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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지난 11년간강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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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27  18:2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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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소설가-지난 11년간

“지난 11년간 반올림 활동을 하면서 수없이 속고 모욕당했던 일이나 직업병의 고통,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생각하면 사실 그 어떤 사과도 충분할 순 없을 것이지만 저는 오늘의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겠다” 지난 2007년에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씨의 아버지이자 시민단체인 반올림 대표 황상기씨가 며칠 전에 한 말이다. 삼성전자 측이 피해발생 11년이 지난 며칠 전에서야 사과를 했고 이를 두고 황대표가 한 말이다. 배고픈 사람에게 밥은 못줄망정 뺨을 때리다니, 피해자를 속이고 모욕까지 주었다니!!!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았는데 그 아픔을 충분히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 그 동안 반도체 및 LCD사업장에서 건강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충분하고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병으로 고통 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는 삼성전자측 사과의 골자다. 저렇게 사과하는 데 11년이 넘게 걸렸다. 실로 안타깝고 믿기지 않는 세월이다. 공교로운 생각까지 겹치니 더욱 분노가 일고 진짜 의아하다. 지난 11년간이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서 임기를 마치고 이어 박근혜 정권이 들어섰던 때다.

우리는 지난 11년간에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어떤 모욕과 속임을 당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다만 짐작할 수는 있겠다. 모욕이라면 아마 그랬을 것이다. 왜 자꾸 돈을 요구하느냐, 죽은 사람을 대상으로 돈을 벌려고 하느냐 하는 식의 모욕이었을 것이다. 또한 속임수라면 대책을 요구하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우리도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운운 하며 또 일 년을 넘기고 또 이 년을 넘기는 식이었겠지. 이렇게 짐작만으로 화가 나는데 피해 당사자들은 어땠을까. 게다가 아픈 사람과 이미 돌아가신 사람들이 문제인데 말이다.

간간이 지면이나 방송에 반올림과 삼성측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있었다. 반도체 회사로 벌어들이는 돈이 매년 몇 십 조라고 하면서 그 돈의 새 발의 피도 안 되는 돈이면 피해자들을 마음을 위로할 수 있을 것인데 왜 그 일을 못할까? 진짜 그게 지금도 궁금하다. 그렇게 움키기만 해서 번 막대한 돈으로 해외니 다국적이니 해서 문어발식으로 공장만 지어서 돈을 벌면 그게 무언가, 하는 의혹이 들었다. 그렇게 돈을 끌어 모아 세계에서 몇 번째 가는 부자 소리를 들으면 기분이 좋을까? 만에 하나 기분이 찢어지게 좋으면 그게 행복일까??

백 번 양보해서 그게 행복이라고 치자. 그 다음 드는 의문은 그걸 행복으로 느끼는 인간이 과연 사람일까? 지난 11년간에 어쩌다 피해자와 관계된 사람들에게 도대체 왜 산재인정이나 피해보상을 충분히 해주지 않느냐고 물으면 계속 이런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고개를 갸웃하며 탄식하듯 말해주었다. 나도 사과를 한 지금까지도 탄식이 절로 나온다.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작업장을 철저히 관리하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재발하면 몇 십 조의 수입 귀퉁아리의 귀퉁아리의 귀퉁아리쯤이면 해결될 일들을 뭐가 그리 아까울까. 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래도 어쨌든 사과를 했으니 다행이다. 여튼, 우리 국민들은 정권을 잘 뽑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핏 엉뚱한 생각 같지만 공교롭게도 이 정부 들어서서 사과를 들으니 하는 소리다. 그리고 이 정부에게 더욱더 서민과 약자들 편에 서서 분발해 달라고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공교로운 일이 자꾸 일어났으면 참 좋겠다. 피해자 가족만이 이번 사과를 ‘삼성전자의 다짐’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대다수 국민들도 그럴 것이다. 관계된 모든 사람들이 더욱 분발해서 피해자와 그 가족은 물론이고 국민도 웃고 삼성전자측과 정부도 함께 웃을 수 있기를 깊이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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