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 뒷걸음질하는 보훈의식
진주시의 뒷걸음질하는 보훈의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2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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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선/참전 상이용사

국가보훈처 위촉 나라사랑
정신 선양 강사

국방장관, 보훈처장, 여야대표, 국회의원, 중앙회 각 보훈단체장, 그리고 경남진주를 비롯한 관련 기관장과 지부장의 축하메세지 속에 상이군경회 창설기념식이 경남도내 수백명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거행되었다. 칠순 팔순의 회원들 일부는 영상을 지켜보면서 지난날 격전의 회상에 젖어들며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유월십오일 행사 후 귀가하는 차창 밖으로 필자도 사선을 넘나들던 긴박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아직도 귓가를 맴도는 십여 일전 현충일 후일담의 넋두리들을 떨쳐버리려 머리를 흔들고 또 흔들었다. “후배님, 아자씨요, 세상에 현충일에, 일년에 단 하루 위로 받는 날인데, 유독 진주만이 늙은 미망인, 노병, 중상이자를 이렇게도 홀대하냐구요”, “추념식에 참석 못하는 것도 서러운데 선물은 싹 없애버렸고요”, “그까짓 거 만여 원 남짓한 비누치약세트가 없어서 그렇나요, 맴이고 정성이 아닌가요, 말 들으니까 식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두줄 세줄 돗대기 시장처럼 난장판을 벌리고, 애기들까지 대상자 아닌 사람들이 선착순으로 받아가고, 정작 보훈가족 일부는 빈손이라고 안하요”

“농어촌 못사는 시군도 본인이나 계좌에 1만5천~2만을 입금시켜 주거나 2~3만원짜리 선물세트에 검을 리본을 달아 집집마다 정성들여 배달했다 안카요, 우리 진주는 양군 미망인 유족 다해도 이천여 명에 직계가족까지 쳐도 표가 얼마 안된다고 홀대 하는 거 아잉교, 보훈의식 하나로 국가발전 원동력이라고요, 개나발 인기라요”

진주시장께서 진주발전을 위해 노심초사 하는 건 알겠는데 보훈단체를 시민단체의 하나로 폄하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1962년 연금법이 시행되어 전사보상금 5000원에 1965년까지 기본연금이 월 500원이었고 66년도에 월 1000원, 67년도에 월 1200원, 68년도에 월 1500원, 70년도에 2000원, 75년도에 월 4200원, 79년도 1만1000원, 85년도에 월 2만3000원, 88년에 5만원을 받았다.

새파란 청춘 길에 전사한 남편의 몸값이 이랬으니 그 삶이 오죽했으랴.
이러다가 90년에 1십5만원, 97년에 4십5만원이 되었고, 국민의 정부 참여시절 민주화유공자와 의사자 보상금을 일시불로 법제화 하면서 (현재 1억 7천팔백 만원) 기본연금이 2002년에 월 60만원, 2006년에 74만4000원이 되었고, 현재 60세 이상은 1백10만원에 이르고 있다만, 법시행 이후 50여 년간 미망인들이 찔끔찔끔 받은 것 다 합쳐도 1억5000만원이 채 안된다.

정치야바위꾼들이 휘두른 공훈의 잣대가 어긋났기 때문이다. 교언명색의 말잔치 속 국가유공자는 그냥 빛 좋은 개살구요 시대의 퇴물로 사라져가는 아웃사이더들이니, 인기영합의 다른 곳에 퍼부을지언정, 보훈 3단체를 위한 기천만원도 아까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번듯한 보훈 회관, (재활기구나 오락기구라도 갖춘 넓은) 참전용사 명각비도 경남에서 유일하게 없는 곳이 진주다. 약자 중의 약자 중상이자, 미망인, 노병을 차갑게 대하는 진주시의 유월은 호국보훈과는 괴리가 크다. 이런 글을 써야하는 필자 역시 자존심 상하고 치사한 생각을 금할 수가 없다. 님비주의라고 호도하지 말기를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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