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의 빈곤과 고통
기고-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의 빈곤과 고통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9.02.17 18:2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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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국/창원 성산구 양곡동 창원고물상 대표
 

김인국/창원 성산구 양곡동 창원고물상 대표-재활용품 수거 어르신들의 빈곤과 고통


재활용품(폐지) 수거 어르신들은 폐지 수거노동에 종사하고 계신 것이 현실이다. 수거노동을 하던 중 교통사고를 경험한 분들이 14.9%였으며,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함에도 보행자들의 민원을 피하기 위해 여전히 보행로보다는 차도로 이동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이에 일거리가 없는 어르신들이 경쟁적으로 재활용품 수집을 하여 재활용업체에 팔아 일거리를 삼으신다. 나오는 재활용품은 한정되어 있는데 모으시는 분들은 많기 때문에 쓰레기 속을 뒤져서라도 차곡차곡 모으신다.

누군가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 하겠지만, 내 할머니가 쓰레기를 뒤져 하루하루 연명하신다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 아닌가. 우연찮은 계기에 그런 어르신들과 몇 번 대화를 나눌 일이 있었다. 놀라운 점은, 막연한 내 선입견과는 다르게 그분들이 절대 게으르고 방탕하고 한심한 인생을 살아오신 분들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하긴, 만약 그런 분들이었다면 애초에 성실하게 하루 종일 눈이오나 비가 오나 그 몇 천원 손에 쥐기 위해 그렇게 애쓰지도 않으셨으리라 생각한다. 나름 일생을 열심히, 성실히 적어도 타인에게 피해 주지 않고 살아오셨으며 나름 평소에 기부도 하고 이웃을 도우며 사셨다는 점이다.

‘나는 저렇게 될 일은 없어’라고 생각하며 그냥 지나쳐 왔겠지만, 그분들이 우리와 전혀 다를바가 없고 오히려 더 성실하게 살아오셨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수많은 위인들과 지도자들의 역사에서 그들이 낙마하고 일순간 수렁으로 떨어졌던 이유는 바로 나는 수렁에 빠지지 않으리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그것 때문이었다. 밧세바 신드롬이 우리의 노년을 지옥으로 인도한다. 나는 파지를 줍지 않으리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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