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새로움과 다양함의 만남-말레이시아 말라카(2)
칼럼-새로움과 다양함의 만남-말레이시아 말라카(2)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8.12.16 18:16
  •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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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곤/미국 미드웨스트대학교 석좌교수·경영학박사·이학박사

김춘곤/미국 미드웨스트대학교 석좌교수·경영학박사·이학박사-새로움과 다양함의 만남–말레이시아 말라카(2)


말라카는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특유의 다문화가 만들어졌고, 영국, 인도, 포르투갈식 다양한 건축물들이 어우러진 건축양식과 문화를 가지고 있다. 15세기부터 실크로드 무역의 거점이었고 교통이 좋은 항구 도시로, 과거 유럽의 여러 국가들의 각축장이었다. 훗날 19세기까지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 일본 등 강대국의 지배를 받았는데, 말라카는 페낭의 조지타운과 함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특히, 말레이 토착민과 중국인의 결합으로 생긴 ‘바바뇨냐’ 문화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문화 특성을 보여준다. 15세기를 전후로 뱃사람과 주석 광산 노동자로 건너 온 많은 중국인들이 말라카에 정착하기 시작하면서 대부분이 남자였던 이들은 말레이 여성과 결혼하면서 중국식 문화와 말레이 문화의 결합이 시작 되었다. 이러한 결합은 중국 남성을 가르키는 ‘바바(Baba)’와 말레이 여성을 가리키는 ‘뇨냐(Nyonya)’의 합성어인 ‘바바 뇨냐’ 혹은 ‘페라나칸(Peranakan)’으로 불리며 새로운 문화를 생성하게 하였고, 이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의식주 문화는 오늘날까지 말라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바바뇨냐 전통 박물관(Baba & Nyonya Heritage Museum)은 그 문화를 잘 보여주는 곳이어서 꼭 한번 방문해 보기를 추천해 본다.

쿠알라룸프에서 2시간 떨어져 있어 당일치기 투어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말라카는 최근 인기높은 작은 도시지만, 워낙 작아서 1박 2일만 머물러도 크게 무리 없이 다 둘러볼 수 있다. 말라카는 유럽식민지의 영향으로 인해 말레이시아 고유의 느낌보다는 유럽의 느낌이 훨씬강하게 느껴진다. 작은 항구 도시라. 여행 인프라는 다소 불편하지만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와 독특한 건축물과 생활 풍습이 이색적인 모습을 자아낸다. 대부분의 숙소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청결하고 가격이 저렴하였으며 창을 열면 강이 보이는 풍경들이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존커 스트리트와 히렌 스트리트는 길게 늘어선 건물을 따라 평행선을 그리며 나눠워진 길이다. 존커(Jonker)는 19세기 노동자들이 모여 살던 길이었고, 히렌(Heeren)은 그들을 고용했던 부자들이 살던 길이었다. 그래서 ‘하인의 길’, ‘주인의 길’이라 부르기도 한다. 말라카에서 가장 붐비는 여행자 거리이기도 하다. 쇼핑몰, 박물관, 호텔, 식당, 사원 등이 오래된 헤리티지 건축물에 빼곡이 늘어서 있다. 존커 스트리트는 밤이면 더 화려한 거리로 변모한다. 특히, 금요일에서 토요일 주말에는 거리 전체에 대규모 야시장이 열리고 많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하루종일 북세통을 이룬다.

네덜란드 광장은 말라카 여행의 기준점 같은 곳이다. 도시 정중앙 로터리에 붙어있는 광장이다. 17세기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붉은 건축물들이 이색적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색감의 건물은 여행자를 유혹하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시계탑을 중심으로 크라이스트 교회(Christ Church),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네덜란드 양식의 건축물인 스타더이스(The Stadthuys), 그리고 영국 통치 시절에 지어진 빅토리아 분수 등 좁은 곳에 오밀조밀 모여 있어 구경하기도 편리하다. 네덜란드 광장의 중심은 크라이스트 처치(Christ Church)이다. 1753년에 네덜란드에서 공수한 벽돌로 이음새 없이 지어진 교회이다. 당시 네덜란드의 발전한 건축 기술을 짐작할 수 있다.

말라카에서 필수로 둘러봐야하는 스팟들이 있는데, 그 중 한곳이 세인트 폴 교회와 산티아고 요새이다. 세인트 폴 교회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에는 네덜란드 총독과 장관들의 공관으로 쓰였다가 현재는 역사 민족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정면에 프란시스 사비에르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사비에르는 동방에 카톨릭을 포교한 인물로, 세인트 폴 교회에 6개월간 안치되었다고 한다. 언덕 아래로 내려오면 보이는 산티아고 요새는 1511년 당시 말라카를 점령하고 있던 포르투갈군이 네덜란드 군대와의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세운 군사요새인데, 네덜란드 전쟁에서 패하면서 부서진 것들을 1670년에 복원했으나 관리가 안돼서 성문과 대포만 남았다고 한다.

말라카에서 가장 여행객들의 이목을 끈 것이 있다면 트라이쇼라고 하는 독특한 이동수단이다.

‘트라이쇼’는 알록달록 화려한 장식과 불빛으로 멋지게 꾸며진 인력거를 타고 말라카 주변 관광지를 돌아보는 것이다. 지나가다 누구나 한번쯤은 쳐다볼 법한 컬러감과 사람들을 유혹하는 인기 캐릭터 인형만으로도 엄청난데, 관광객의 국적에 맞는 BGM까지 틀어준다. 트라이쇼는 1대당 최대 2인이 탑승할 수 있으며 말라카의 중앙광장 인근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가격은 이용시간에 따라 보통 30분 단위로 흥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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