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KTX 시대 열린다” ①추진과정-도민들 건설 위해 총력…마침내 50년 숙원 해결
“서부경남KTX 시대 열린다” ①추진과정-도민들 건설 위해 총력…마침내 50년 숙원 해결
  • 노수윤기자
  • 승인 2019.01.30 19:40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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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진주시민 1000여명이 진주실내체육관에서 서부경남KTX 조기착공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부경남 발전 이끌 혈맥·지역경제 활성화 마중물 역할 기대
안정·정시성 장점 철도 교통 서비스 만끽수도권 2시간대 통행

서부경남의 발전을 이끌 서부경남KTX(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본격화 됐다. 이 사업은 도민이 50여 년을 기다려온 숙원이다. 그러나 그동안 경제성 논리에만 치중해 번번이 무산되다가 이번에 현실화 됐다. 이에 서부경남KTX 건설 추진 과정과 기대효과, 지방자치단체의 개발 구상 등을 살펴보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편집자주>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전환되고 철도가 전국을 이으면서 통행이 한층 편리해졌다.

그러나 통영과 거제, 고성, 산청, 합천 등 서부경남은 통행의 한 축인 철도 교통망 없이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의존, 생활했다. 여름이나 겨울 태풍이나 폭설 때는 꼼짝없이 발이 묶이는 등 장기간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29일 서부경남KTX 건설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본격화 되면서 통행 불편과 발전 저해 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해결이 요원한 숙원으로 인식됐으나 도민이 합심해 마침내 숙원을 해결했다.

◇‘김삼선’ 기공 이후 좌절만 50년

서부경남KTX 건설 사업은 1966년 경북 김천과 경남 삼천포 연결 철도인 ‘김삼선’ 기공식으로 시작됐다.

일제 강점기 김천과 삼천포를 잇는 철도 계획이 등장한 것에서 시작하면 한 세기에 이른다 할 수 있다.

1965년 정부가 김삼선를 비롯한 전국의 철도 건설 7개년 계획을 마련했다. 1966년 11월 마침내 김천과 진주 양쪽에서 기공식을 했다.

그러나 경제성에 대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평가가 회의적이었고 재원 조달에 난항을 거듭해 1년 후의 공정률이 0.8%에 불과할 정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결국 공사가 중지됐고 정부는 1968년께 건설을 포기했다.

이 사업은 1999년 12월 건설교통부 국가기관 교통망 계획에 포함된 뒤 2006년 3월 제1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 희망이 되살아났다.

2011년 4월 제2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김천이 경부선 분기역으로 확정·고시됐다.

2013년에는 사전조사 용역,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반영되면서 사업이 본격적으로 재추진되는 듯했다.

하지만 2014년 1월부터 2017년 5월까지 3년4개월간 국가재정사업 예타 조사가 발못을 잡았다. 비용 대비 편익(B/C)이 1.0 이상이어야 경제성이 있으나 0.72 밖에 되지 않아 추진이 다시 좌절됐다. 서부경남 주민의 통행 불편 해소보다 경제성 논리가 우선된 것이다.

경남도 등은 2017년 5월 민자로 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민자 적격성 조사를 의뢰했으나 재정사업과 비슷한 결과가 나와 사업 추진에 한계를 느꼈다.

그러다가 김경수 도지사가 취임하고 이 사업을 예타 면제 정부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새로운 계기를 맞았고 지난 29일 마침내 면제가 결정돼 사업이 본격화 됐다.

◇통행불편, 온전히 주민이 감당

현재 서울과 진주를 오가는 KTX 요금은 5만7600원, 통행에 3시간30분 걸린다.

진주에서 서울 남부터미널까지 시외버스 및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우등 2만4400원에 KTX와 마찬가지로 3시간30분 정도 걸린다.

KTX나 고속버스 모두 통행 시간은 차이가 없으나 요금은 KTX가 2배 이상 비싸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정시에 출발하고 안정적으로 통행하는 정시성·안전성이 KTX의 장점이나 비싼 요금에 통행 시간은 버스와 같은 상황에서는 KTX를 외면할 수밖에 없다.

거제와 통영, 고성 등 서부경남 시·군은 아예 철도 교통의 불모지다. 오직 고속버스 등에 의존, 수도권 등을 통행하면서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겨울이면 폭설이 잦은 서부경남의 특성상 버스 통행은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이처럼 서부경남 주민들은 철도 교통 서비스의 혜택 없이 불편을 거듭하는 삶을 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부경남KTX 건설이 본격화된 것은 주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오래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쑥 내려가는 일이다.

구간이 완성되면 300km/h 속도로 하루 32회 운행하며 수도권과 남해안까지 거리가 2시간대로 단축돼 낙후된 서부경남 경제발전과 지역균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서부경남KTX는 진주∼창원∼밀양∼대전∼서울 간 기존 노선보다 운행거리가 짧아 서울∼진주 간 요금이 5만원 이하가 될 것으로 보이며 소요시간은 2시간10분(거제까지는 2시간30분)으로 기존보다 1시간20분 단축 될 전망이다.

◇도민이 일군 서부경남KTX

서부경남KTX는 혁신도시, 국가산업단지 활성화 등 서부경남 경제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서울·제주 위주의 관광산업에 남해안을 포함하는 패턴으로 바꾸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서부경남은 남해안의 우수한 관광자원을 가졌음에도 수도권과의 거리로 인해 관광객 유입에 한계를 겪었다.

서부경남KTX 건설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바뀌었다. 2017년 7월 대통령 국정운영 5개년 계획 지역공약에 반영했다.

민관 움직임도 본격화 됐다. 지난해 2월 출범한 ‘서부경남KTX 조기건설을 위한 100인 위원회’는 국회의장과 KDI원장 측에 조기 건설 건의서를 전달했다. 지난 6·13 선거에서 서부경남KTX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당선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진주시와 의회, 진주상공회의소, 시민 600명은 ‘서부경남 KTX 조기착공 촉구 진주시민 결의대회’를 개최하는 등 힘을 보탰다. 지난 연말에는 서부경남권 시·군과 민간단체의 결의대회가 이어졌다.

KTX 건설 추진에 온 힘을 쏟으면서 마침내 숙원이 해결됐다.

이제 남은 건 서부경남KTX 착공 및 개통에 대비한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신사업 모델 준비다. 경남도와 서부경남 지자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풀어내야 할 숙제다. 노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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