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의 전투와 전쟁
골프에서의 전투와 전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2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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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익렬/경남과기대 교양학부 교수
벌써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다. 계절감이 없는 것인지 계절의 구분인 간절기가 없는 것인지 추웠던 날씨는 이미 여름으로 치닫고 있는 느낌이다. 각종 언론에서 여러 종목의 대회를 알리는 것으로 운동의 계절 특히, 골프의 계절임을 알게 된다. 골프(golf)를 ‘좋은 공기(great oxygen)와 잔디(lawn)를 밟고(foot) 걸으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는 운동’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겨우내 동계 훈련에 열심이던 골퍼들이 필드로 나서 자신의 멋진 샷을 뽐내고 있다. 그야말로 골프의 계절이 온 것이다. 그럼에도 골프를 시작하면서 품었던 거창한 꿈들은 자신의 한계를 알게 되면서 점점 위축되고 타협하기도 포기하기도 한다.

당신은 골프에서 전투와 전쟁을 구분할 수 있는가. 전투(戰鬪)의 사전적인 의미는 ‘양편이 직접 맞서서 온갖 무기를 사용하여 싸움’, 전쟁(戰爭)은 ‘나라나 단체들 사이에서 무력을 써서 행하는 싸움’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것을 골프 라운딩과 비교해 보면 1회의 골프 라운딩은 전쟁에, 각 홀은 전투라고 비유할 수 있다(박재희, ‘손자병법과 골프 전략’ 중에서). 다시 말해서 골프 라운딩의 관점에서 보면 전투는 각각의 홀인 18홀에 해당되므로 전투는 18회, 전쟁은 1회가 된다. 결국 골프는 전투에서는 질 수 있어도 전쟁에서는 이길 수 있는 전략을 짜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골프를 힘들게 하는 적(敵)은 누구이며, 아군(我軍)인 연합군은 누구인가? 바로 내면적인 적(敵)은 자신이고, 외면적인 적(敵)은 골퍼인 우리를 어렵게 하는 OB(out of bound), 러프(rough), 벙커(bunker), 헤저드(hazard) 그리고 울퉁불퉁한 라이(lie)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를 도와줄 연합군은 동반자가 된다.

먼저 내면적인 적인 자신을 다스려 보자. 골프는 자타가 인정하는 멘탈(mental) 스포츠로 정신적인 면이 가장 중요한 승리의 변수이다. 골프 라운딩의 소요 시간이 4시간 30분 정도라면 연습 스윙이든 실제 스윙이든 스윙에 소요되는 시간이 총 20분 전후라고 하니 나머지 시간은 카트(cart)를 타거나 걸으면서 정보를 수집하고 마음을 다시려야 하는 시간이다 보니 얼마만큼 자신을 통제하느냐가 작게는 각 홀이라는 전투에서, 전체적으로는 라운딩이라는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잘못된 정보 수집은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스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의 수집은 마음의 다스림에 있어 기본적인 시작이 될 것이다. 또한 자신의 잘못으로 전투에서 졌다고 하더라도 다음 홀의 전투에서는 이길 수 있는 내·외면적인 적과 아군을 활용하거나 마음을 다 잡아서 다시 시작하는 자세로 새로운 전투를 시작해야 행복한 전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외면적인 적(敵)을 다룸에 있어서도 신중해야 한다. 골프 전문가들은 ‘골프를 잘 치는 사람은 버디(birdie)를 많이 잡는 것 보다 보기(bogey)를 안하는 사람’이라고 하니 버디를 잡기보다 안전한 공략으로 보기를 하지 않도록 접근해야 한다. 위험하게 핀을 바로 공략하기 보다 더 안전한 방법으로 공략하는 것이 보기를 범하지 않는 방법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프로 골퍼가 아니고 아마추어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를 도와줄 연합군인 동반자에 대함에도 긍정적인 자세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그날의 라운딩의 결과가 동반자의 스코어와 나의 스코어가 비례함을 경험했을 것이다. 동반자의 좋은 스코어는 내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행복했던 전쟁으로 끝나야 기억에 오래 남는 동반자로 남는 것이다. 누군가가 무너지면 무너진 동반자는 그것이 앙금으로 남게 되어 불행한 추억으로 기억된다.

골프 라운딩의 계절을 맞아 자신과 동반자 모두가 각 홀의 전투에서도 이기고 라운딩이라는 전쟁에서도 이기는 지혜로운 골퍼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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