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가
누가 아이들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22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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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동진초등학교장

‘5초 동안 엎드려 뻗쳐 시킨 교사가 경고’를 받고, ‘방뇨와 흡연을 지도하는 교사를 때린 학생은 전학권고’라는 보도는 무너진 교권과 굳건한 학생 인권의 단면이라고 할까. 새로운 것을 하기는 매우 어렵고, 허물어진 것을 다시 세우기는 불가능 하다. 더 늦기 전에 교권을 바로세우고, 교실 현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설익은 정책과 제도, 정책 입안자의 잘못된 판단은 교육을 파행으로 몰고간다. 자기 자녀의 잘못은 학생이니까 관용해야 되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는 풍토는 염려스럽다. 교권은 말기 상황이고, 학생인권은 누구를 위한 인권인지 혼란스럽다.


우리 사회는 가해자에 관대한 사회이다. 수업 중에 큰소리로 통화하며 떠드는 학생이 나머지 선량한 학생들의 학습권을 얼마나 침해하였으며, 그 손실이 얼마나 큰지, 교사가 가벼운 체벌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한 논의는 없고, 인권조례에 의한 징계만 있었다. 언제나 자라는 아이들이니까, 학생이니까, 자랄 때 누구나 그렇지 하는 생각들이 뿌리 깊다. 그 이면에서 멍들고, 상처받고, 교권이 도전받는 상황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소수다.

인성교육이 뭐 별난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 배려하며 더불어 살줄알고, 권리를 주장하는 만큼, 책임과 의무를 다할 줄 알고, 집단의 규칙과 질서를 지킬 줄 아는 사람을 기르는 것 아닌가. 학교도 하나의 작은 사회이다. 규범이 있다. 학생들에게 피해를 준 학생의 학부모가 길길이 뛰면 여타 학생들이 받는 피해는 많을 텐데, 피해자들은 말이 없다. 지도 교사가 학생에게 맞는 현실에서, 교권 대책은 없고, 전학권고라니, 교권의 쇠락과 학생인권의 만개라할까.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앞세우는 사람, 타인에 대한 배려, 존중을 모르는 사람, 규칙과 질서를 지킬 줄 모르는 사회는 안된다.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 경쟁하며 살아야 하는 국제 사회도 용납지 않는다. 사람들이 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사람이다. 제품으로 치면 국제 규격품이 아니니 통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성인이 되었을 때 치러야 하는 대가는 돈으로 계산하기 어렵다. 이른바 사회적 비용이 크고 국가의 경쟁력 손실도 크다.

제대로 된 학부모, 교육청, 사회, 제도라면 상응하는 학생들의 책임을 묻고 훈육하여 올바른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 필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학부모 상은, 자기 자녀들을 호되게 질책하고, 선생님에게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학부모다. 제대로 된 교육청, 조례라면 교사의 징계가 아니라 학생에 대한 훈육, 학부모에 대한 설득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맹목적인 사랑, 잘못된 철학 때문에 아이들을 잘 못 인도하는 것이 아닌가. 진실로 아이들을 염려하는 자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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