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걷고 싶은 도시를 지향한다
칼럼-걷고 싶은 도시를 지향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15 19: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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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승/도로교통공단 교수

황준승/도로교통공단 교수-걷고 싶은 도시를 지향한다


작년 9월까지 경남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는 228명으로 지난해 235명 대비 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전국의 보행 교통사고 사망자는 9.5% 줄었지만 경남은 오히려 25.3%가 늘어났다. 경남의 경우 길을 걷다가 사망자한 보행자가 총 99명으로 지난해 79명 대비 20명이 늘었으며 증가율 25.3%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경남지역은 정말 걷기가 두려운 곳인가라는 물음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인한 폐해 중에서 교통문제는 항상 일상적으로 다루어져 왔으며 이를 해결하는 노력도 함께 해왔다. 그 결과로 교통인프라가 구축이 되고 안전을 위한 정책이나 법제도도 많이 정비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교통사고가 줄어들고는 있으나 교통약자인 보행자사고는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있지 않다. 이제는 보행 자 교통사망사고를 어떻게 줄여야 하느냐가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보행자사고를 감소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정책의 중심은 보행자가 걷고 싶은 도시를 지향해야 한다. 골목길, 이면도로, 도시의 모든 길을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고 10건 중 4건이 보행사고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를 미룰 수 없다. 선진국의 이미 자동차 중심의 정책에서 보행자 중심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미 선진국의 경우에는 인구밀집구역의 경우 보행로 확보와 더불어 속도제한은 물론 물리적 환경을 구축하여 강제적으로 속도를 줄여 보행자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2016년에 이미 OECD가 우리나라에 차량속도 감속을 권고했을 정도로 도심의 빠른 차량속도는 보행자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제한속도를 낮출 경우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이라는 반발에 부딪혀 일부 지역에서만 현재 시행되고 있다. 도심의 차량 제한속도를 시속 60km에서 50km로 낮춘 경우 교통사고가 24% 감소한다는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고. 실제로 외국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거둔 사례가 많다.

걷고 싶은 도시는 자동차가 두려움의 존재로 다가와서는 안 된다. 어린이와 노인뿐만 아니라 교통약자인 보행자를 배려하는 운전자가 존재해야 하고 보행자를 위한 교통 환경이 갖추어진 곳이다. 교통문제는 해결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쓸 수 없지만 개선은 할 수 있다. 보행친화적인 인프라의 구축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이루어질 수는 없겠지만 보행자를 배려하는 도시로 탈바꿈 할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더불어 중앙정부나 지자체에서는 더 안전하고 편리한 보행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만큼 운전자와 보행자들도 법규를 준수하는 것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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