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목에 뭔가 걸린 듯한 매핵기
한의학 칼럼-목에 뭔가 걸린 듯한 매핵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1.22 18:1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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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목에 뭔가 걸린 듯한 매핵기


매핵기(梅核氣)라는 용어를 어디선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젊은 사람보다는 중년에서,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굉장히 흔한 증상으로서, 문자 그대로 매실 씨앗이 목구멍에 걸려있는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는 증상을 말한다. 계속해서 헛기침을 하고 목을 가다듬게 되는 등 불편함이 지속되는데, 실제로 식도에는 물리적으로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자각적으로 불편함을 느끼는 심인성인 것이 특징이다. 목에 무언가 걸려있는 것처럼 이물감이 느껴지고 뱉고 싶지만 뱉어지지 않고 삼키고 싶지만 삼켜지지 않으며 이것에 오래되면 만성적으로 마른기침을 하게 된다. 흔히 활동을 하거나 식사를 할 때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주로 가만히 있을 때에 식도에 신경이 집중되고 매핵기의 고통을 더욱 심하게 느끼게 된다.

한의학에서는 매핵기의 원인을 신경을 과도하게 써서 오는 병으로 분석한다. 칠정(七情), 즉 일곱 가지의 감정이 안으로 상하는 것과 심화(心火)가 그 원인이다. 심화란 발산되어야 할 열이 가슴이 뭉쳐서 흩어지지 못하여 뭉치는 현상을 말한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신경을 지나치게 쓰면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데 방해가 되어 매핵기와 같은 병적인 증상이 발생한다.

중년 여성에서 매핵기가 잘 발생하는 이유 또한 화병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심적으로 우울해지고 억울하거나 화가 나는 일이 잦은 갱년기 증후군과도 연관성이 있다. 본인이 심화가 있는지를 진단하기 위한 혈자리가 하나 있는데, 가슴 한가운데 빗장뼈의 표면에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을 전중, 또는 단중혈이라고 한다. 대체로 화병을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부위를 눌렀을 때 심한 압통을 느낀다.

물론 매핵기가 발생하기 전에 다른 질환이 선행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흔하게는 역류성 식도염이 그 원인이며 역류된 위산에 의해 발생한다. 역류성 식도가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재발하거나 만성화되는 경향이 있다. 다음으로는 부비동염이나 비염 등으로 후비루가 발생하여 인후를 자극하는 것이 매핵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매핵기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위치한 기관의 염증과 관련이 있는 이유는 인후의 위치가 코에서부터 허파를 잇는 통로의 중심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매핵기를 치료하는 방법은 신경을 안정시키는 것과 체력을 회복하는 것 두 가지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기혈을 보충하는 처방으로써 전반적인 오장육부의 기능이 활성화되면 정신적인 문제도 따라서 해결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호흡기 질환 등의 선행 질환에 의해 매핵기가 발생한 경우 기관지를 건조해지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만성 기침으로 발전하지 않는 열쇠가 된다. 적절한 보습 및 공기 중 습도 유지, 적당한 운동이나 반신욕 등으로 가볍게 땀을 내주는 것이 좋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매핵기가 생긴 경우라면 우선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이나 행위는 반드시 삼가야 한다. 예를 들어 시트러스 류의 과일은 산이 강한 편에 속해 식도염이 있을 경우 해롭다. 또한 목에 이물감이 느껴진다고 해서 차가운 아메리카노나 탄산음료를 벌컥대며 마시는 행위는 식도에 매우 좋지 않으므로 금해야 한다. 앞서 말한 전중혈 부위를 통증이 경감될 때까지 부드럽게 원을 그리며 지압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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