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 급해 민원 쏟아지자 변경 시공…과다예산 지적도
함양군이 최근 상림입구를 지나는 도로에 설치하고 있는 횡단보도가 턱이 높고 경사가 급해 민원이 쏟아지자 뒤늦게 보완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충분한 문제 검토나 운전자 배려 없는 부실공사로 주민 불편과 예산 낭비를 불렀다는 것이다.
군은 최근 상림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와 가운데쪽 산책로 입구 두 군데에 고원식 횡단보도와 150m가량의 안전펜스를 설치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군은 이 공사에 대해 “함양경찰서가 무단횡단 방지를 위한 고원식 횡단보도 설치를 요청해와 지난 11월부터 공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턱이 너무 높아 차고가 낮은 차는 앞뒤 범퍼가 긁히는 등의 현상이 빈발하자 민원이 쏟아졌다. 이에 군은 횡단보도 폭을 더 넓히는 보완공사에 들어갔고,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행정’, ‘예산낭비’ 등의 비난이 나오고 있다.
턱이 높다는 지적에 관계자는 “횡단보도기 때문에 인도와 높이를 맞추도록 돼있다”며 “(하지만) 경사면이 너무 급해서 설계변경을 해 폭을 4~5m 정도로 길게 빼서 (보완)작업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현장에서 재본 인도의 높이는 15~20cm에 달했다. 과속방지턱 규정은 10cm다. 국토교통부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엔 ‘과속방지턱의 형상은 원호형을 표준으로 하며, 그 제원은 설치 길이 3.6미터, 높이 10센티미터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도로에 이처럼 높은 턱이 설치됐는데도 현장엔 운전자들이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요철)표지판이 없고 도색도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갑자기 턱을 만난 차들이 급제동하는 소음과 범퍼 긁히는 소리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고, 특히 야간주행 때 차량사고 위험이 높다.
군에 따르면 이 공사엔 총 1억 2000만 원이 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요철 두 개와 안전펜스 설치하는데 예산이 과다하고, 설계변경으로 (예산이) 더 드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필요 없이 과다한 예산을 배정하진 않았고, 설계변경이 아니고 공사 진행 중에 보완하는 거기 때문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그는 “공사 기간은 1월까지지만 (군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달 안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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