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KTX 시대 열린다” ②남부경남 3개시·군 발전상-서부경남 경제·관광지도 바뀐다
“서부경남KTX 시대 열린다” ②남부경남 3개시·군 발전상-서부경남 경제·관광지도 바뀐다
  • 노수윤기자
  • 승인 2019.01.31 19:26
  • 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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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려해상생태탐방원 전경
통영·거제·고성, 경제·관광 개발 계획 마련
KTX노선과 떨어진 곳 부작용 대비 필요 지적

우리나라 역사상 철도 교통과는 거리가 멀었던 거제, 통영 등 남해안 지역에 KTX가 달린다.

서울에서 고속 및 시외버스로 4시간30분 걸리던 거제, 그러나 서울 출발 KTX가 2시간30분 만에 거제에 도착하고 관광객이 줄지어 역사를 나온다.

서부경남KTX 건설이 완료된 2028년 말의 예상 모습이다.

정부가 서부경남KTX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자마자 KTX가 지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제·관광 개발 계획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교통물류 인프라와 관광·레저산업 기반, 항노화 산업 확충 등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 기반 마련을 서두르고 경제 활성화 방안 수립에 한창이다.

특히 수도권과 제주에 치중됐던 관광객이 남해안으로 몰리고 관광산업이 지역 기반산업의 또 하나의 중심으로 변화할 것에 대비 관광·문화·예술자원의 정비와 역세권 개발 등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서부경남KTX가 운행되면 수도권으로의 유입이 가속되는 '빨대 현상'과 KTX와 떨어진 지자체의 쇠락을 부르는 ‘패싱 현상’도 예상돼 대비가 요구된다.

◇통영 '세계적 관광거점' 구상

통영시는 서부경남KTX가 개통되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보고 관광 편의성 증대와 중장기 관광 발전의 내실을 다지는 등 관광산업 활성화에 나섰다.

시는 먼저 시가지에서 풍성한 볼거리, 먹거리와 레저, 스포츠 등을 즐길 수 있도록 지역 전역을 한 개의 거대한 테마파크로 꾸밀 방침이다.

가족이 중심이 된 개별관광으로 관광패턴이 바뀌는 추세에 맞춰 기존 단체 위주 관광지에서 가족 규모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관광지를 개발한다.

해양 항노화 웰니스 상품과 통영 야경 속에서 추억을 새기는 고유의 관광 콘텐츠도 개발해 장기간 머무르는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평창 동계 올림픽 개·폐막식에서 선보인 미디어 파사드와 홀로그램 기술을 도입해 해저터널, 남망산, 동피랑과 서피랑의 밤을 화려한 불빛으로 수놓는다.

시는 일명 '디지털 피랑'으로 불리는 이 사업이 낮 동안 머물렀던 통영 관광의 패턴을 야간으로 확장해 낭만과 추억이 깃든 체류형 관광지로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000t급 초대형 아쿠아리움을 조성해 남해안의 생태계 보전과 연구, 관광을 결합한 새로운 관광자원도 창출한다.

시민과 관광객이 도심에서 KTX 역사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새로운 도로축인 가칭 북신만대로를 만들 구상도 하고 있다.

대중교통도 전면 개편해 효율적인 순환형 대중교통망을 구축하고 KTX 통영 역사와 연계해 도심 외곽부에 관광객 전용 대형 주차장 건립도 검토 중이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통영은 한려해상국립공원 중심 도시로 570여개의 섬, 청정해역, 수려한 해안선을 가진 도시”라며 “서부경남KTX가 개통되면 통영을 세계적 관광 거점으로 개발하고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고성, 관광수요 증대 물류개선 기대

거제시는 서부경남KTX가 지역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는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광수요가 증폭되고 물류수송이 원활해져 지역경제 활성화를 앞당기는 등 여러 가지 부가가치효과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거제는 세계 2·3위 조선소가 있는 세계적인 조선산업 중심지면서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국내 굴지의 관광지다.

그러나 항공편이 없고 고속도로도 인근 통영시까지만 연결돼 서울·수도권으로의 접근성이 나쁘다.

게다가 철도 교통망이 없어 고속 및 시외버스에만 의존하는 등 불편이 증폭되고 있다.

고성 역시 거제와 별반 다르지 않다. 거제에 비해서 사천공항을 이용하기 수월하다 해도 40분 이상 걸려야 사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는 등 거리감이 있어 통행 수단이 고속 및 시외버스 외에 달리 없다 할 수 있다.

고성은 역사 유치를 통해 고성 경제도 살리고 군민이 행복한 지역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수도권에서 논스톱으로 거제시로 오가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서부경남KTX는 이런 불리함을 단번에 극복할 수 있게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상당하다.

특히 조선산업에 이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관광산업의 경우 인근 통영시가 2015년 말 대전∼통영 고속도로 개통 후 전국적인 관광지로 부상한 것을 고려하면 거제시도 여름 휴가철에 국한하지 않고 사계절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한다.

변광용 거제시장은 “경남도와 함께 서부경남KTX의 조기 착공과 준공을 위해 행정 및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두현 고성군수도 “조기 착공과 역사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성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 가고 평양도 가고 중국 만리장성을 넘어 유럽까지 가는 출발지가 고성역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통행편의 따른 수도권 집중 가속 대비해야

서부경남KTX가 개통하면 서울과 수도권으로 교육, 의료 등이 몰리는 ‘빨대 현상’과 KTX 노선과 떨어진 곳을 지나치는 ‘패싱 현상’ 등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자원이 풍부하더라도 서부경남KTX 개통으로 관련 인프라가 잘 발달한 통영이나 거제 등으로만 관광객이 집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노선이 통과하는 거제와 통영 등은 교육, 의료, 문화 수요가 서울로 흡수될 수도 있다.

경남발전연구원 마상열 박사는 “관광이나 산업 인프라 확충에 이어 접근성을 높일 연계 교통망 확보가 핵심”이라며 “대비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 KTX 역과 역 사이에 있는 지역에는 사람들이 더 몰리지 않는 패싱 현상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대책 마련을 지적했다. 노수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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