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은 현대의학이 모르는 보석 같은 치료법
민간요법은 현대의학이 모르는 보석 같은 치료법
  • 김봉철 기자/ 사진 이용규 기자
  • 승인 2012.04.1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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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구전 민간요법 척척박사 박사문 선생

▲ 지리산 구전 민간요법 척척박사 박사문 선생
박사문 선생은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로 65세이다. 그가 산으로 약초를 캐러 다니기 시작한 것이 15살 때 부터이니까 벌써 50년간 지리산을 오른 셈이다. 그가 지리산에서 약초를 캐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진학에 좌절하고서 부터이다. 그는 지금 그가 살고 있는 산청군 금서면 화계리 태생이다. 그는 화계마을에서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이 마을은 지금은 도로가 훤하게 뚫렸지만 당시는 지리산 오지중의 오지였다.
6.25때 빨치산을 잡는다고 빨치산과 내통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군이 동네 민간인 모두를  학살한 산청-함양 민간인 학살 사건이 발생한 방곡마을이 바로 이웃마을이다. 지리산 빨치산이 밤만 되면 동네에 까지 내려왔다 갔다 했다는 게 박 선생의 어릴적 기억이다.

◆산청 화계마을서 평생을 약초꾼으로 살아

그런데 여기서 중학을 마친 그는 당시 명문 고등학교였던 진주고등학교에 시험을 쳐서 합격을 했다. 당시 화계마을에서 진주고등학교에 합격을 한다는 것은 시골에서 천재가 났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집안 사정이 어려웠다. 시험에 합격은 했지만 진학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분을 이기지 못해 박 선생은 이산 저 골짝을 돌아다녔다. 그런 것이 지금까지 50년간이나 지리산 골짝을 돌아다니고 있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화를 삭이느라 산을 다녔어예. 그런데 제가 사는 이 골짝이 지리산에서도 약초가 많기로 유명한 골짝이라여.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약초에 익숙하게 됐고 약초전문가가 됐지요.”
그가 사는 금서면은 산청군이 2013년 산청세계전통의약엑스포를 개최하는 장소이다. 그만큼 약초와는 인연이 깊은 고장이다. 박 선생이 사는 곳에서 약 3km 정도만 가면 엑스포 주 무대인 동의보감촌이 있다. 동의보감촌은 화계마을의 이웃마을인 금서면 특리마을에 들어서 있다. 그런데 특리마을에 동의보감촌이 들어선 것도 우연은 아니다. 동의보감촌 주변의 왕산, 필봉등에는 허준 선생이 젊어서 공부했다는 전설이 있고 허준선생의 스승인 유의태 선생이 그 물로 약을 다렸다는 유의태 약수터가 있다. 유의태 약수터는 박사문 선생이 어릴 때 소 꼴 먹이러 자주 갔던 곳이다.
“유의태 약수터는 아무리 가뭄이 와도 물이 마르는 적이 없었어여. 그리고 유의태 약수터 주변에는 지취, 하수오, 신선초등이 지천으로 많았지예. 그런데 요즈음은 숲이 우거지고 약초가 남획이 되어서 그런지 그런 약초들이 잘 보이질 않아여”

▲ 박사문 선생이 지리산약초학교에서 수강생들에게 민간요법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화계마을은 유의태 약수터등 전설이 많은 곳

화계마을 뒷산인 왕산 에서 조금 더 가면 나타나는 가현마을, 오봉마을 등은 지리산에서도 가장 오지이고 약초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다. 해발 600m 고지의 마을들인데 박 선생이 어릴 때는 지리산에서 약초를 캐서 업을 이어가던 사람들이 많았다. 지금도 왕등약초농원, 민대호 선생등 약초꾼들이 있긴 하나 약초꾼 대부분은 외지로 떠나고 말았다고 한다. 이 마을들에는 오히려 지금은 외지에서 병을 얻어 요양하러 들어왔다가 마을이 좋아서 눌러앉아 주민이 된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
이 가현마을에서 조금 산을 올라가면 700m 고지에 습지가 있다. 이 습지에서 가야시대 군사들이 주둔했었다는 전설이 있다. 지금도 군사들이 성을 쌓았던 흔적이 남아 있다. 이 습지가 있는 고개 이름이 고동재이다. 습지에 사는 산고동이 우는 소리가 자주 들려서 고동재라 불렀다고 한다. 이 고동재 주변에는 대창포를 비롯하여 원시 오미자 군락지와 다래 군락지가 있다. 사람 팔뚝만한 오미자 나무가 수백그루나 있는 오미자 군락지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지리산 원시 오미자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 지역이다. 또 고동재 주변은 지리산에서 유일하게 산삼을 캘 수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 고개 주변이 지리산 둘레길 5구간으로 지정돼 지리산 둘레길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지리산은 다른 곳보다도 산청을 중심으로 한 지리산 동편에 약초가 많다. 지리산의 남쪽과 서쪽인 하동과 구례에서는 약초가 많이 나지 않는다. 지리산의 북쪽인 함양과 남원에도 약초가 나긴 하지만 산청만큼은 못하다. 그런데 산청 중에서도 박사문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왕산을 중심으로 한 금서면 일대가 약초가 가장 많이 난다. 동의보감촌이 금서면에 들어선 것도 이러한 인연과 무관하지 않다.

▲ 박사문 선생이 지리산약초학교에서 수강생들을 상대로 열띤 강의를 하고 있다.

◆약초캐면서 지리산 구전 민간요법에 관심

박사문 선생이 태어나 자란 곳인 산청군 금서면 일대가 이처럼 지리산 오지의 약초 고장이다 보니 그가 약초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박사문 선생이 특이한 점은 지리산에서 약초를 캐면서 약초뿐 아니라 지리산에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요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당시는 한의사가 전문적으로 없던 시절이어서 동네 사람들이 약초를 다루는 자신에게 치료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이런 필요성으로 인해 박사문 선생은 자연스럽게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요법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한의약이라는 것이 대부분 민간요법이 체계화된 것인기라. 민간요법으로 전해져 내려오던 것이 어떤 유명한 한의사에 의해 체계화 되면 그것이 한의약이 되는 것이지여. 그리고 민간요법은 철저히 치료효과를 본 것만 전수돼 내려오기 때문에 임상실험이 완벽하다고 봐야지여. 그런 점에서 민간요법이 효험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요”
그러나 이제 전수돼 내려오는 민간요법이 점차 사라져 간다고 한다. 입으로만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요법의 특성상 치료법이 사람의 기억에 의존하게 되는 데 전수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라서 이제 기억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 따라서 이들 전수자들이 나이를 더 먹기 전에 체계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한다. 지리산에 전해져 내려오는 민간요법에는 현재 한의약이 모르는 보석과 같은 치료법들이 많이 있다는 게 박사문 선생의 주장이다.
박사문 선생이 전해들은 것 중 치료가 어려운 병이 낫는 것을 많이 본 분야가 좌골신경통 관련 민간요법이다.

“좌골신경통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기 위해 골반 뼈가 빠졌다가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해 대퇴골 좌측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에 발생하는 병이라요. 그런데 이 좌골신경통으로 병원엘 가서 진찰을 하면 척추 3번, 5번 디스크라고 판정이 나오는 경우가 많아여. 이런 진단 가운데 많은 경우 좌골신경통이라고 보면 되는기라. 좌골신경통이 생기면 대퇴부 엉치 뼈가 아프기 시작하지여. 큰 신경이 하복부로 내려가는 신경을 건드리기 때문이라요. 그러면 다리가 춥고 발이 시리게 되어예. 심하면 여자들이 왼쪽 다리 한쪽을 못 쓰게 되는 경우도 있어예”

◆좌골신경통 민간요법 체계화

박사문 선생은 좌골 신경통으로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고 한다. 이것을 그대로 두면 관절도 문제가 생겨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고 무릅 관절에 물이 채이게 되기도 한다. 심하면 하반신 불수가 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좌골신경통은 이처럼 무서운 병이고 고통도 이만저만 한 게 아니다. 그런데 현대의학으로는 풀지 못하고 한의학으로도 안 되는 이병이 지리산에 구전돼 내려오는 민간요법으로는 풀리는 것을 많이 봤다는 게 박사문 선생의 이야기이다.
“걷지도 못하던 사람이 지리산에 전해 내려 오는  민간요법을 활용해 일주일 만에 걷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어여. 모두들 거짓말이라고 할 정도인데 저도 그것이 어떻게 낫는지는 잘 몰라여. 그렇지만 현대의학으로도 안되고 한의약으로도 안되는 게 이 민간요법으로 나으니 신기할 뿐이지여”
실제로 지리산약초학교의 학생들도 박사문 선생이 전해들은 좌골신경통 민간요법을 활용해 효험을 본 경우가 있다. 박사문 선생이 전해들은 좌골신경통 관련 지리산 민간요법이 전혀 엉뚱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이다. 

◆아토피 치료 민간요법도 종합적으로 검증

박사문 선생이 또 하나 자신 있게 추천하는 것이 아토피 치료에 관한 민간요법이다. 아토피는 그 발생 원인이 아직 명쾌히 밝혀지지 않은 분야인데 이 아토피가 지리산에 전해 내려오는 민간요법을 활용할 경우 잘 낫는 것을 많이 봤다는 것이다.
“아토피도 아직 현대의학이 풀지 못한 분야라예. 그런데 이것 역시 지리산에 전해오는 민간요법을 활용할 경우 낫는 경우를 봤어예. 전부는 아니겠지만 효험을 보는 경우가 많이 있어예. 이것도 현대의학이 활용할 경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여”
그런데 아토피 관련 민간요법은 백선(봉삼)을 주로 하여 법제를 한다고 한다. 봉삼은 원래 피부염에 좋은 약초이다. 그런데 아토피 민간요법에는 독초가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드시 약초 관련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민간요법을 활용해야 한다는 게 박사문 선생의 지적이다. 실제로 박 선생은  돼지새끼를 활용해 아토피 약성을 검증하기도 했다. 이 검증을 위해 박 선생은 약 300마리의 돼지새끼를 사용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인진쑥을 활용해 간경화를 고치는 민간요법도 그가 경험한 것 중 하나이다. “현대의학에서는 인진쑥을 먹지 말라고 해요. 그런데, 간경화로 복수가 차서 배가 부른 사람은 인진쑥으로 좋아질 수 있어여. 간경화로 복수가 꽉 차서 배가 부를 정도면 병원에서도 손을 들 정도로 얼마 살지 못하는데, 제가 경험한 바로는 인진쑥을 달여서 계속 복용하면 배가 점점 들어가고 살 수 있어여”
이외에도 박사문 선생이 지금까지 전해들은 민간요법 가운데 치료효과를 경험한 것들로는 여성들의 갱년기 증상을 없애는 치료법으로는 백일홍과 몇 가지 약재를 쓰는 비법이 있고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데는 골담초, 홍화, 속단 등을 약재로 해서 사용하면 효과가 좋았다고 한다.

◆고삼을 이용한 대장염 치료 민간요법 발견

또 중년이상이 되어 대장에 작은 물혹이 난 것을 없애는 데는 고삼을 사용해서 효과를 보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한다. 고삼은 민간에서 도둑놈의 지팡이라고 불리는 제법 크게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이다. 고삼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흔하게 잘 자라는 식물로 항균작용이 있어 원래 한방에서 세균성 이질이나 장염등에 많이 쓰이는 약초이다. 소화불량과 식욕부진등에도 쓰이는 데 그 맛이 아주 쓰다. 약초 중에서 가장 쓰다고 한다. 고삼을 한번 씹어보면 그 쓴 맛이 하루 종일 갈 정도로 입안에 남아있다. 그래서 그냥은 먹지 못하고 환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평소에 고삼을 먹어 놓으면 대장 청소 등에도 아주 좋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 소변이 잘 안 나오거나 소변이 너무 자주 나오는 증상인 전립선염에는 구찌뽕 열매가 아주 좋다고 한다. 구찌뽕 열매는 붉은 색을 제법 크게 생겼는데 익은 것을 가을에 따서 설탕과 1:1의 비율로 발효액을 만들어 마시면 좋다고 한다. 발효액은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전립선염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평소에 구찌뽕 열매 발효액을 꾸준히 마시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심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지리산 1500~1600m에 고지에서 자생하는 천삼을 먹으면 좋다고 한다. 천삼은 그 향이 아주 좋아 향료로서도 아주 좋을 것으로 보여지는 데 워낙 생산량이 적어서 요즈음은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처럼 박사문 선생은 지리산 주변에서 구전되어 내려오는 민간요법에 대해 아직까지 기억을 하고 있는 귀한 사람이다. 박사문 선생은 그러나 민간요법에 대해 맹신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약이라는 게 잘 써야 약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될 수 있어여. 어떤 약초나 민간요법의 효능을 과장하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합니다. 민간요법이 분명히 효능이 있긴 하지만 약초를 잘 알고 적합하게 써야 그 효과가 올바르게 나타나게 되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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