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한 단독논문 6편 세계적 학술지 게재
발표한 단독논문 6편 세계적 학술지 게재
  • 김봉철 기자·사진 이용규기자
  • 승인 2012.05.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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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컴퓨터과학과 조성현 교수

▲ 경상대 조성현 교수가 발표한 논문 6편이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되어 화제다.
최근 경상대 교수들의 논문이 우리나라 대학의 피인용 상위 1% 논문 분석 결과, 수학분야에서 서울대와 포항공대를 제치고 1위, 컴퓨터과학과와 식물동물과학분야가 3위를 차지해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입증받은 바 있다. 피인용 논문의 실적이 높다는 말은 세계적인 연구자들이 해당 논문을 인용한 횟수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로 논문의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피인용 논문 실적은 여러 교수가 참여해 이뤄지는 것이 대다수이나 경상대 컴퓨터 과학과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한 교수가 발표한 논문 6편이 세계적 학술지에 게재 화제가 된 것이다. 이는 곧 세계의 석학들이 이 교수의 논문들을 자주 인용했다는 말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경상대 컴퓨터 과학과 조성현 교수다. 새로운 연구를 할때마다 힘이 생긴다는 조 교수와 만나 그의 연구자로서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
▲마산 창신고를 나오고 서울 한양대학교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다. 경상대로 온 것도 이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이유도 있다.
-전공분야는 무엇인가
▲컴퓨터 공학과이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컴퓨터공학 중에 크게 통신분야 관련 공부를 했고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휴대전화 소프트웨어쪽이다.
-휴대전화 소프트웨어는 또 무엇인가
▲왜 요즘 스마트폰에 많은 앱(어플리케이션)이 쓰이고 있지 않나. 그러한 앱을 개발하는 것이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자동차 시동을 켜거나 다양한 원격 조성 시스템 등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들도 포함이 된다.
-학생들 중에서도 개발한 앱이 있나
▲물론이다. 우리 학과 재학 중인 두 학생이 진주시 홍보 앱을 개발해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앞으로 우리 학생들 중에서도 창업해서 성공한 학생들이 많이 배출되었으면 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최근 논문 실적이 우수한 성과를 거둔 걸로 알고 있다. SCI에 다수의 논문이 게재된 걸로 알고 있는데, SCI는 무슨 뜻인가
▲SCI는 Science Citation Index 의 약자로 미국 톰슨사이언티픽(Thomson Scientific)(구 ISI)가 과학기술분야 학술잡지에 게재된 논문의 색인을 수록한 데이타베이스를 말한다.
SCI에는 설립초기부터 현재까지 구축한 천만건 이상의 과학기술정보가 수록되어 있으며 특정 논문이나 책 등이 얼마나 많이 인용되었는지, 또 어떤 다른 논문에 인용되었는지 알 수 있다.
톰슨사이언티픽(Thomson Scientific)사는 매년 전 세계에서 출판되고 있는 과학기술저널 중에 자체 기준과 전문가의 심사를 거쳐 등록 학술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SCI의 등록여부는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학술지 평가기준이 되는 것이다.
-SCI에 논문이 게재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워 보이는데 다수 논문이 SCI에 게재된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우선 저는 연구하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다. 그게 가장 큰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경상대에서 교수를 하기 전에 삼성그룹에 연구원으로 있었다. 삼성에서 스마트폰의 최근 이동통신방식인 4G LTE 분야를 연구했지만 4G 분야가 상용화 되기전 회사에서 나왔다. 이유는 연구 분야 특성상 상용화가 되면 연구부서가 제품개발부서로 투입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었다. 전공 분야 연구를 계속하고 싶어서 회사를 과감히 그만두고 나왔다. 
-보통은 삼성에서 일하면 안나올려고 안달인데 정말 연구를 좋아하는가 보다
▲맞다. 지금도 연구를 하는 것이 가장 설레인다. 삼성에서 나온 뒤 연구에 집중하기 위해 바로 스탠포드 대학으로 1년간 유학을 갔다. 이번에 논문 성과가 우수한 것도 미국 스텐포드 시절 때 연구한 것이 많이 포함된 것이다. 스탠포드 시절에는 아무 생각없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당시 1년동안 쓴 논문이 6편이나된다.
-한해 평균 몇 편 정도가 SCI에 게재되나
▲평균 2편정도 게재되고 있다. 보통 SCI에 게재될려면 1~2년 정도 걸리고 저널에 따라 다르지만 공신력 있는 저널에 게재되는 것은 쉽지 않다. 공신력 있는 저널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논문을 철저히 심사한 후에 게재하기 때문에 게재 자체가 쉽지 않을 뿐더러 시간도 걸리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중국에서 엄청난 수의 논문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있다. 중국의 인해전술에 밀리지 않는 방법은 수준높은 논문을 쓰는 것이 최선이다. 이런 점도 제가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평균 2편 정도면 많은 편인가?
▲국내학술진흥재단 등재지에 보통 컴퓨터 공학 논문은 교수 평균 1편 미만인것으로 알고 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국내 환경상 교수들이 논문을 많이 쓰는 것이 쉽지 않다. 보통의 교수들은 수업과 연구를 병해해야 하기 때문에 연구에 집중하기가 어렵다. 또 국내 연구풍토는 논문의 편수에 의미를 많이 두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편수보다는 논문의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CI 의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기 위해서 각 저널을 평가하는 Impact factor라는 기준이 있다. Impact factor의 기준이 높을수록 그 논문의 수준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Impact factor의 기준이 높은 질 높은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저는 하루 평균 수업이 3시간인데 수업시간 뿐 아니라 수업 준비를 하는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특히 저처럼 교수 생활이 그리 길지 않은 초임 교수들은 축적된 수업 자료가 없기 때문에 만약 수업이 3시간이라면 수업 준비하는데는 2배, 3배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논문 편수만 중요시 하는 우리나라의 연구 풍토 개선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교수님 말씀을 듣다보면 인생에서 슬럼프란 단어가 없을 것처럼 보인다.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연구하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연구를 계속하다보면 슬럼프는 꼭 찾아오기 마련이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 있나
▲교수들마다 연구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저는 슬럼프가 찾아왔다 싶으면 다른 새로운 연구거리를 찾는다. 새로운 연구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관심이 더가고 집중하다 보니까 자연스레 슬럼프가 극복이 된다.
-무척 바빠 보이시는데 연구시간은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연구시간이 적게 걸리는 단기성 논문과 많이 걸리는 장기성 논문 분리해서 준비하고 연구하고 있다. 시간이 짧게 걸리는 논문은 학교 생활 중에 틈틈히 시간을 내서 연구하고 장기성 논문은 1~2년정도 장기 계획을 세운 뒤 시간을 분배해 연구하고 있다. 그래서 평일에는 저녁 시간을 활용한다. 수업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연구할수 있는 시간이 저녁밖에 없다. 특히 방학 때 시간을 이용해 집중적으로 연구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리나라의 논문 풍토는 연구 실적때문에 갯수에 민감한데 저는 실적보다는 논문의 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시간을 활용해 연구를 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좋은 아빠, 남편은 못 되겠다

▲솔직히 아이들이나 아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는 않다. 하지만 주말에는 왠만하면 가족들과 함께 할려고 하고 있다.
-삼성에서 일했는데 특허도 가지고 있나
▲국내 특허는 38여건이고 해외 특허도 26여건 정도 된다. 삼성근무시 스마트폰 관련 일을 하다보니 많은 특허를 내게 됐다. 4G LTE 관련 연구를 하다보니 다수의 관련 특허를 획득하게 됐다.
-요즘 애플과 삼성의 특허 분쟁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 교수님 특허 중에도 분쟁관련 특허가 있나?
▲특허 관련은 회사 기밀이라서 저도 자세한 사항은 모르겠지만 아마 관련 특허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한다.
-서울에서 오래 생활하다 지방으로 내려왔는데 연구 환경에 차이가 많은가
▲안그래도 지역적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교수가 대외 활동으로 학교의 명성을 올리는데에는 학회활동이 가장 좋지만 학회도 정부기관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해 활동을 하기가 여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솔직히 저 같이 젊은 교수들은 학교 수업이 많은데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학회가 열리면 참가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한 세계적 연구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같이 연구를 하다보면 자연적으로 개개인의 실력이 향상될 뿐더러 최신 기술의 흐름을 파악해 뒤쳐지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
-생활환경에도 차이가 많을것 같은데
▲서울은 출근길을 봐도 알수 있겠지만 삶자체가 매우 전투적이다. 그래서 사람들도 전투적이라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는 더 없이 좋다.하지만 사람이 너무 분비고 바쁘게 돌아가는 단점도 있다.
진주에 내려와보니 정서적으로는 매우 안정이 되지만 연구에 몰입하기는 쉽지 않다. 학생들을 봐도 알수 있는데 전투력이 매우 저하되있는 것 같다. 우리 지역의 학생들도 보다 전투적으로 학교 생활에 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 지역 균형발전이 전국적 화두인데 학회도 지역별로 돌아가면서 열 수 없나
▲물론 지역 순회 개최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나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 학회도 시도별로 지회가 있긴 하나 활동이 미비한 편이다. 제 생각은 LH의 진주 이전처럼 학회의 헤드쿼터(본부)가 지방으로 옮겨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LH의 경우를 봐서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물론 쉽지 않다. LH의 경우처럼 정부가 지역 균형발전의 원리로 본사를 진주로 옮기는 것과 같이 학회도 범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한 이전 인센티브를 준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학부생들이 졸업후 취업은 잘 되는 편인가
▲진주는 IT기반이 약해 서울쪽으로 취업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심각한 인재 유출 아닌가
▲그렇다. 최근에는 지역 인재 유출을 막고자 서부경남의 20~30여개 업체와 산학협력을 맺고 가족회사 개념을 운영해 졸업생들의 취업에 힘쓰고 있다. 학교에서도 많은 지원을 해 주고 있다.
-IT산업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매우 적다고 알고 있는데 설명 부탁드린다
▲우선 IT산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우리나라의 기간산업이라고 말들은 많이 하지만 안을 들어다보면 컴퓨터 공학과에 올려고 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다. 실제로 컴퓨터 공학과 커트라인이 매우 낮은 편이다. 범국가적으로 IT인력 양성에 투자가 필요하다. IT산업은 변화가 빠르므로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그동안 이뤄놓은 것들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평소 하드웨어 기반이 강한 삼성이 지금처럼 소프트웨어 투자 취약현상이 지속되다보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 전문가의 견해는 어떠한가
▲맞는 말이다. 현재 애플의 IPHON에 들어가는 부품중  50% 이상이 삼성제품이다. 그만큼 삼성의 하드웨어가 강하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쪽이 취약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삼성과 애플과의 특허전쟁이 오히려 삼성에게는 득이 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절실한 삼성이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를 더 늘린것이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대기업의 소프트웨어 투자가 확대된다면 우리나라의 IT산업도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다.
-가르치는 학생들 중 ‘이 친구는 나중에 큰일을 하겠다’라고 느낀 학생이 있는가
▲물론 가능성이 있는 친구들은 종종 있다. 하지만 지금 우리 나라나 기업의 시스템 자체가 젊은 친구들의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구글같은 경우는 직원들이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서로 하루종일 이야기 하다가 집에 돌아가도 그걸 가지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는가. 창의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서로 이런 저런 대화 속에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걸 실행해보는 것이다. 물론 국한된 직원에 허용된 것이지만 우리나라도 창의성이 필요한 분야의 직원들은 구글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국가적으로도 창의적 문화를 조성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두가지를 세워 놓고 있다. 첫번째는 연구적인 목표이다. 지난 통신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10년마다 통신의 핵심 기술이 바뀌고 있다. 지금 새로운 통신 시장을 열수 있는 기술이 나올 시기가 됐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찾는데 일조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물론 지금 연구 중인것이 있지만 비밀이다.
두번째로는 경상대에서 창업신화를 만든 제자를 키워보고 싶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창업자도 대학을 다니면서 창업해 그만큼의 성공을 거둔 케이스이다. 우리 학생들도 그렇게 되지 못하라는 법이 없다. 조만간 경상대 학생들 중에서도 구글 못지 않은 창업자가 나오길 기대한다.

▲ 경상대 학생들 중에서도 구글 못지 않은 창업자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조성현 교수가 학과생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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