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수빅조선소 기업회생 신청 '부품업체 피해 우려'
한진중 수빅조선소 기업회생 신청 '부품업체 피해 우려'
  • 배병일기자
  • 승인 2019.01.08 18:54
  • 1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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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 부산·경남 업서 조달…미지급 대금 수백억원
▲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HHIC-Phil)가 필리핀 현지법인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지역 조선기자재업체에 큰 피해가 우려된다.


수빅조선소가 협력업체에 지급하지 못한 물품대금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현지법인이라는 특성상 이 또한 회수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진중공업은 독 크기 탓에 대형 상선을 제작할 수 없는 영도조선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4년 필리핀 수비크에 현지법인 형태로 조선소를 건립했다.

지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박을 건조했는데 기자재 대부분을 부산·경남지역 업체로부터 공급받았다. 바지선에 대형 부품을 실어 수빅까지 수송하는 방식이었다.

수빅조선소에 납품하는 업체는 기자재와 원자재 등을 모두 합쳐 200여개사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에 지급하지 못한 대금만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는 수빅조선소 현지법인과 계약하고 기자재를 납품해 왔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모회사에 미지급 대금을 청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진중 관계자는 “해외 현지법인이지만 협력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빅조선소가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에 협력업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조선기자재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납품 단가 하락으로 큰 기자재업체가 아닌 소형 업체가 수빅조선소에 주로 납품해 왔기 때문에 큰 협력업체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5억원가량을 납품해 왔는데 물품대금을 못 받는 것도 문제지만 앞으로 일감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더 큰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이다. 한진중공업은 조선업 불황에 어려움을 겪다 2016년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2500억원을 수혈받았다.

그동안 부동산과 자회사 지분 등을 매각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자구계획을 이행했다. 이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안 2조1천억원의 65%에 달하는 수준이다.

해군 함정 등 특수선을 잇달아 수주하면서 영도조선소는 3년 치 물량을 확보해 놓았다. 영도조선소만 놓고 보면 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게 한진중 관계자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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