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이름으로
교사의 이름으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0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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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병택/진주 동진초등학교 교장
스승의 날은 매년 돌아오지만 학교폭력을 비롯해, 각급 학교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교사, 교육자라는 이름이 무겁게 느껴진다. 교사라는 이름으로 가르치는 모든 것, 교사, 교육자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모든 것들이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인가.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 과거에는 교육목표와 교훈, 급훈이라는 것이 있었고, 현재는 대부분의 학교에 교육목표와 슬로건이 있다. 학교교육의 방향을 제시하며 교육활동의 중심축이 된다. 보통의 경우 중앙현관에 학교교육목표, 중앙현관 외벽에 슬로건이 게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면에 담임교사로서 교육 중점사항을 게시하며, 출입문 부근 복도 벽면에 학급 안내판이 있는데, 교사의 교육 혹은 학급경영철학을 엿볼 수 있는 슬로건이 게시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올해 초까지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여기에 김정일 어록이 게시돼 문제가 되었다. 김정일이 북한 주민 수백만 명이 굶주림으로 떼죽음한 고난의 행군 시기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들에게 한 말로, 지금도 평양뿐 아니라 북한 전역에 걸려 있다고 전해지는 문구다. “오늘을 위한 오늘을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자”라는 말인데 북한 주민들 조차 비웃고 있는 말이라고 한다. 담임교사는 전교조에서 발간하는 ‘교단 일기’나 ‘교단 표어’라는 책자에서 보고 마음에 들어서 채택한 것이라고 전해진다.

중학생 제자들을 빨치산 추모제에 데려가는 교사가 있는가 하면, 9·11테러로 2000~3000명 죽은 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미국이 무기를 소비할 데가 없어 전쟁을 일으킨다고 가르치는 교사도 있다. 교사들의 수장인 교육감,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받는 교수들의 언행도 혼란스럽다.

법학자인 서울 교육감은 징역형을 선고 받자 법을‘부당하고 위법적인 법’이라고 하고, 자신은 하나님이 사랑하고 칭찬할 사람이라고 말한다. 강 모 교수는 사람을 살리려고 거액을 준 곽 교육감은 용감한 사람, 법원은 수준 낮은 법원, 판결은 몰지성적 판결, 형사처벌은 포악한 국가법 규범질서’이고, 이것이 ‘생명경시 풍조를 낳고 학교폭력, 가정폭력, 사회폭력 등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해괴한 논리를 펴고 있다. 시국선언 교사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확정 판결도 있었다. 교사, 교수, 교육감 등의 이러한 가르침이나 언행이 아직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균형 잡힌 시각이나 생각이 아니라 편향된 시각이나 생각을 갖게 하지 않을까. 교사에게 주어진 수업 자율성이 주어진 교과서 내용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것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초·중등학교 교사라는 이름으로 수업 시간에 무엇이든 마음대로 가르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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