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미래를 바꾸는 힘
4.19혁명, 미래를 바꾸는 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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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헌/진주보훈지청 보상담당
올해는 선거의 해이다. 4월 11일에는 4년 임기의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었고, 올해 말인 12월 19일에는 5년 임기의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있는, 그야말로 정치의 해이다. 현재 19세 이상의 국민이라면 누구라도 선거권을 가지고, 이로써 참정권을 부여받는 것이다. 스스로의 의사 표현으로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이 중요한 권리는 그러나 요즘 타자화되는 경향이 있다. 초대 제헌국회의 95.5%이라는 기록적인 투표율 이후 점차 하향화하여 14대 70%대 이후로는, 근래 국민의 절반 이하가 투표에 참여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정치가 외면되었다고 뜻이고, 특히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 및 무관심, 사회 전반적 환경이 이들을 정치로부터 분리하는 것이 젊은이들이 유권자의 큰 비율을 차지함에도 투표율이 저조한 큰 이유일 것이고 어찌 보면 자기 미래의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 세대라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 맥락에서 4월 어느덧 52주기를 맞는 4.19혁명을 다시금 소고한다. 반세기 전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독재와 탄압에 맞서 싸워 독재정권을 몰아내고 정권 교체를 이루어낸 4·19혁명은 지극히 젊은이다운, 청춘의 혈기와 자유와 이상에 대한 갈망이 이루어낸 혁명이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권위주의적인 통치를 통해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국민의 민주적 요구를 압살하고 독재 체제를 강화하였으며, 자유당을 정치기반 세력으로 하여 장기집권을 위해 헌법 개정 및 온갖 부정을 저지르고 있었다. 특히 1960년 3월 15일 실시된 정·부통령 선거에서 정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승만과 이기붕의 당선을 위하여 공무원이 동원되는 등 부정은 그 극에 달했다. 내무부와 각 도의 경찰이 실질적인 선거본부가 되어 투표 총계를 조작하고 날조했던 것이다. 경찰지휘부와 내무부에 의해서 완전히 날조된 선거 결과, 이승만과 이기붕은 큰 표차로 당선되었다. 이에 독재권력에 반대하여 민주적 절차를 통한 정권 교체를 원했던 국민들은 당시 정치의 비도덕성에 분개했다. 불법선거 및 자유당과 경찰의 비민주적이고 억압적인 행위에 항의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대구 2·28의거를 시작으로 마산 3·15의거 모두 학생이 주축이었으며, 살상을 서슴지 않는 진압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위는 전국적으로 급격히 확산되었다. 이승만 정권의 계엄령 선포와 시위대를 향한 무차별 발포에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오히려 시위는 격앙되었고, 자유와 정의를 위해 피를 흘리는 젊은이들의 모습에 교수와 시민들의 동참하여 결국 압도적인 대중의 움직임에 의해 경찰력과 측근 친위대에 의지하던 이승만 정권이라는 정치권력은 학생이 주도하는 민중에게 굴복하기에 이른다. 살신성인의 시대 앞에 젊은이들이 앞장 선 것이다.

반세기가 지나면서 대한민국의 민주사회는 많이 바뀌었고, 젊은이들이 처한 환경도 변화하였다. 우리는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과 탈이데올로기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21세기는 자본주의가 과학기술과 혁신을 통해 고도록 발달하면서 우리에게 국경을 넘어서는 무한경쟁을 요구하고 있으며 특히 자본주의는 헤게모니이자 권력이 되었다. 자유를 위해 총검 앞에 쓰러지던 청춘이 경제적인 피폐와 경쟁에서 도태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과 무력감으로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들이 현재진행형 현상이 되었다. 유치원, 초등학교부터 남을 이기기 위한 개인의 성취를 위해 사회적 개념 숙성보다는 몰인격의 환경에 놓여져 있고, 20대는 ‘88만원 세대’와 ‘이태백’이라는 자조 섞인 말도 이제는 익숙해진 시점이 되었다. 자유와 인권을 위해 피를 흘리며 싸웠던 반세기 전 청춘들이 이제는 개인적 성취에만 몰두하고 비싼 등록금의 굴레, 경제적 열등에 시달리며, 곧 취업이라는 무한경쟁의 시장에 내몰리는 것도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그러나 지금의 각박해 보이는 현실은 아이러니하게도 옛날의 그 결핍이 충족된 현실이기도 하다. 풍요로운 대한민국에 살면서 자유와 인권이 당연시 되는 현실에서 분명한 것은 지금의 풍요로움은 폭거와 압제에 결연히 항거한 우리 선배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이제는 우리에게도 이 시대에 맡아야 할 소명이 있다. 다시금 4·19혁명의 의미를 되새겨 보자. 21세기 대한민국이 자주 국가이자 부유한 민주 국가가 되었고 1인 가족시대와 개인주의가 너무도 당연한 때가 되었지만 분명 우리에게도 시대가 요구하는 소명이 있다. 나뿐만 아니라 내 가족, 내 친구, 내 이웃이 더 나은 삶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몫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비록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어렵더라도 한번 주위를 둘러보고 더 나은 것을 고민하고 옳은 것을 외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자. 서두에 언급한 투표는 그 중에 아주 손쉬운 방법 중에 하나일 것이다. 사회는 단기적으로 어려워보여도 장기적으로 보면 발전해 왔고, 공동체가 갈망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흐름에 필요한 에너지는 우리 젊은이들이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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