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보다 돈이 우선인 20대의 청년들
정치보다 돈이 우선인 20대의 청년들
  • 이경화 기자
  • 승인 2012.04.26 1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경화/사회부장
졸업을 앞둔 대학생의 가장 큰 고민은 취업 문제이다. 실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청년실업을 빼놓을 수 없듯 20대의 문제에서도 청년실업은 커다란 이슈이다. 1997년 IMF 당시에 청년실업 문제는 잠깐 이슈화 되었다가, 정부의 노력과 IT산업을 중심으로 한 벤처열풍으로 조금 잠잠해지는 듯 보였다. 그러나 2003년 ‘이태백’에서부터 현재의 ‘88만원세대’까지 여러 가지 신조어와 함께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시 대두되고 있다. “대학교 생활이 고3 수험생보다 더 고달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토익, 토플 등의 영어 자격증은 물론이고 실제 직업과는 무관한 갖가지의 자격증을 따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심지어 인상을 좋게 보이게 하는 성형 수술까지 늘고 있다. 그러나 청년실업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일본, 미국 및 유럽 선진국들도 경험하고 있는 사회 문제이다.

고학력, 고 스펙을 가져도 직장 얻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 이제는 익숙하다. 대학생활 내내 고용불안으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높은 대학등록금으로 인해 1000만 원 이상의 빚을 지고 졸업을 맞이한다. 그러나 평균 12개월 이상을 구직활동을 위한 실업상태에 처해있게 되며, 빚을 갚아야 한다는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원하지 않은 직장에 취업하게 되거나, 말 그대로 비정규직, 즉 계약직이라도 취업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청년실업이 100만 명에 이르기 때문에 취업을 하지 못한 경우 고스란히 경제적 압박을 짊어지게 되므로 이는 우울증 증가와 자살률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과도한 등록금, 청년실업/고용불안, 비정규직, 이 세 가지의 문제가 20대에게 새로운 죽음의 트라이앵글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이미 대학생들은 심각한 정신적 압박을 받으며, 현재 이 자본주의 사회 안에 생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시절에 사회에 대한 폭넓은 안목을 기른다거나, 인격을 수양한다는 것은 넌센스에 해당하는 일이다. 불안한 20대의 미래와 경제적 압박으로 인해 이들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의 대표적인 해소창구는 바로 스포츠, 개그, 연예인, 영화이며, 20대가 이에 과도한 열광을 보이는 것은 병리적 현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20대들에게 는 취업만 할 수 있다면 고생은 사서도 할 수 있다는 결의가 가득 채워져 있다. 

이런 의지를 가지고 그동안 쌓아둔 학력과 스펙으로 취업이란 좁고 높은 문을 뚫고 어렵게 입사한 회사는 또 넘어야 할 하나의 큰 장벽이다. 첫 사회생활인 만큼 쉽지 않은 생활과 만만치 않은 조직문화에 많은 20대 중, 후반 직장 초년생들 또한 현실은 행복하지만은 않다. 대학을 나와 첫 직장을 얻을 때쯤은 평균 남자는 27세에서 29세, 여자의 나이는 평균 24세에서 26세이다. 차차 미래를 위해 결혼 등의 문제를 생각해야 할 나이이기에 직장인들의 고민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승진도 해야 하고, 상사 눈치도 봐야 하고, 결혼자금도 모아야 하고, 게다가 중소기업의 급여는 그리 넉넉하지 못한 게 지금의 현실이다. 

우리는 지금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자본주의 사회는 과연 20대를 위한 자리를 마련해 놓았을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20대가 설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면, 20대가 이렇게 청년실업에 허덕이지도, 열심히 공부하고, 토익점수도 따고, 어학연수도 다녀오고, 각종 자격증까지 따는 수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을 가야할까.
 
시키는 대로만 살아온 20대의 잘못과 그리고 자본가들만의 세계가 형성된 사회시스템구조의 문제, 이 두 문제가 엉퀴고 엉켜 결국 엄청난 청년실업난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따라 서,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고 나를 찾기 위해 철저하게 나를 알고 자본주의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누군가가 먼저변화길 바라고, 누군가가 나를 변화시켜 주길 바라다간 또 다시 사회시스템구조의 희생자가 될 것이다. 삶의 목표도 희망도 꿈도 없이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하는 것이다. 한번뿐인 내 인생이 누군가 완벽하게 짜놓은 극본안의 한 등장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깨우쳐야 한다.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자신이 원하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사회시스템이 나에게 원하는 일에 나를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나만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