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선생님들의 명퇴 행진 - 경남도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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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성-선생님들의 명퇴 행진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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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12  18: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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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ㆍ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선생님들의 명퇴 행진

선생님의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기 좋던 시절이 지났다. 책을 보자기에 싸서 자식을 훈장님께 맡기면서 회초리도 한 다발 싸서 맡겼던 시대에는 스승의 그림자조차도 밟지 않는다고 했다.

자식들의 미래까지 맡겠던 시절은 안타깝게도 지나가버렸다. 스승에 대한 믿음도 잃고 존경심도 무너졌다. 지난날의 가을 운동회는 스승과 제자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꾸미는 발표회였고 지역주민 모두의 축제였다. 마스게임용 치마저고리는 여선생님이 밤새워 재봉틀을 돌려 만들어 입혔고 종이꽃은 사제가 머리를 맞대고 청홍색의 물감으로 물들였다. 오색찬란한 만국기도 일일이 종이에 물감으로 그려서 사제가 힘을 합쳐 사다리도 타고 목마도 타며 내걸었다.

나일론이 나오고 비닐이 지천으로 널리면서 가슴 찡하던 사제 간의 정을 빼앗겼다. 스승의 날이면 손수건 한 장이나 그림엽서 한 장이면 감사의 정이 훈훈했던 것을 촌지가 끼어들어 선생님들의 즐거움을 뺏어갔다. 스승과 제자, 스승과 학부모, 어디에 놓아도 안전감이 들던 정삼각형의 아귀가 언제부터인가 삐끗거렸다.

토요일에 오전 수업을 하던 때는 토요일에 소풍을 갔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소풍이 금요일로 바뀌고 토요일에는 오전 수업을 하게 되면서 근무시간에 대한 수리계산이 정밀해지더니 이어서 노동의 댓가에 대한 이해타산까지 밝아져 노동자임을 자처하고부터 신성시되던 스승의 빛깔이 점차 퇴색해졌다. 서류 또한 상대평가의 줄 세우기식에 휘말려서 사교육이 판을 치면서 선행학습으로 인한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이 낮아지고 존중심마저 옅어졌다.

어디서부터 바로 세워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흑과 백이 선명해야 하듯 가름과 구분이 분명해야 함을 탓할 수는 없지만 서로가 내 것만을 챙기다가 경계의 골이 깊어진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할 일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발표에 따르면 2월말 명퇴를 신청한 선생님들이 6039명이란다. 8월말 신청까지 받으면 전년도보다 훨씬 많을 거라며 명퇴 신청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추세가 높아지고 있다며 걱정된다고 했다. 희망직업 1위이고 안정직업 1위인 교사직을 버려야 하는 까닭이 참담하다. 학생인권만 강조함에 따른 교권약화가 31.3%이고, 문제학생 행동에 대한 지도권 부재가 30.2%이고, 자녀만 감싸는 학부모 등으로 학생지도 불가가 24.9%란다.

이대로 좋은지 내 자식의 미래와 선생님의 뒷모습을 생각해 볼 때이다. 권리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어도 덕망은 법으로 구하지 못하고 보호받지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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