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표의 세상스케치-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정원
홍민표의 세상스케치-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정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1.04 18:08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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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

홍민표/단성고등학교 수석교사-인상주의 화가 모네의 정원


‘대기(大氣)가 흐르고 명확성과 유동성이 겹친 센 강 유역과 노르망디 해경은 모네를 키운 자연인데 그에게 있어 이곳은 빛과 시점의 함수(函數)였다. 인상파 화가 모네의 정원에서 본 수많은 작품과 풍광들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순간적이고 요동하는 세계에 눈을 뜨게 한다. 사람은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되겠으나 피로를 풀기 위하여 쉬어야 하고 기분전환을 위하여 놀이도 해야 행복의 충만감을 갖는다고 하는데 ’일하고 쉬고 논다’는 말은 이제껏 살아오면서 나의 좌우명처럼 즐겨 쓰는 말이지만 평소 실천하는 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찌 보면 이 의문점을 이번 파리 루브르 박물관전시관과 모네의 정원에서 깨달은 또 하나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말이기도 하다.
 

▲ 모네의 정원


내가 생각해도 휴식 시간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때가 없는 것 같다. 파리 기행 8박 9일간의 강행군 동안 편안히 휴식을 해야 하는 시간에도 했던 일이라든가 해 버린 일, 혹은 해서는 안 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던 때가 많았다. 평소의 생각의 습관이었을까? 이것은 실로 나의 작품 제작과정에서도 그대로 나타난 이유를 찾아 낼 수 있었다.

평생에 이처럼 어렵사리 시간을 내어 영광스러운 여행을 하고 있는 도중에도 일정에 쫒긴 탓인지 스쳐가듯 보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여유 있는 생활을 누려 보고자 하는 모네의 모습과는 나 자신이 너무 대조되기도 하다. 모네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잘 조화된 자연의 영감 속에 빠져 자연 속에서 소비된 에너지를 회복 할 시간을 놀이에서 찾았다는 것을 보고 또 보면서 확신할 수 있었다. 이처럼 넓은 자연의 정원 속에서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면서 항상 자연과 대화를 해 가면서 작업하고 쉬고 노는 원리를 자연 속에서 터득했다는 사실이다.

모네는 충동이 일어나는 대로 그리는 화가이며, 인상주의라는 말이 그 때문에 만들어졌고 그만큼 그것에 어울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슨 풍광에 접하면 모네는 무턱대고 움직이면서 그리면서도 철저하게 바라보거나 분석하거나 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벽화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모네의 정원 자체가 처음에는 그림을 보고 있으나 화면자체가 하나의 현실이 나의 시선을 반사하고 있었다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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