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 4명 교사로 키운 진양고 이순자 교사
여동생 4명 교사로 키운 진양고 이순자 교사
  • 김봉철 기자
  • 승인 2012.05.1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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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총 교육가족상 수상…어려운 가정형편 학구열로 극복
▲ 진주 진양고등학교 이순자 교사는 여동생 4명이 모두 교직에 종사하고 있어 지난 12일 한국교총의 교육가족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동료 교사와 업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충남 논산 문화예술회관에서 ‘제31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진주 진양고등학교 이순자 교사(54)가 한국교총에서 가족 중 5명 이상이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10가족에게 수여하는 교육가족상을 수상했다.


6명이 자매인 이순자 교사는 여동생 4명이 모두 경남지역 초등학교와 경상대 교단에서 교사나 교수로 활동하고 있어 교육가족상을 수상하게 됐다.

이 교사는 자매 중 큰언니로 제일 먼저 교직에 종사하게 됐고 동생들도 언니의 교사 활동에 매료돼 뒤따라 교직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5명의 교사중 3명의 동생들은 특이하게도 다같이 경상대 사범대 수학교육학과를 졸업했고 다른 한 동생은 원래 미대를 가고 싶어했으나 가정형편상 교대를 진학해 초등학교 교편을 잡고 있다.

또 다른 한 동생은 원래 교원대를 가려고 했으나 유학을 할 형편이 못돼 경상대 의대에 진학해 지금은 병리과 교수로서 의사로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 교사는 “제가 대학에 들어갈려고 했을때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웠다. 너무나 수학을 좋아해 꼭 수학교육과에 들어가고 싶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부터 1년간 아버지를 설득했다.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아버지에게 항상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다” 고 했다.

이 교사의 아버지는 경찰관으로 근무하시다 이 교사가 대학 3학년때 돌아가셨다. 당시 어머니도 병상에 누워계셔 학업을 이어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녀가 대학교 3학년이던 1979년도에 정부는 대학생 과외를 법적으로 못하게 돼 이 교사는 주 수입원이었던 과외 아르바이트 까지도 끊기게 됐다.

이 교사는 “졸업을 못할 뻔 했다. 갑자기 과외가 금지돼 수입원이 없어져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를 해서 가까스로 졸업을 할 수 있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교사는 막내 동생과 14살 차이가 난다. 막내가 태어났을때 중학생이었던 이 교사는 막내 동생을 키우다시피 했고 사실상 그때부터 가장의 역할을 하게 됐다. 그녀는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에 어떻게 동생들 뒷바라지를 해냈는지 신기할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도 그녀의 학구열을 꺽지는 못했다. 책 읽기를 좋아하던 그녀는 동생들에게 당시 발행되던 어깨동무, 샘터, 여학생 등 책을 많이 사줬다. 만화책 같은 경우는 어머니가 뭐라 하실까봐 몰래 동생들에게 건네주곤 했다.

그녀는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서부터 책을 읽는 습관을 길러준 것이 동생들이 교직에 몸을 담게된 배경이 아니었나 싶다. 최근 독서교육이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저나 동생들의 경우를 봐도 어릴 적부터의 독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며 “대학이나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을려는 동생도 있었지만 독려해서 진학하게 했다. 동생들을 위한 진로 지도는 엄격하게 한 편이다”고 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녀는 동생들의 진학을 위해 결혼도 늦췄다. ‘시집은 안가도 동생들 공부는 시켜야겠다’고 마음먹은 이 교사는 동생들 대학을 다보내고 36살의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

큰 언니가 결혼을 늦추면서까지 동생들을 뒷바라지 한 것을 동생들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동생들이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고 편지를 써오기도 하고 지금은 명절때가 되면 동생들이 용돈을 주기도 한다. 당시는 힘든점도 있었지만 지금은 당시 어려웠던 상황을 잘 극복해 동생들이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동생들에게 매우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30여년간 교편을 잡은 이 교사는 현재 교육의 문제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성적 위주의 교육은 올바르지 않다. 이것이 바로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요즘 학생들은 인성교육이 결여되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집에서 가족끼리 대화하고 교감하는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고 올바른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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