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대 여성연구소 ‘여성과 몸’ 발간
경상대 여성연구소 ‘여성과 몸’ 발간
  • 윤다정기자
  • 승인 2019.02.18 18:46
  • 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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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관음적 시선 넘어 사회 각성 촉구 논의”
▲ 경상대학교 여성연구소가 발간한 ‘여성과 몸’ 표지

‘여성’ 하면 떠오르는 수많은 단어 중 하나는 출산일 것이다. ‘숭고함’이라는 미명하에 여성은 출산과 육아에 내몰렸고, 그 외의 영역에서 차별받아왔다. 여성의 생물학적 요소는 사회문화 곳곳에 스며들었고, 여성이 사회로 나가려 할 때마다 억압 기재로 작용했다.


경상대학교 여성연구소가 발간한 ‘여성과 몸’은 여성과 몸을 주제로 한 8개의 글을 모았다. 여성이 겪는 차별을 이해하고 보듬는 대신 사회현상에서의 여성 차별을 고찰하고 있다. 사회학, 법학, 철학, 사학, 국문학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8명의 저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이용되는 여성의 몸이라는 현상을 짚어본다. 경상대학교 여성연구소의 세 번째 기획도서인 이 책은 차별적 시선을 논리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저자는 고영남 인제대학교 공공인재학부 교수, 김선화 수원지방법원 판사, 송윤진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간호학과 강사, 심귀연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철학과 강사, 이연 시안공정대학교 인문사회과학원 교수, 장시광 경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차영길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 최정혜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유아교육과 교수 등 8명이다.

이 책의 첫 장 고영남의 ‘여성의 몸은 출산기계인가’에서는 출산 정책과 여성의 역학 관계를 비판한다. 126조가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도 출산율이 늘지 않는,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미궁 속의 난제’에 맞서 출산이란 무엇인지부터 다시 검토하고 있다. 즉 숫자로만 검토되는 출산율에서 출산 주체인 여성을 되살리고자 한다. 특히 저자는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의 문구인 ‘내일의 주인공을 위한 자리’나 ‘대한민국 출산지도’ 등은 저출산에 대한 민족국가주의의 통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3장 ‘생명공학 기술과 여성의 몸’에서 송윤진은 난·불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생식보조기술이 오히려 모성을 위해 희생을 강요당하는 여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임신과 출산이라는 집단 재생산 과정은 여성을 주변인으로 만들 뿐이다. 저자는 체외수정이나 대리모에 대한 윤리적 물음에 대해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을 강조한다.

출산이라는 폭력 외에도 가부장제라는 굴레가 억압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제4장 ‘가부장적 구조 속에 나타난 타자화된 여성’에서 심귀연은 그에 따른 권력 투쟁의 전리품으로서의 가부장제가 나아가 여성을 비인격화한다는 점을 주목한다. 정신과 육체라는 이분법 속에 육체(몸)의 멸시가 여성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정복’의 형태임을 밝히고 있다.

한편 경상대학교 여성연구소는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성차별과 여성문제에 대한 심층적이고 학제적인 연구를 위하여 설립됐다. 여성의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와 연구에 기반을 두고 여러 가지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여성현실의 개선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윤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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