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은 공포, 공황장애
죽을 것 같은 공포, 공황장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5.21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봉조/경상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ㆍ진주알코올상담센터장
갑자기 심장이 심하게 뛰고 숨을 쉴 수 없어서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로 인해서 응급실을 반복적으로 방문하는 젊은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이 병원에 오는 도중에 없어져 버리기도 하고 또 병원을 방문해서 검사를 해도 신체적으로 이상을 찾지 못해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게 된다.

최근에는 스스로 공황장애를 앓았고 현재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극복한 이야기를 방송을 통해 고백하는 연예인들이 있어서 뉴스거리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갑자기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나타나는 경우를 공황장애라고 진단을 한다. 공황발작은 극도의 공포심이 느껴지면서 심장이 터지도록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며 땀이 나는 등 신체증상이 동반된 죽음에 이를 것 같은 극도의 불안 증상을 말한다. 공황발작은 보통 10분간에 걸쳐 증상이 급격히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데 대개 20~30분 지속되고 1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러한 공황 발작이 반복되고 한 번 발작을 경험한 뒤에 다음 발작이 있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으로 불안해 하는 예기불안이 있거나 이와 연관된 행동변화가 1개월 이상 지속되면 공황장애로 진단된다. 그리고 공항을 경험한 환자가 실제로는 위험하지 않은데 공황의 두려움으로 특정 상황이나 장소를 피하는 광장공포증에 시달리는 경우도 많다. 사람이 많거나 사방이 폐쇄된 장소, 집에 혼자 있거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하게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2006년 3만5천명이던 공황장애 환자가 지난해 5만9천명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10.7% 증가했다. 공황장애는 초기 성인기에 흔히 생기고 평균 발병나이는 25세 정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공황장애 환자 중 2011년 기준 30~50대가 4만 2565명으로 전체 환자의 3/4 정도를 점유했다. 성별로는 적용인구 10만 명당 환자는 남성은 118명, 여성은 120명으로 남녀간 차이가 적었으나, 30~40대에서는 남성이 많은 반면 50대~70대는 여성이 더 많은 특징을 보였다.

공황이 오는 이유는 뇌 속의 공포심을 조절하는 신경기관에 문제가 생겨 지나치게 민감해지면서 실제 두려운 상황이 아닌데도 극심한 공포를 느낄 때와 유사한 감정과 신체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히 성격이나 스트레스 탓으로만 생각하고 신경을 쓰지 않아도 증상은 생기고, 공황장애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면 만성화 돼 우울증이나 알코올 물질 의존장애 등을 동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우선 공황장애가 의심이 된다면 심장과 폐 등의 이상 유무에 대한 검사를 충분히 시행한 후 별다른 이상소견이 없다면 공황장애를 의심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공황장애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 치료이다. 공황발작 자체와 그 직후에 오는 급성불안상태 치료에서 가장 신속한 방법은 약물치료이다. 보통 항불안제와 항우울제 등을 8~12개월 복용하면서 경과에 따라 감량과 중단을 결정한다. 약물 중에서도 항우울제는 지속적이고 예방적인 효과가 있으며 습관성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항불안제는 불안을 바로 경감시켜주는 효과가 있지만 의존성이 있으므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관리하에 사용해야 한다.

인지행동 치료는 왜곡된 생각을 교정하는 것과 회피하는 행동을 바로 잡는데 초점을 둔다. 공황 발작을 한 번 경험한 사람은 다시 고통스러운 발작을 경험할까 봐 위험하지 않은 상황도 자꾸 피하게 되는데 그 결과 나중에는 두려워하는 상황이 점점 확대되고 두려움은 더욱 커진다. 이런 잘못 된 생각과 행동을 치료자와 같이 교정해 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행동 치료는 공황장애에 효과적이고 장기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을 줘 재발률이 낮다. 하지만 인지행동 치료 단독 사용이 약물치료보다 우수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많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마지막으로 공황장애 환자가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공황장애에 대해 스스로가 분명히 인지하고 나을 수 있는 병이라는 확신과 공황장애로 일어나는 증상들이 극단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술과 담배, 카페인 음료를 자제하는 것도 공황증상을 관리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