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트리엔날레 재기를 꿈꾼다
진주트리엔날레 재기를 꿈꾼다
  • 윤다정기자
  • 승인 2019.02.17 18:32
  • 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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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 직(直) 회장 추진위원 꾸려 계획
▲ 이태수 직(直) 회장

“직전 해외전시는 트리엔날레 재기 포석”


“진주트리엔날레가 2000년 창립기획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개최돼왔더라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진주에서 3년마다 열리는 국제적인 미술행사로 자리매김했을 겁니다”

경남 미술인들의 모임 ‘직(直)’의 회장 이태수 씨의 말이다.

직 회원전 ‘직전(直展)’은 올해 40주년을 맞아 지난 1월 21일부터 26일까지 미국 LA에서 첫 해외 전시회를 가졌다. 이태수 씨는 이번 해외 전시는 직전 자체의 40주년 기념 ‘이벤트’를 노린 것이지만 동시에 ‘진주트리엔날레’의 재기를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며 속내를 털어놨다.

2000년, 진주트리엔날레 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진주트리엔날레 창립기획전’이 있었다. 이는 기존의 미술행사와 차별화된 독자 모델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것으로, 한국 미술문화와 지역문화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 위해 각계 인사, 작가와 일반대중, 시민 참여도를 높이려고 기획됐다.

이태수 씨를 비롯한 미술작가 4명과 경상대 교수 1명으로 이뤄진 추진위원 등이 개최한 이 행사는 8월 23일 진주시내 대안동 차없는거리에서 전야제를 시작으로 24일부터 30일까지 7일간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 전시회가 열린 가운데 개막 퍼포먼스, 개막식, 세미나, 지역 및 재외 작가와의 대화, 참여 작가들의 자율적 투표에 의한 진주트리엔날레 창립기획전 우수작 선정 및 발표 등이 진행됐다.

이후 이를 발판 삼아 지속적으로 열릴 예정이었던 진주트리엔날레는, 그러나 창립기획전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태수 씨는 “여러 내부 사정으로 인해 창립기획전에서 그쳤다”면서 “당시 기획전에는 전국 각지의 30~40대 젊은 미술인들이 참여했다. 국내 최고 수준의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가, 창조적인 실험 작업을 하고 있는 지역 작가, 재불 작가, 일본 작가 등 130여명이 모였다”며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계속 개최돼왔더라면, 진주는 물론 국내에서 획기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나아가 지금쯤 국제적인 행사로 우뚝 섰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태수 씨는 이러한 열망을 다시금 실현시키고자 진주트리엔날레를 재기획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중순 진주에서 열린 지역 작가 신작전에 참여해, 오픈 때 모인 미술작가들과 어울리는 자리에서 ‘과거 진주트리엔날레의 맥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뜻을 밝히고 그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다수가 지지해줬고, 이후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추진위원회 발족을 위한 준비 모임을 갖기 위해 여러 추진위원들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진주트리엔날레 창립기획전은 총 5명의 추진위원과, 전시담당·섭외홍보·행사진행 등을 맡은 13명의 준비위원 등이 꾸렸다. 지금은 더 여건이 좋아져서 손을 함께 잡아줄 이들을 그보다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또한 “유수의 미술작가들을 추진위원으로 섭외하고 있다”며 “준비 기간을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정도로 갖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태수 씨는 진주트리엔날레의 제1회 전시회를 열 장소를 물색하기 위해 최근 진주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MBC컨벤션진주에 다녀왔다. 그는 “규모 면에서 국제전을 시작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보였다. 별실, 뷔페실 등 전체를 다 빌려 진행할 예정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머릿속 아이디어와 의욕은 넘치는데 반해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려다보니 어려움은 따르지만, ‘천년고도 진주, 문화예술의 도시 진주’에 걸맞은 근사한 국제 미술전의 포문을 열기 위해 고군분투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진주트리엔날레 창립기획전, 직전 해외 전시 등의 개최는 물론 각종 미술전 참여 등의 경험을 살려 더 체계적이고 나은 준비를 바탕으로 진주트리엔날레의 제1회 전시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궁극적으로 후원이 필요하다”며 “준비하기까지의 자금은 추진위원 등 뜻을 함께하기로 한 사람들과 자체적으로 부담하겠지만, 제1회 전시회 대관료는 진주시나 경남도, 공기업 등에서 지원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태수 씨는 “그동안 해외 전시를 다니면서 느꼈는데, 미국은 철저히 상업적이긴 해도 예술 분야의 인재를 키우고자 하는 의식이 있는 반면, 한국은 그런 장기적인 안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며 아쉬움을 표하고 “진주에서 그런 장기적인 안목을 갖춘 취지의 트리엔날레 행사가 이뤄지도록 우리 준비 모임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진주트리엔날레 제1회 전시회를 위한 만반이 언젠가 준비되더라도, 결국 대관료 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무산돼버리고 말 것이다”고 호소했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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