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우울증보다 무서운 조울증
한의학 칼럼-우울증보다 무서운 조울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1.23 19:0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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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

김종권/산청 동의보감 한의원 원장우울증보다 무서운 조울증


감정의 기복이 심한 사람에게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혹시 조울증이 아니냐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사실 조울증은 농담 삼아 언급하기에는 상당히 치료가 어렵고 무서운 질병이다. 다른 말로는 양극성 장애라고 하는데 이 쪽이 훨씬 심각하게 들린다. 이름만 들어보아도 알 수 있듯이, 조울증은 우울증과는 달리 조증이 동반된 것이 특징이다. 온도가 급변하는 시기에 감정과 기분의 변화가 커지기 쉬워 계절에 영향을 받는 특징이 있고, 특히 날씨가 추워지면 우울증 증세가 더욱 강해진다.

조울증의 특징인 조증이란 무엇일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울증은 우울증으로부터 출발하는데, 우울증이 극심한 상태에 이르면 오히려 반대 상태인 조증이 발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증 상태에서는 기분이 매우 들떠 말과 행동이 지나치게 많아지고 매우 활동적으로 변하며,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고무적인 상태가 되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하며,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거나 상상을 하곤 한다. 사람에 따라서는 폭력성으로 발전하여 분노 조절 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있으며 성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기도 한다.

본인이 조울증인지 스스로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조증이 단순히 기분이 업 되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특정한 상황에서 누구나 기분이 들떠 매우 활동적으로 변하고 과하게 긍정적으로 변할 수는 있는 것이다. 이것이 조울증인지를 판단할 때는 평상시의 기분 변화가 어떠한지, 조증의 진단 기준에 부합하는 삽화[episode]가 어떠한 간격과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주도면밀히 관찰해야만 올바로 진단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조울증을 가진 환자의 주변인들, 특히 가족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쳤을 경우다. 특히 조울증을 가진 배우자를 곁에 두고 두려움과 원망으로 살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조울증에서 조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폭력, 도박, 무분별한 성생활로 나타나기도 하며 분노 조절 장애로 인해 형사처벌에 해당하는 법적 문제에 연루되기도 한다. 틀림없이 독자 여러분 가운데도 조울증 환자를 가족으로 둔 분이 있을 것이다. 조울증은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온 가족들에게 정서적이고 신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한 개인의 정신 질환이 가족 구성원 전체의 삶을 파괴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가족의 보살핌과 이해만으로는 극복하기 굉장히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조울증은 기본적으로 뇌의 질환이다. 정확히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것이 유전적인지 환경 영향이 큰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지만, 그 발병이 여러 가지 스트레스 요인에 의해 악화되거나 가속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벼운 우울증이 상담 치료를 통해 크게 호전되는 것을 보고 조울증 또한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조울증은 본인의 의지와 주위의 도움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질병이 아니다. 따라서 약물 치료가 가장 중요한데, 우울증 치료약과는 달리 조울증 치료제는 기분 조절제라고 부른다. 기분 변화가 일어나지 않게 꾸준히 기분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울증 상태에서 조울증으로의 발전이 되지 않게 조절하고 치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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