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뇌와 감성을 접목한 게임을 즐기자
두뇌와 감성을 접목한 게임을 즐기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0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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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영숙/영산대 게임ㆍ컨텐츠학과 교수
컴퓨터가 나의 유일한 놀이 친구, 혹은 친구 이상으로 생각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컴퓨터 게임을 무작정 못하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아직 언어 구사능력도 없는 두 살배기 꼬마아이도 컴퓨터를 안겨 주면 울던 울음도 멈추는 광경을 이제 흔히 볼 수 있다. 무조건적인 제재 보다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지 않도록 시간 조절 능력을 키우는 것이 최우선이고, 부모와의 대화 창구를 마련하여 좋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만의 놀이 문화가 이미 형성되어 게임에 빠져 있는 우리 아이를 걱정스러운 마음에 무조건 못하게 야단만 치면 아이들은 어긋나게 되고, PC방, 부모가 맞벌이인 친구집 등 몰래 숨어서 할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이것보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고 이왕 하는 게임이라면 두뇌와 감성을 활용할 수 있는 컴퓨터 게임을 해 보게 하면 어떨까. 단순하게 죽이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게임 보다는 두뇌를 활용해서 문제나 퍼즐을 푸는 게임, 공간적인 방향 감각을 발휘하고 거리에 대한 감각을 익힌다거나 문자로 된 정보를 해독하여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들을 찾아보면 우리 주변에 좋은 게임들도 많다. 단계 단계를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생각과 복잡한 인지적 규칙을 요구하고 자연의 질서 체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게임으로 말이다.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어른들 중심으로 만들어져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MMORPG나 전쟁을 하는 듯한 FPS 게임을 자제시키는 것이 아이의 정서적, 신체적 성장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컴퓨터 사용을 자제하기 힘든 어린 아이들에게는 보드게임을 추천하고 싶다. 작년 겨울 보드게임지도자 과정 수업에서 만난 분들은 자기 아이들을 위해서 보드게임을 배우러 왔다고 했다. 본인이 체계적으로 배워 좀 더 즐겁게 아이들과 놀기 위해서, 그리고 좋은 보드 게임들을 소개받아 아이들과 같이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라는 얘기를 듣고 수도권 학부모의 자식 사랑에 감탄했다. 부모와 같이 게임을 즐기는 동안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방법 모색이라든지 부모와의 생각 공유, 아이 관점에서의 이해 등 아이들 정서 발달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게임 세계는 아무런 부담도 없고 자유로우며 한계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은 여러 가지 방향과 방법으로 도전을 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수 있다. 공부는 그 결과를 얻는데 많은 시간을 걸려야 하지만, 게임은 바로 눈앞에서 쉽게 결과를 확인한 것에 묘미가 있다. 이것이 많은 이들을 즐기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이다. 이를 잘 활용하여 아이들에게 게임을 통해 교육과 놀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노력, 에듀테인먼트(education과 entertainment의 합성어)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많은 연구들이 진행되어 오고 있다.
문제는 에듀테인먼트 분야가 좋다는 것은 서로 공감을 하나 회사의 수익 모델의 구조를 가지지 못하는데 있다. 정부의 지원 아래 소수의 기업과 학교만이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에는 치매 환자 인지 기능 개선, 장애학생 언어 훈련, 다문화가정의 언어 교육,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게임(빼꼼 방 탈출, 빼꼼 안전하게 집으로, 빼꼼 식품야구) 등 다양한 기능성 게임 개발에 지원을 한다. 게임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 때문에 생각하는 단기적인 지원책이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과 체계적인 보급 체계가 갖추어져 진행되길 바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게임·차세대콘텐츠 본부로 확대 개편하는 기사는 반가운 소식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게임 제작에 대한 지원이 게임 산업을 키울 수 있도록 업체에 혜택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국민들을 바꿀 수 있는 전환점이자 좋은 지원 정책들이 수립되어 건전한 콘텐츠의 한 분야로 도약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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