개 사이트가 2009년 7월 7일 디도스 공격에 의해 일시적으로 다운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를 계기로 전용백신 공급, 범정부 디도스 대응체계 구축 사업과 함께 대응장비를 별도 지정하였으며, 국방부는 2010년 1월에 사이버방호사령부를 신설하기로 한 바 있다.

여성가족부라는 정부 사이트를 공격하는 엄청난 모의를 한 사람은 초등학교 4학년 1명, 6학년 2명, 중학생 3명, 고 2학년 1명이었다고 한다. 이들은 공격 시점과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는 방법까지 꼼꼼히 파악하고 준비하였다고 한다. 추적을 피하려 미국 IP로 접속하고, 4차례 걸쳐 공격하다 덜미가 잡혔다. 직접적인 피해가 없어서 불행 중 다행이었다. 어린 학생들의 실력이 놀랍기는 하지만, 게임중독의 무서움, 범죄도 서슴지 않는 청소년들의 극단적 행동 등은 더 놀랍다.

요즘 흔히 느끼는 일이지만 학생들이 일으키는 사건, 사고는 어른들의 상상을 넘는 수준일 경우가 많다. 현실적으로 학생들은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여 게임을 하는 상황이니 신데렐라법도 생각만큼 효과가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부모들의 입장에서 아이들 잘 기르기 어렵고, 학교에서 반듯한 인재로 길러내기도 어려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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