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엄천강 ‘소수력발전’ 해법 도출 난항
함양 엄천강 ‘소수력발전’ 해법 도출 난항
  • 박철기자
  • 승인 2019.02.10 19:39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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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로 망가진 운서보 발전소 관련 간담회 개최

수해로 망가진 운서보 발전소 관련 간담회 개최

“폐쇄 포함 전면 재점검” vs “보완해 발전 재개”

 

▲ 함양 휴천면 엄천강에 설치된 운서보 소수력발전소를 재가동할지 여부를 두고 지난달 31일 열린 간담회가 열렸다.

함양 휴천면 엄천강에 설치된 운서보 소수력발전소를 재가동할지 여부를 두고 입장이 갈리는 함양군과 인근 주민들이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14년 완공돼 가동 중인 이 발전소를 둘러싸고 주민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던 터라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이 발전소는 지난해 8월 집중호우에 시설이 일부 유실돼 복구작업이 진행되다 주민들의 민원으로 중단된 상태다. 군과 주민 측은 의견수렴을 통해 복구공사와 재가동 여부 등을 풀어나가기로 하고 지난달 31일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오후 5시 휴천면 남호리 지리산리조트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엔 휴천면 동강·운서·원기·한남·동호 등 5개마을 이장과 주민, 환경단체 관계자, 서점용 일자리경제과장 등 군청 관계자, 이경규·서영재 군의원, 박상대 함양농협조합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운서보 소수력발전소는 함양군이 휴천면 천왕봉로 2354 일원에 31억여원의 예산으로 2011년 3월 공사를 시작해 2014년 9월 완공하고 가동을 시작했다. 발전용량은 400kw(200kw 2대). 2018년 8월 집중호우에 펜스스크린 등 시설 일부가 유실됐고, 군은 2억9000여만원을 들여 12월부터 올 3월말 완공을 목표로 복구작업을 진행하다 멈췄다.


이 발전소는 가동 이후 “강물 유량 급감, 환경·생태계 파괴, 어로자원 고갈 등을 유발해 엄천강 급류 래프팅, 어업, 숙박, 식당 등 관광과 생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민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주민들은 이날 현장에서 배포한 ‘문제점 및 대응방안’이란 자료에서 이 발전소에 대해 ▲고질적인 적자 운영과 시설물 관리 및 안전대책 미비 등 사업계획 부실 ▲수질악화 등 환경파괴 우려 ▲건설 초기 반대 여론과 유량 감소 및 수질악화 우려를 고려하지 않았던 점 ▲시설물 파손 후 주민들이 보수와 재가동 전 환경영향에 대한 연구조사를 요청하자 이를 수용해놓고도 조사 없이 보수공사를 시행하고 있는 점 등을 지적했다. 몇몇 주민은 “처음 이 사업이 결정될 때 (영향에 대해) 모르는 주민들이 행정이 하자는 대로 결정했고 환경 파괴, 고기 감소 등 문제가 많은 걸 뒤늦게 알았다”는 등의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주요 쟁점은 발전의 환경에 대한 영향, 경제성(수익), 안정성, 지역경제 기여, 발전 중지(폐쇄) 또는 재가동 여부 등이다. 구체적으로 ▲발전소 가동이 유량 감소, 어획량 급감, 환경·생태계 파괴 등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설계 당시 예측만큼 경제성과 실익이 있는지 ▲발전 총수익의 5%를 인근 5개마을에 배분한다는 약속에 대한 신빙성 ▲막대한 관리·보수예산이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사업의 지속 실익이 있는지 ▲실익이 없다면 막대한 추가예산이 들어가는 발전시설 복구를 중지하고 폐쇄·원상복구 검토 ▲발전 관련 정확한 데이터를 주민과 공유(정보공개)해 발전의 유용성과 실익을 객관적으로 입증 등의 의견과 의문이 제기됐다. 발전시설 가동 이후 피해를 입고 있다는 내수면어업과 숙박, 식당, 래프팅 등 관광 관련 민원도 현재진행형이다.

주민들은 이에 따라 “현재 소수력발전소는 함양군 이익에 도움이 되지 못하며, 현재와 같은 형태로 재건된다면 향후 호우에 다시 파괴될 가능성이 있어 심각한 예산낭비가 우려된다. 가동 때마다 하천 수위가 낮아 주민 어업과 관광업에 악영향을 미치며 수질도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발전소가 당초 계획대로 효율적, 친환경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전면 재점검이 필요하다. 군 자체 예산으로 주민 참여하에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결과를 참고해 재가동이나 원상복구(발전소 폐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것” 등을 요구하며 차후 논의를 위해 주민과 군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함양군은 이에 대해 ▲발전은 보에 물이 넘칠 때만 가동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시설이 파괴된 걸 제외하면 운영 적자는 아니다 ▲발전시설이 큰비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 보완했다 ▲4월말까지 복구공사를 마무리 못하면 지원받은 예산을 반납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본류 수위가 낮아지는 문제는 8개 수문 중 좌측 2개를 상시개방하겠다 ▲이 발전소는 규모가 작아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다 ▲이 사업엔 국·도비가 들어갔기 때문에 폐쇄를 군이 결정할 수 없으며 상위기관에선 사업을 계속하라는 입장이다 ▲폐쇄하는 데도 예산이 많이 든다 등의 답을 내놓고 “상시 모니터링하고 주민들과 긴밀히 협의해나가며 환경에 대한 영향을 보고 운영 중단을 포함한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대책을 내놨다. 박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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