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모든 면에서 조화를 지향하라
칼럼-모든 면에서 조화를 지향하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2.11 19:0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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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 금인산 여래암 주지-모든 면에서 조화를 지향하라


요즘 우리사회는 망언과 막말이 판을 치고 있다. 싫은 상대나 자신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사람을 향해서는 모질게 비판하며 언어도 과격하고 사실이 아닌 내용도 퍼뜨리고 있다.

비판의 언어들이 가짜인 경우 상대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기도 하며 뒤늦게 진실이 밝혀지더라도 이미 구겨진 체면은 바로잡을 수 없게 된다. 특히 공인이나 공익단체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경우라면 그동안 쌓은 신뢰마저 한꺼번에 잃게 되는 것이다.

각종 의혹에 대한 보도 자료와 성명이 마치 사실인양 발표되고, 일부 언론매체들은 확인과정 없이 보도하는 일들도 많다. 그러다보니 고소 고발이 난무하고, 서로 상처받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적절치 못한 비판은 스스로는 물론 소속집단의 신뢰까지 떨어트린다.

맹렬한 비난만 퍼부어서는 상대에게 분노와 모욕감만 줄뿐 변화를 이끌어낼 수가 없다.

상대를 비판할 때는 사실에 입각하여 살얼음판을 걷듯 신중하게 이뤄져야하는 것이다.

특히 공익단체에서 발표하는 비판들이 언론에 보도되면 누군가에게는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우리의 비판문화는 고성과 삿대질, 모욕과 깎아 내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소통과 건강한 대화이다. 옳고 그름을 떠나서 네 편, 내편을 가른다면 사회가 무너지기 때문에 양극화 현상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란 국민이 주체라는 뜻이며, 공화란 국민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결론을 내린다는 뜻이다. 만약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의견을 골고루 취합하지 못하고 편 가르기 현상만 심화시킨다면 사회는 위험해지게 된다.

서로를 ‘좌익 빨갱이’ ‘꼴통 보수’로 갈라놓고, 옳고 그름을 떠난 갈등도 문제지만, “저 사람은 우리 편인데 왜 저런 말을 하지?”, “우리당에서 왜 그런 말이 나와!”하며 상대를 몰아붙이는 것 또한 매우 위험하다. 현실적인 결정을 위하여 융통성을 발휘한 사람에게 당신은 우리 편이라고 믿었는데 실망이 크다며 몰아붙이는 것 또한 매우 졸렬한 행위이다.

모든 면에서 조화를 지향하라. 고난이 닥쳤을 때 그 극복의 핵심은 먼저 고난을 긍정하는 자세부터 갖는 것이다. ‘나’만, ‘내 집단’만 유리하고자, 탐하고 속이고 싸우지 말라.

현실적인 대책이 부재하면 모든 대책이 허사가 되므로 가뭄 속 단비 같은 묘안들을 내놓아 국민들의 눈에 희망의 밝은 빛을 폭발시켜보라.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삶의 무게만큼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이지만 얼마를 지고 가느냐는 자기 자신에게 달려 있다.

자기 고집에 얽매어 바둥거리며 지금 가진 것들을 잃을까 쩔쩔매며 살지 마라.

우리는 내일 일은 알 수가 없지만, 한 가지 정확한 것은 ‘나’도 죽는다는 사실이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죽음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 명료한 진리를 알면 남을 괴롭히면서 살지 않게 된다. 서로 도와주고 협력하고 사랑하면서 알콩달콩 살다가자.

바보는 다 죽어도 나는 절대 죽지 않는다는 착각과 집착 속에 삶을 지배당하는 것이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밤에는 죽었다가 아침이면 살아나듯이 우리의 생각과 세상 모든 일들도 똑같이 반복하는 것이다. ‘법구경’의 ‘우암품’에는 “재에 덮인 불씨는 그대로 있듯 지어진 업이 당장에는 안 보이나 그늘에 숨어 있어 그를 따른다”고 하였다.

우리는 상대를 모질게 비판하거나 과격한 언어로 명예를 훼손하지 말고,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온 몸을 불사르고 꺼지는 촛불처럼 살면서, 바른 법에 따라 공정한 마음으로 국가와 사회에 헌신(獻身)할 것을 좌우명으로 ‘매진(邁進)의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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