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남해·하동 후폭풍… ‘상생의 길’ 찾아야
사천·남해·하동 후폭풍… ‘상생의 길’ 찾아야
  • 이동을·최인생기자
  • 승인 2012.04.12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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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우려대로 선거전 지역대결구도로 흘러

투표결과 지역 출신 후보에게 ‘묻지마 투표’

당·낙선자·지자체장 등 ‘상생의 길’ 찾아야

 
19대 총선에서 선거구 통합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사천시남해군하동군선거구가 새누리당 여상규 후보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당초 통합진보당 강기갑, 무소속 이방호 후보와 함께 치열한 3파전 양상으로 흘러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을 것이란 여론이 지배적이었으나 결국 ‘압승’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 지역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던 것은 선거구 통합이었다.

지난 18대 때까지 멀쩡하던 남해·하동선거구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로부터 인구가 적다는 이유로 사천시에 통합되면서 두 개의 ‘금배지’가 하나로 줄어 들었다.
이렇게 되면서 현역의원인 남해·하동 출신의 여상규 의원과 사천 출신의 강기갑 의원,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 출신의 이방호 후보가 맞붙게 되면서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선거구 통합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과연 유권자들의 선택이 ‘정책이나 인물’이 될 지 ‘지역대결’로 흘러갈 지도 또 다른 흥미꺼리가 됐다.
하지만 누가 당선될 것인가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에도 불구하고, 이 곳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가 지역에 몰고올 ‘후폭풍’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지역대결구도로 흘러갈 경우 그 후유증은 상상 그 이상이 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결국 그 우려는 현실이 되고 말았다. 투표결과에서 나타났듯 지역 출신의 후보에게 무조건 표를 몰아주는 ‘묻지마 투표’가 그대로 재현됐다.

이 선거구의 총 유권자는 17만7860명이다. 사천이 9만1316명, 남해 4만2376명, 하동이 4만4171명, 이중 투표는 사천이 5만7326명(투표율 62.8%), 남해 2만8445명(67.1%), 하동 3만1602명(71.5%)이다.
평균 투표율 67.03%를 기록해 전국 평균 54.3%, 도내 57.2%를 크게 웃도는 높은 투표율을 기록해 그 만큼 지역민들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반증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문제는 지역에 따른 후보자의 표 쏠림 현상이다.

여상규 후보의 고향은 하동이다. 하동은 이번 선거에서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하나는 전국 최고 투표율인 71.5%이고, 또 하나는 이 지역 출신 여상규 후보에게 지지율 80.4%를 안겨준 기록이다.
여 후보는 하동지역의 절대적 지지를 바탕으로 작은집 격인 남해에서도 67.2%의 높은 지지를 받아 당선의 발판을 마련했으나 사천에서는 25.6%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강기갑 후보는 고향인 사천에서 28.4%, 남해 24.5%, 하동 15.6%를 득표했고, 이방호 후보는 사천에서 44.8%를 득표했으나 남해 7.3%, 하동 2.9%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민심은 결국 ‘지역출신 후보를 당선시키야 한다’는 방향으로 흘러갔고 결과는 그대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지금까지 각종 선거를 치러면서 나타난 현상이지만 지역대결구도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온다.
평소 이웃처럼 지낸 사람들이 원수가 되기도 하고 각종 ‘유언비어’들이 난무하며 서로를 헐뜯고 지역감정을 자극하기도 한다.

서로에게 아무 도움도 안되는 줄 알면서도 지역이란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서로를 못마땅해 하는 것이다.
선거가 끝나자 사천지역 사람들의 탄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인구가 두 배가 넘는 사천이 국회의원도 배출하지 못했으니 모두 혀를 깨물고 죽어야 한다”느니 “이제부터 하동시 사천군으로 불어야 한다”는 식으로 선거 결과를 놓고 말들이 많다.
“팔이 안으로 굽지 밖으로 굽겠느냐”며 국비지원 등에 있어 사천이 상대적으로 홀대 받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들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더 할 것이며 선거구가 분구되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국회의원 당선자도 출신지역을 떠나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을 가져야 할 것이고 지자체장들과 지방의원, 그리고 주민 모두가 보다 높고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인정해 주는 분위기를 하루 빨리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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