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등록금문제에서 인간의 길을 생각하며
대학등록금문제에서 인간의 길을 생각하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2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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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민들레 공동체 대표

지난 5월 황우여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반값 등록금 제안설이 일파만파로 우리나라를 흔들고 있다. 반값 등록금은 새삼스런 제안이 아니라 이미 2006년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다. 대학등록금이 주는 사회적 압박을 더 이상 견딜 수 없는 수많은 학부모와 대학생들의 당연한 요구이기도 하다.

이미 TV와 신문 그리고 언론매체를 통해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이 얼마나 불합리하게 비싼지 보도되었다. 사립대학의 비중이 높고(전체 고등교육기관 재학생의 87%) 대학 재정운영의 반학생적 지출(누적적립금 중 학생들을 위한 장학적립금은 불과 8.6%에 불과),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의 사립대학수업료의 자율화 허용정책과 부자감세정책 등 그 근본에 있어서 사회취약계급에 대해 배려 없는 정책으로 말미암아 민주(民主)적 사회가 되기보다 민졸(民卒)적 사회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사람이 사람구실을 하기위해서 이렇게 돈이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게 정상적인지 생각해본다. 반값등록금이 쟁취된다손 치더라도 그 반값에도 허리가 휘는 가난한 집안의 자식들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학은 나온다고 치더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대졸실업률이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사회의 주력 산업군이라 할 수 있는 IT, 자동차, 조선 등이 중국 등 여타나라의 추격으로 경쟁력이 도전을 받고 있으며 성장동력산업이라고 일컬어지는 바이오, 대체에너지 등도 만만치가 않다. 그리고 공부머리는 있지만 일머리가 개발되지 않았기에 자기 몫의 삶을 살아가기는 어렵게 되었다. 야생의 새와 짐승들은 어느 누구의 도움 없이도 수천 년 수만 년 생존해왔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먹고사는 것을 걱정하고 나서 죽을 때까지 돈 없으면 사람 구실 못한다는 냉혹한 현실에 사로잡혀 산다. 과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의 삶인가.
그간의 근대화, 산업화 과정은 우리에게 경제적 풍요와 세계 속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는 되었지만 어느 사이엔가 돈과 경제가 아니면 아무 것도 못하는 사람과 사회로 만들어버렸다.우리나라 대학설립의 과정을 살펴보면 국가의 산업인력을 키워내고 국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인재를 위해 대학들이 세워졌고 재단과 기업 쪽에서는 간단히 말하면 장사가 되기에 대학을 설립하고 운영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봐야 한다. 부실대학이 이토록 많은 나라가 또 어디 있겠는가.
이제 우리는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할 시점이다. 대학등록금을 반값으로 낮추는 것도 화급하지만 그동안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위한 대학, 인간을 목적이 아니라 수단으로 대한 정책과 수많은 사람들의 자발적인 학력노예화 현상에 대해 우리는 도전해야 할 것이다.
대학을 안가도 사람 구실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쉽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학력이 인간평가의 절대기준이 될 수 없으며 사람다운 훈련과 경험을 거쳐서 개인적으로 자립적이고 사회적으로는 공동체성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인도의 맨발대학과 우리나라의 풀무 전공부학교 등이 있지만 이도 마음에 차지 않으면 자립대학을 세워볼 만한 시점이다. 학생은 학비도 없고 교수는 급여도 없는 그러나 학생과 교수가 함께 살고 함께 생산하고 함께 가치를 만들어나가는 그리고 경쟁하지 않지만 경쟁력 있는 마을 중심의 대학을 생각해 볼 수는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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