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예찬론
차 예찬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4.30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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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삼희/창신대학 소방방재학과
외래교수ㆍ시인
봄비가 내리고 나니 산과 들은 기지개를 켜고 여기저기 겨우내 품고 있던 기운을 새순에 모아 밖으로 내보내고 있다. 곡우 이전으로 차를 만들어야 나무의 농축된 기운을 받아 우전은 명품차가 되는데 올해는 추운 날씨 탓에 많이 늦어 버렸다.

사월중순부터 오월 초까지 필자농장에 있는 녹차, 뽕잎차, 감잎차, 도라지차, 쑥차, 민들레차 등등 해마다 이맘때는 일 년 먹을 차 만들기에 분주하다.

곡우전후로 나오는 식용 야생식물은 잎, 줄기, 뿌리에 각종 영양물질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보약인 셈이다. 차는 크게 3가지로 나누는데 차용(茶用), 약용(藥用), 식용(食用)으로 나누어 쓰인다. 일 년 내내 섭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차로 통해 엽록소와 비타민 및 다양한 영양성분을 섭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우리의 몸은 큰 나무 시루와 같다. 위에서 아무리 물을 부어도 밑으로 다 빠져 나가면서 콩나물이 자라 올라오는 이치처럼 차를 마시면 당장은 오줌으로 빠져 나가지만 몸에 있던 노폐물이 배출되고 나면 피가 그만큼 깨끗해진다. 피가 깨끗해지면 머리가 맑아지면서 몸도 가뿐해진다. 이것이 생활화 되면 우리 몸은 병균이 서식할 수 없는 건강한 상태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차는 잘 덖어 우려냈을 때 본래의 색깔이 생생하게 살아난다. 처음 마셨을 때는 약간 씁쓸한 맛이 어우러져 전달이 잘되지 않지만 반복해서 입안에서 찻물을 구르면 조금씩 오미(五味)에 매료되어진다. 그래서 머리가 청명해지고 입안이 개운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물을 많이 마시면 노폐물이 배출된다는 것은 다 아는 의학 상식이다. 그러나 물을 하루에 몇 리터씩 마시는 일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차를 마시면 물맛보다 좋아서 우리에게 필요한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게 되고 그 수분이 노폐물을 배설하도록 도와준다. 그리하여 물속에 포함된 산소도 함께 마시게 된다. 육체의 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까지 풀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피로회복제로 차 마시기를 권하고 싶다.

차를 많이 마시면 혈이 잘 통해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차를 우려내고 마시는 단 몇 분의 시간만큼은 우리 일상에 쉼표를 찍는 휴식 시간이다. 찻물의 빛깔을 바라보며 도화꽃 한송이 찻잔에 동동 띄워보면 어느새 자연과 한 몸이 되어 소박한 풍요에 세상이 다 환하고 행복해진다.

차는 현대인에게 고단함을 치유해주는 신이주신 특별한 선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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