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치매는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14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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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조/경상대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ㆍ진주알코올센터장
최근 들어 ‘치매’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의학의 발전과 함께 예전에 비해 사람들이 훨씬 오래 살게 되었기 때문이다. 치매가 오래 살면 오래 살수록 잘 걸리는 병이므로 노인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 바로 치매 환자의 수가 많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고령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 중 노인 인구가 11%로 나타났고 2026년에는 20.8%로 약 1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 되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의 평균수명이 남녀 모두 55세 미만이었으므로 상당수의 사람들이 치매 호발 연령이 되기도 전에 사망했던 것에 비해 2000년에 이르러서는 남자 71세, 여자 78.6세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치매 호발 연령대까지 생존해 있다는 것이다. 보건 복지부가 발표한 ‘2009년 전국 치매 유병률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9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 비율이 8.6%로 44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둘째, 이렇게 치매 환자가 수적으로 급격히 늘어난 것 이외에도 가족구조가 변한 것이 치매 문제를 심각하게 만드는 또 한가지 요인이다. 대가족을 이루고 살던 예전 같으면 가족 중에 치매 환자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그 가족들의 힘으로 대처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이 핵가족을 이루어 살고 있고, 과거 환자 간병에서 주된 역할을 해왔던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급속히 확대되면서 더 이상 한 가정의 힘만으로는 치매 환자를 감당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이와 같이 노인인구의 급속한 증가로 인한 치매 환자수의 급증과 이에 대한 가정의 대처능력 약화로 인해 치매는 가정이나 사회 전체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는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치매가 단순한 노환의 한 종류가 아니라 뇌 질환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는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라는 뜻이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뇌경색, 뇌출혈, 알코올중독, 뇌염, 뇌외상, 우울증 등 뇌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수많은 질환들에 의해 생길 수 있다. 아직 국내에서는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치매 환자의 약 10~15%는 발생 위험인자에 대한 예방을 하거나 정확한 진단 후 적절히 치료를 받으면 회복될 수 있다. 따라서 원인이 되는 질환을 조기에 찾아내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치매를 진단하는데 있어 원인 외에도 감별해야 되는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뇌의 노화과정으로 모든 사람에서 나이가 들면 일정한 신체 및 뇌 기능의 감퇴가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정상 노화과정의 예인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금방 생각할 수 있고 어느 시점에서는 저절로 기억이 가능하다. 하지만 치매는 힌트를 줘도 기억해 낼 수 없다. 노인에서 지속적 혹은 반복적으로 ‘최근 일이나 최근에 나누었던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 ‘물건의 위치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평소에 잘 하던 일을 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계산 능력이나 판단력이 떨어진다’ ‘성격이 변화한다’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조기치매가 아닐까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럼 이렇게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치매에 대한 최선의 대책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병이 심해지기 전에 빨리 발견하는 것이다. 뇌 기능손상에 의해 치매가 발생하는데, 뇌를 구성하고 있는 뇌세포는 한 번 죽으면 다시 살아나지 않으며, 새로운 뇌세포가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치매가 진행되었다는 것은 뇌세포가 많이 죽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약을 사용한다고 해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치매 치료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초기 단계에서, 가능하면 이상한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최근 복지부는 치매 조기 진단 및 치료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대부분의 시군구 보건소를 통하여 무료 치매조기검진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치매 진단을 받은 경우 약제비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치매가 의심이 되거나 의심이 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보건소를 통한 치매조기검진을 통해 적절한 검사를 받아보실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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