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암 산사의 법문
염불암 산사의 법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2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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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삼희/창신대학 소방방재학과
 외래교수ㆍ시인
봄비가 하염없이 내린다. 마음이 한량없이 심란하여 소중한 이의 발길 따라 어느 산사의 법회에 동참하기로 하여 길을 나선다. 인연은 인연 따라 흘러간다고 하듯, 바쁜 하루 반나절 내려놓고 국도로 한참을 달리다가 농로길 꼬부랑길 저 끝자락에 아득히 숨어있는 절집하나 안개 속 법당 허리만 조금 들어내어 희뿌옇게 보인다.

세상 시름 잊고 오랜만에 달려간 어느 산사의 큰 스님 염불소리가 오늘따라 빗속 서럽게 파고들어 눈물이 날 지경이다. 법당 안은 먼저 참석한 불자님의 법문을 외는 소리와 옷깃을 스치며 내는 기도 소리가 법문을 잘 모르는 필자에게 자꾸 고개 숙이게 만든다.

미련한 인간이여! 업을 닦으려고 하지 말고 업을 짓지 마라. 잘났다고 못났다고 나서지도 뒤 처지지도 말며 중립을 지켜라. 이런 말씀들이 스펀지처럼 흡수가 되어 스며든다. 무엇이 그리 바쁜가. 눈을 떠도 그것이고 눈을 감아도 그것인데 볼 때는 내 것이고 안볼 때는 남의 것이다. 그러나 욕심낸다면 내 것이 아니고 남의 것이 될 것이다.

무욕무심을 나타내는 경지의 말씀들. 옛 어록에 대인은 자기 걱정에 여념이 없고 소인은 남의 말만 걱정한다 했으니 우리 인간들이 인체기능을 잘 활용하면 군자에서 성현부처까지 그 인격을 이룰 것이요. 잘못 악용하면 인간다운 인간은 물론이고 보잘것없는 금수나 미충에도 미치지 못하는 하잘것없는 인품에 그칠 것이라는 말이 떠올라 참회하게 만든다.

다음 주면 석가탄신일이다. 원래는 부처님 탄신일을 순 우리말인 부처님 오신 날로 조계종에서 통일을 하여 이제는 부른다고 한다. 법당 종불 사보다 사람 만드는 불사를 펴겠다고 주장하는 글귀를 불교 신문에서 본적이 있다. 크리스천이나 불교나 진리는 똑 같다 욕심을 버리고 착하게 살아가라 그리고 베풀어라 그리하여 몸을 낮추어 겸손히 기도하라. 이보다 더 좋은 진언이 어디 있으랴.

나약한 인간은 고난에 처 했을 때 기도를 하게 된다. 제발 살려 주세요. 용기를 주십시오. 간절한 마음처럼 소중한 법문들을 많이 들어 귀를 닦고 마음의 욕심을 씻어 낼 수만 있다면 우리내 인생 번뇌에서 해탈로 가는 길이라 하겠다. 미워하다 그래도 아니 되면 용서하라는 말처럼 인간은 생각하기 나름이고 마음먹기 나름이라 생각하면 이 세상 못 할 것이 또 무엇 있으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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