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설 코앞인데도 썰렁한 진주 중앙시장
[현장르포]설 코앞인데도 썰렁한 진주 중앙시장
  • 김상목기자
  • 승인 2019.01.31 19:26
  • 1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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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특수 옛말…상인들 ‘한숨’

경기침체·대형마트 여파 전통시장 대목경기 실종

상인들 “마트보다 저렴한 전통시장 이용을…” 호소

▲ 설을 앞둔 31일 진주 중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이용규기자
“요즘 차례를 안 지내는 추세다 보니 명절 대목이 아닌지 오래됐습니다”

31일 진눈깨비가 내리는 진주중앙시장을 찾은 기자에게 한 상인이 하소연을 한다. 명절 대목 장사로 일 년을 버틴다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점심시간, 다소 사람이 붐비긴 했으나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다. 손님들과 상인들 사이에서 흥정이 오가는 등 북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시장 상인들은 대체적으로 매출 하락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차례상에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생선류는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매출로 걱정이다.

어물전을 운영 중인 유정남(78)씨는 설 장사가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몇 주 전에 비해서는 장사가 조금 되는 편이지만 예전만은 못하다. 주위에 어물전이 많이 생긴 탓도 있지만 경기가 어려워서인지 사람들의 발길이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어물전 상인 김태우(48)씨도 “수년 전부터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차례를 안 지내는 추세다 보니 ‘명절 대목 장사’라는 말은 옛말이 된 지 오래됐다”며 “마트보다 시장이 물건도 좋고 값도 저렴한데 사람들이 잘 찾지를 않으니 이런 내용을 모르는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시장을 오가는 사람들도 물가 상승 등으로 구매 물품을 줄이거나 가격만 물어보고 발길을 돌리는 사람이 더 많았다.

건어물을 판매하는 상점에서 만난 김순자(58·진주시 옥봉동)씨는 “물가가 많이 올라 생각했던 것보다 적게 샀다. 차례를 간소하게 치뤄야겠다”고 말했다.

아직 바쁜 시기는 아니라는 떡집은 매출 상승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컸다.

떡집을 운영 중인 민유식(52)씨는 “떡집은 명절 2~3일 전부터가 성수기라 그때를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인건비 상승 등으로 바쁘게 일해도 실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고 했다.

경기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서민물가 상승에 따른 쓴 소리를 내는 상인도 있었다.

청과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경기도 안 좋은데 최저임금까지 급격하게 인상되다보니 손님들이 쓸 돈이 없다고 하소연한다”며 “상인은 상인대로 세금이 많이 올라 쓸 돈이 없는 형편이다. 경제정책을 바꿔야지 이대로 가다가는 서민들이 다 죽을 지경이다”고 성토했다.

반면 설을 맞이해 매출이 증가했다는 곳도 있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임성미(47)씨는 “평소보다 조금 장사가 되는 편이다. 단골손님들도 꾸준히 방문해 주시고 평상시보다 매출이 20%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만난 박진아(45 진주시 중앙동)씨는 마트가 아닌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전통시장은 어릴 적 향수도 있고 상인들과 대화하다 보면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며 “전통시장은 흥정을 통해 가격을 깎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애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현호 중앙시장 상인회장은 “경기침체로 전국적으로 전통시장 매출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상인회 차원에서도 단골 위주의 장사에서 벗어나 청년몰과 연계한 다양한 청년층 유입 대책 수립, 매장별 카드 리더기 도입, 시설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니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설 차례상 차림 비용 조사결과 발표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차림 비용은 전통시장 25만4215원, 대형유통업체 34만9941원으로 전통시장이 27%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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