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사천 통합 서부경남 100년 미래 보고 결정해야
진주-사천 통합 서부경남 100년 미래 보고 결정해야
  • 김영우 기자
  • 승인 2012.05.07 20: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영기 진주포럼 대표

▲ 진주권 행정구역 통합을 비롯한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와 학술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온 김영기 진주포럼 대표
진주-사천 통합 추진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가 조만간 통합건의서가 제출된 진주-사천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조사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본보에서는 20여년전부터 진주권 행정구역 통합을 비롯한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와 학술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온 김영기 진주포럼 대표(경상대 명예교수)를 만나 진주-사천 통합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편집자주>

-최근 근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지난해 경상대에서 퇴임한 후 미국에 가서 1년동안 공부를 하다가 얼마전 돌아 왔습니다. 좀 더 있을까 했는데 학교에서 강의요청이 있었고 지역현안들도 좀 챙기려고 귀국했더니 마침 진주와 서부경남에는 중요하고 시급한 현안인 지방행정체제개편이 국가적인 아젠다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추진하고 해결하는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하면 좋을텐데 기다렸다는 듯이 과제를 안게 돼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지방자치 전문가로 알려져 있는데 지방자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입니까.
▲우연한 계기입니다. 제가 대학에 강의를 맡아 갔을 때는 지방자치가 실시되지 않았을 때인데 지방자치행정과 관련된 강좌가 개설돼 있었지만 다른 교수님들이 그 분야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방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나오고 지방대에 교수로 근무하면서 이 분야가 진전을 이루면 굉장히 소중한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지방자치 과목을 공부하는 과목으로 선택하게 됐습니다.
-지방행정체제 개편 추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면서 수년전부터 진주권 행정구역 통합을 위해 노력해 오셨습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진주-사천 통합추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소회가 깊어시겠습니다.
▲지방행정체제가 현실에 맞게 개편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것을 준비된 상태에서 맞이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 왔습니다. 이에대한 본격적인 연구활동을 위해 1995년에 (사)경남지역사회연구원을 설립해 지방자치와 관련된 각 분야의 연구활동을 통해 생성된 지식을 지역사회에 제공하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후 진주포럼이라는 NGO를 2003년 창립해 행정체제개편과 관련한 연구와 학술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이후 2006년에 '자치구역개편론-경남을 중심으로' 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이론적 경험적 토대를 매조지 했습니다.
자치구역 개편과 관련한 이론소개도 하고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들을 진주포럼을 통해 경남자치연구원과 공동으로 8회정도의 학술행사를 지속적으로 해 왔습니다. 마침내 이명박 정부가 오랜 논의를 끌어온 지방행정체제 개편을 공식 아젠다로 채택해 추진하게 됐는데 우리는 오랜 준비를 해왔고 우리가 기대하는 진주와 사천 통합 뿐만 아니라 서부경남 주민 모두가 기대하는 바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습니다. 정말 천만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진주-사천이 통합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십시오.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은 그동안 100년 가까이 정부의 개발정책에서 소외돼 왔습니다. 마산과 울산 쪽 힘이 커져 있는 상황에서 창원이 도청소재지가 되면서 진주권은 성장의 배후지역으로 추락하면서 위상이 낮아졌습니다. 그나마 진주가 오랜 역사와 역사문화 교육도시라는 요소가 있었기에 이만큼 버틸 수 있었다고 봅니다.
진주는 창원에 비해 소득수준이 60%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경제와 산업기반이 약해 경상대와 경남과기대 등 5개 대학에서 상당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도 일자리를 없어 다른 도시로 떠나 보내는 현실입니다. 이러다보니 경제적 어려운 현실이 사회적으로 연결되면서 가족해체와 인구유출은 물론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사회보장 예산 증가로 재정적 부담도 커집니다.
서부경남의 정치적 현실도 어렵습니다. 인구수가 줄다보니 선거구 획정 등에서 힘이 약해지면서 급기야 사천은 이번 총선에서 12만 시민이 있는데도 국회의원 한명 못내고 말았습니다. 이는 사천의 문제가 아니라 서부경남의 문제입니다.  서부경남은 진주목 관할에서 7개로 쪼개진 뒤 60년 넘게 자치행정 해오는 과정에서 서로 경쟁하는 관계가 되고 협력하는 관계가 되지 못했습니다. 서부경남 커뮤니티의 해체를 초래했던 것입니다. 문화적으로도 과거 남명 조식선생 등이 활짝 꽃피운 문화가 일제시대 이후 침체돼 지금은 진주사람이 창원이나 김해사람 따라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러한 비참하고 가슴아픈 서부경남이 현실을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행정구역 통합이라는 절호의 기회가 왔을 때  이런 현실을 벗어나야 합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수십년 내지 수백년을 또다시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이런 자존심 상하는 상황을 물려 줘서는 안됩니다.  우리가 이런 현실을 끊어줘야 후손들이 더 이상 어려움을 겪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서부경남 주민들이 몸부림을 쳐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서부경남의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공동의 몸부림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진주와 사천이 통합을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지금 당장 눈앞의 문제를 볼 것이 아니라 100년 미래를 내다 보고 결단을 해야 합니다.
-진주-사천이 통합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까.
▲우선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10년간 2800억원을 지원받고 그외에도 지역개발 광역개발 예산지원 등 24개 항목에 걸쳐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다. 또한 재정개선 효과가 있습니다. 통합하면 예산절감으로 주민인프라 구축 통해 재정효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나눠져 있다보니 행정경비도 많이 들고 시설 중복투자 등 재정적 낭비가 많습니다. 도시 경쟁력 지표도 높아집니다. 통합하면 인구가 45만으로 현행 자치법규에서 대도시 분류기준인 50만에는 못미치지만 면적이 1000㎢가 되면 대도시로 분류될 수 있는데 통합하면 1111㎢가 돼 대도시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또 양 지역 산업단지와 농공단지가 30개 정도 되고 항공클러스터를 묶어서 항공산업단지를 조성하면 산업기반 조성효과도 지금보다 휠씬 커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상하수도 요금과 교통요금 등 공공요금도 내리는 등 주민복지증진 효과도 있습니다. 잘 사는 사람한테는 공공요금이 별것 아니지만 서민들에게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정치행정적 힘도 커집니다. 양 지역이 배출한 인재가 엄청 많은데 통합으로 인적자원이 커지고 정치행정적 힘이 커지고 이들 인력들을 잘 활용할 수 있습니다.
-양 시의 통합에 따른 부작용은 없을까요.
▲창원의 예에서 보면 시청 소재지 결정 문제를 두고 다소 논란이 있는 부분은 있습니다. 사천 일각에서 통합하면 사천 늑도주민이 시청 일을 보려면 진주까지 와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은 제도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지금은 통합되더라도 그 기능을 더 분산시키고 분권화합니다. 시민 가까이 다가 가려고 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행정력은 끌어 모으려는 속성은 있습니다. 그런 것 외에 딱히 부작용이라고 할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부정적인 요인보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너무 크기 때문에 작은 부작용을 들어 큰 이익을 밀어내서는 안됩니다.
-사천지역에서는 여론주도층에서 진주와의 통합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한데 이들이 통합에 반대하는 이유가 뭐라고 봅니까.
▲통합을 반대하는 명분으로 갈등론을 얘기하기도 하고 예산감축론을 얘기하기도 하지만 설득력이 없습니다. 진주시민 사천시민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통합 지지 쪽입니다. 통합서명 과정에 갑자기 반대가 돌출됐는데, 시민 대부분은 찬성하는데 반대하는 사람들은 시장과 행정공무원, 관변단체 대표들입니다. 시장과 행정공무원이 이런저런 명분을 붙여서 반대하는 것이지 실제 통합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천과 삼천포는 통합된지 15년이 됐는데도 아직도 양 지역의 앙금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진주와 진양이 사천-삼천포보다 반년 먼저 통합됐는데 진주 진양은 지금 갈등이 없습니다. 그러면 왜 사천과 삼천포는 갈등이 연장되고 있느냐 하면그것은 지도층의 문제입니다.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어느 한쪽이 우월하거나 하면 문제가 해소되는데 사천과 삼천포 시세가 비슷하고 사천에서 반대하고 삼천포에서 통합하려고 할때 명칭조차 사천으로 되면서, 두 지역의 지도자들이 자기들 이해관계로 대립과 갈등을 조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놓고 진주와 통합하면 갈등이 생긴다고 하는데 진주와 통합하면 오히려 소지역의 대립을 풀어버리는 계기가 될수도 있습니다.
-행정구역 통합 여론조사를 앞두고 진주와 사천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사천지역 반대의견의 주류는 시장과 행정공무원의 반대이지 시민의 반대가 아닙니다. 다만 농촌지역이다보니까 행정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행정력을 조직적으로 동원해 반대를 주창하고 서명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니까 반대쪽으로 몰아가는 상황이다보니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를 잘 극복해야 합니다. 시장과 행정가들의 속성은 시민에게 봉사한다고 선서는 하지만 형식에 그칩니다. 공직자들도 인간인지라 시장은 재선을 위해, 행정공무원은 승진기회를 먼저 생각하면서 민의를  깨뜨려가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사천시민들이 반대의 본질을 정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공직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반대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의사를 표현 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진주-사천 통합 외에 산청 등 다른 지자체와의 통합추진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오래전부터 진주목 관할은 한 생활권이고 동질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지리산 덕유산, 자굴산, 남해 금산을 연결하는 분지의 한울타리 생활권은 통합해야 합니다. 국회의원 선거구 등의 문제가 아니라면 서부경남 청정자원 기대하면서 산청 의령까지 품는 통합으로 갔으면 합니다.

▲ 김영기 교수가 지난달 30일 진주시청에서 진주-사천 통합과 관련한 특강을 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