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내게 도전이며 시작이자 과정이고 끝입니다
커피는 내게 도전이며 시작이자 과정이고 끝입니다
  • 하은희 기자
  • 승인 2012.05.17 19: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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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커피 전문점 ‘커피플라워’ 황용옥 대표

▲ 황용옥 대표는 손님들이 커피를 통해서 즐거움을 찾고 행복을 가져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매일매일 커피를 만들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보다 더 프리미엄한 나만의 커피를 즐기려는 이들 사이에 ‘바리스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프랜차이즈 커피 맛, 개성 없는 인스턴트 커피 맛에 싫증을 느낀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 커피 본연의 맛과 자신만의 취향을 찾으려는 이들이 늘면서 최근 바리스타 커피숍이 각광받고 있다. 진주 가좌·평거동에서 “커피는 와인과 같은 맛이 난다”며 최상급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어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커피플라워’를 운영하고 있는 황용옥씨를 만나 그만의 커피철학을 들어 보았다.

-자기소개를 하자면

▲71년생이고, 돼지띠고, 이름은 황용옥이다.
진주에서 초중고 대학까지 나왔다.
첫 직장을 서울 LG에서 시작했다.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가 느끼져 회사를 2002년에 그만뒀다. 평소 하고 싶었던 장사를 하기로 작정했다. 2007년 커피플라워 가좌동점을 오픈했다. 지금 애 셋 키우고 있다.
-여기 평거동에 오픈한지는 얼마나 됐나
▲재작년 2010년 7월에 오픈했다.
-가좌동에 커피 플라워가 먼저 생겼는데
▲가좌동 커피 플라워는 2007년도 마지막 날 오픈했다. 지금은 매출이 줄어들고 있지만, 단골손님은 계속 온다.
-커피플라워를 운영하는데 비법이 있다면
▲프랜차이즈는 이미 구축되어 있는 인지도에 사장의 자금으로 운영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커피의 맛에 투자를 한다. 딱히 비법은 없다. 다른 가계보다 커피에 많이 미쳐있기 때문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나름대로 비법이 있을 것 같은데
▲로스팅에도 비법도 있고, 커피 추출하는데도 나름대로 레서피가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 커피가 맛이 있냐 없냐 판단하는 미각이다. 커피 한잔 150ml 정도의 양에서 98~99%의 물을 제외한 1~2%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콩을 맛있게 볶아야(로스팅) 하고, 볶인 콩을 최대한 잘 추출해야 한다.
-커피는 어디서 구하는지
▲옥션을 통해서 해외 것을 사오기도 하고, 지인 혹은 친구를 통해서도 구입한다. 루트는 다양하다.
-커피 플라워가 잘 운영되는 이유는
▲프랜차이즈는 분위기·인지도에 기반을 두고, 시럽 등 부재료의 맛에 의존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오직 커피의 맛에 의존한다. 직원들도 커피에 대해서 잘 알아야 손님과 소통할 수 있다. 그래서 직원들 교육도 한다. 커피에 대한 기본적인 것만 알고 여기서 일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손님들이 그나마 찾아와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 또한 장사를 하면서 이윤을 남겨야 한다. 하지만, 오직 이윤만을 추구했다면 커피가게를 오픈하지 않았을 거다. 저는 손님들이 커피를 통해서 즐거움을 찾고 행복 가져갔으면 한다. 손님들이 제가 추구하는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에 저희 가게에 찾아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장사를 계속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 진주시 평거동‘커피플라워’의 내부 모습. 천장이 높아 들어서는 순간 마음이 탁 트인다. 매장의 모던한 인테리어가 편안함을 준다.

-커피를 원래 좋아하고 즐겼나
▲사실 커피를 좋아한 것은 아니고, 원래 커피를 안 먹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나, 직장생활 할 때,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본능적인 게 있었다. 어울려 노는 것 좋아하고, 계산적인 것 보다 좀 손해를 보더라도 맛있는 요리를 해서 주고 싶고, 맛있는 식당으로 사람들을 안내도 하고 싶고. 그러다 보니 창업을 하더라도 맛있게 만든 요리를 가지고 손님들한테 기쁨을 줘야겠다 생각해서, 양식 레스토랑을 생각했었다.
오픈하려던 당시에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사실 아내와 같이 하려고 했는데, 아내가 몸이 아팠다. 2003년도 초쯤인데 결국 오픈을 못하고. 결국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때 건강의 소중함을 알고 녹차를 하려고 했다. 녹차와 관련된 웨빙식품 위주로 공부를 했는데, 항상 녹차 옆에는 커피가 따라오더라. 그래서 커피 공부도 함께 했다.
커피 공부를 하면서 커피가게를 생각하게 됐다. 이왕 하는 거 맛있는 커피를 하자 마음먹고, ‘내가 커피를 볶아야겠다’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2003부터 2007년까지 커피 공부를 계속하다가 오픈하게 됐다.
-평거동에는 어떻게 오픈하게 됐나
▲직장생활 하면서 술을 좋아했고 술을 좋아하니 술이란 술은 다 먹어봤고, 와인이란 와인도 알게 모르게 먹게 됐다. 작년에는 경희대학교 와인과정 1년까지 밟게 되면서 와인을 더 공부하게 됐다.
와인을 깊게 공부하다보니, 커피 맛도 더욱 깊고 풍부하게 느껴졌다. 원래 커피에서 1~2가지 맛을 느꼈다면, 지금은 3~4가지 맛을 느낄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어제 마신 커피 맛하고 오늘 마신 커피 맛하고 다름을 느낀다.
커피는 맛있다. 내가 먹는 이 맛있는 커피를 손님들에게 주고 싶었다. 플래카드를 걸던지, 가격을 인하해서라도, 한 잔이라도 더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됐다. 그러니, 손님들이 알아봐주고 가계도 알려지게 된 것 같다.
평거동에 계신분들이 가좌동까지 오기 힘들다고 하셔서, 이왕하는 거 사고 한 번 더 치자해서 덜렁 평거동에 오픈하게 됐다.
-매장 인테리어가 좋은데
▲본능에 의해서 만들어졌다.(웃음) 어릴적부터 천장이 높은 곳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천장이 높으면, 가슴이 오픈되는 것 같고, 답답함이 느끼지 않으니깐. 내가 좋아하는데 다른 사람도 좋아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높게 짓게 됐다.
-밖에 나무들도 심겨져 있는데

▲제가 숲속에서 커피를 먹는 것이 욕심이었다. 곳곳에 장미나무가 심어져 있는데, 원래는 느띠나무가 있었는데 죽어버렸다.
-커피 맛을 모르는 사람한테 커피는 그냥 쓴 액체일 뿐인데,
▲커피를 쓰다고 느끼시면 안된다. 커피도 하나의 차라고 생각해야 된다. 차이기 때문에, 설탕을 꼭 넣어야 된다 다른 부재료를 넣어야만 먹을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저희 가게에서는 버려야 한다. 가게 자체에서 설탕이 제공되지 않고, 달라고 해도 안준다. 오늘 아침에 손님이 “커피가 왜 달아요?”라고 하시던데 진짜 커피는 쓰지 않고, 진하거나 감미롭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가 모두 몇 가지인가
▲총 70~80여 가지이다. 카페모카 같은 메뉴는 없다. 커피에 생크림이나 많은 시럽이 들어가는 메뉴는 쓰지 않는다. 왜냐면 커피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을 죽여 버리기 때문이다. 커피와 다른 부재가 어울려서 더 좋은 맛이 올라오면 상관이 없는데, 부재료가 커피 맛을 살리지 못한다면 쓰질 않는다. 
-여기서 제일 잘 나가는 커피는
▲기계로 뽑은 것은 아메리카노, 원두커피(드립커피) 중에서는 메가체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의 커피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커피사업을 많이 시작한다 들었다
▲돈을 가진 사람들은 편해 보이니깐 이 일은 시작하는 것 같다. 그런데 화가 나는 것은 그런 분들이 커피 가게를 오픈하면 힘들여 키운 저희 직원들을 월급 조금 더 주고 쏙 빼간다. 거기는 일이 쉬운니깐.
저희 가게는 ‘커피 사관학교’라고 불린다. 커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 데려다가 한 달 교육시켜서 매장 오픈하는 사람도 많다. 저희 가제는 반년이 지나도 커피 못 내린다. 일 년이 되고도 사실 힘들다.
-가좌동 커피플라워와 평거동 커피플라워에 직원이 몇 명인가
▲아르바이트생까지 합쳐서 각각 10명씩이다. 바리스타는 각각 2명씩이다.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
▲한 달에 2000만원 정도 버는데, 아르바이트생비 나가고, 재료비 나가고, 전기세 나가고, 관리비 나가고, 달세 나가면 남는 게 없다. 사람들은 좋은 커피 향기, 좋은 음악 들으면서 손에 물도 안 묻히고 돈 번다고 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다른 프랜차이즈 커피의 맛은 어떻던가
▲제가 어떻게 평가를?(웃음), 저는 저희 가게 것이 제일 좋을 뿐이다.(웃음)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점이 잘 되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사람이 뭘 하는 사람인지 몰라도 그 사람이 몇 평에 사는 사람인지 몰라도 차가 좋으면 그 남자가 멋져 보이는 것처럼, 저 여자가 화장도 잘하고 옷도 잘 입으니깐 그 여자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과거에 뭘 했는지 몰라도 이쁘니깐 그냥 사귀고 싶은 것처럼, 커피 또한 대대적으로 좋은 모델 쓰고, 인기 연예인이 쓰니깐, 그 커피전문점 커피가 맛있어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커피 플라워를 운영하는데 어려운 점은
▲경영이 힘들다. 사람 관리하는 게 힘들다. 나는 항상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싶고, 욕심이 있는데, 그런 욕심을 일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주고 싶다. 그런데 내가 추구하는 이상향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직장생활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그래서 많이 힘이 든다. 저는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준다. 일정소득이 넘으면, 나머지 수입은 여기 직원부터 아르바이트생까지 다 나눠가진다.
-성과급 제도가 일하시는 분들한테 많은 독려가 될 것 같다
 ▲제가 LG에서 근무할 때, 보험할 때, 성과급 제도가 있었는데 돈 버는 재미가 있었다. 그걸 여기에 적용시켰는데, 그게 안통하는 것 같다.(웃음)
-앞으로 목표는
▲손님들이 기존에 느끼지 못했던 미각을 커피를 통해 점점 찾으면서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다. 커피는 신맛, 쓴맛, 단맛, 밸런스, 향기 다섯 가지를 골고루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카메라도 처음에는 잘 다루지 못한다. 전원 켜기도 어렵고 커피 또한 처음에는 힘이 든다. 에스프레소라는 메뉴도 그렇다. 사람의 식생활이 서구화 되어가고 있다. 아침식사도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보다 스테이크, 파스타쪽으로 넘어가고 있으니깐. 커피도 이제 에스프레소 문화 위주로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커피의 단맛에 길들여져 있지만, 앞으로는 커피만이 주는 기쁨을 누릴 날이 언젠가는 온다. 그런 부분에서 에스프레소의 다양한 맛을 알려주고 싶다.
와인도 똑같다. 처음에는 떫니 시니 말이 많다. 그래서 단맛의 와인을 찾게 된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병에 몇 백, 몇 천 만원 하는 것들을 사서 먹는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커피에서 와인 이상을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제가 몇 천만원짜리 와인은 못 먹어봐도, 몇 백만원짜리 와인을 먹어보면서 ‘와~괜찮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4000원, 4800원, 5000원대의 커피 한잔이면 그런 미각에서 주는 사치를 즐길 수가 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카페를 오픈하시고자 하시는 분들이 많다. 중요한 것은 오픈하시는 분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통계조사에 따르면, 카페오픈 하고 3년내에 망하는 카페가 85%이다. 카페를 보면 화려하고 좋아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어려움이 있다. 손님들은 내 맘 같지가 않다.
창업을 하고 싶으면 잘되는 카페 10군데만 가서 오픈부터 마칠 때까지 손님이 얼마정도 오는지 체크를 해봐야 한다. 창업기간을 최소한 3년 정도는 두고 꾸준히 살펴 나가야 한다.
에스프레소란 커피가 내 입에서 맛있게 느껴질 때 그때 창업을 해야 한다. 이건 하루 이틀만에 되는 건 아니다. 최소한 2~3년은 되어야 맛있게 느껴진다. 그때 해야 망하지 않는다.

▲ 진주시 평거동‘커피플라워’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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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다 2019-04-30 13:24:25
ㅋㄴ가 더 맛있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