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빵 비법요? 좋은 재료와 기본에 충실하는 거죠
멋진 빵 비법요? 좋은 재료와 기본에 충실하는 거죠
  • 김봉철 기자
  • 승인 2012.05.31 1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리미엄 수제 베이커리 정동근 대표

▲ 프리미엄 수제 베이커리 정동근 대표는 장래 이름을 걸고 체인점을 내는것이 목표다. 정 대표는 결국 맛있는 빵집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동네에 빵집이 많았다. 그런 동네 빵집들은 빵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동네 빵집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동네 빵집이 사라진 자리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대형 프렌차이즈 베이커리들은 맛있고 다양한 빵들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확고한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베이커리들의 틈새속에서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는 제과점이 있어 화제다. 화제의 빵집은 상평동에서 대표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오픈한 정동근 베이커리이다. 정동근 베이커리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빵이 맛있기 때문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좋은 빵을 만드는 것이 제과인으로서의 소비자들에 대한 의무라고 말하는 정동근 대표. 손님들이 자신이 만든 빵이 맛있다고 할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정동근 대표를 만나 얘기를 나눠 보았다. 다음은 정 대표와의 일문일답.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린다

▲나이는 30살이고 고향은 통영이다. 고등학교 2학년때 부산으로 전학을 갔다. 부산에서 취업 준비로 빵과 인연을 맺게 됐다.
-생각보다 젊어서 약간 놀랐다
▲나이는 젊지만 제빵 경력은 올해로 13년차다.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빵을 만들기 시작해서 벌써 그렇게 됐다.
-대표의 이름을 내건 특별한 이유가 있나
▲가게를 오픈 하기전 지금은 없어진 평거동 빠나미 제과 본점에서 총 관리 책임자인 생산부장으로 일했다.
빠나미에서 일할때 손님들로부터 빵이 맛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부산에서 배운 기술로 빵을 만들다 보니 진주분들에게도 통한것 같다. 빠나미 본점이 없어지고 난후 가게를 오픈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빠나미에서 일할때 이미 손님들에게 검정이 됐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겼다. 그래서 자신감 있게 이름을 내걸고 가게를 오픈하게 됐다.
-부산과 진주가 제빵기술의 차이가 있나
▲다들 아시다시피 부산은 대도시이다보니 제빵기술이 많이 발달돼 있을 뿐더러 경쟁도 심해 시장의 변화가 빠르다.
빠나미가 케익이 맛있다는 소문이 많이 나 있는데 케익에 사용되는 생크림이 일반 빵집하고 다른 것이다. 부산에서 일할 때 사용하던 생크림으로 가격은 비싸지만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또한 다른 좋은 재료들이 부산에는 많다. 하지만 그러한 재료들은 소량으로 구입하기도 어렵고 수지도 맞지 않는다. 하지만 저는 부산에 직접가서 그러한 재료들을 가지고 온다. 진주에서 그 생크림을 쓰는곳이 그리 많지 않은걸로 알고 있다.
▲ 정동근 베이커리에서 모든 빵은 직접 손으로 만든 수제 빵이다.
-정동근 베이커리만의 특별한 비법이 있나
▲모든 빵은 직접 손으로 만든 수제 빵이다. 빵이 만들어 지는 과정은 크게 반죽완성 - 발효 - 성형 - 굽는단계의 4단계로 나뉘는데 모든 과정의 작업이 다 손으로 이뤄진다.
그리고 저는 항상 빵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맛이라고 생각한다. 가격이 저렴해도 맛이 없으면 소비자가 찾지 않는다.
간혹 빵을 먹다보면 소화가 잘 되지않거나 구역질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은 발효과정에서 화학약품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저희 가게에서 만들어 지는 빵에는 화학약품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화학약품은 식용으로 몸에 헤롭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좋은것도 없다. 저는 화학약품대신 유산균 종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자연발효빵은 유산균을 72시간 배양해 장기간 발효시켜 빵의 신선함을 오랫동안 지속시켜주며 소화흡수가 뛰어나 체내거부감을 해소시키며 빵의 부드러운 식감과 풍미와 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저는 900원짜리 빵에도 효소를 사용한다.
-그럼 가격이 비싸지는 것 아닌가
▲물론 그렇다. 특히 케익에 들어가는 생크림은 일반 생크림보다 2배 비싸다. 그래서 우리 가게 케익이 유명 베이커리 케익보다 비싸다.
앞서 잠깐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부산에서 생크림을 사가지고 와서 쓴다. 일반적으로 케익에 사용되는 생크림은 식물성인데 반해 저희는 동물성 생크림을 쓴다. 동물성 생크림은 비싸기도 하지만 작업이 어렵고 관리가 까다롭다. 식물성 생크림이 6일정도 보관이 가능한데 비해 동물성 생크림은 3일정도 밖에 안된다.하지만 우유향이 강하고 맛이 좋아 손님들이 좋아하신다. 처음에는 케익이 하루에 3개정도 나갔지만 지금은 10개 정도 나간다.
-일반적으로 동물성보다는 식물성이 좋다고 알고 있는데
▲식품에 따라 다르다. 생크림은 식물성보다 동물성이 좋다. 쉽게 설명 해드리면 우유와 분유의 차이다.
-좋은 재료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
▲가게를 오픈 하기전 여기 저기 많은 곳에서 일을 해봤지만 재료가 좋지 않으면 결국은 무너지더라. 저는 항상 가격보다는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제품이 제 기준에 맞지 않으면 그자리에서 바로 버린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일정하지 않은 것은 당연하지만 기준치 이하라고 생각되면 가차없이 버려버린다.
직원들한테 항상 강조한다. “잘못된 제품이면 나한테 보이지 말고 바로 버려라”고 말한다. 그리고 “내 자신이 못먹을것 같으면 절대 매장에 내놓지 마라”라고 강조한다.
물론 사람의 입맛이 다양하기 때문에 제가 정한 기준이 모든 소비자들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는 저만의 철학을 지킬려고 한다.
예전보다 시대가 많이 바뀌었다. 제과점도 고급화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요즘 대형 베이커리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경쟁이 되나
▲저는 대형 제과점보다 우리 제과점이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대형 제과점은 색깔이 없다. 항상 비슷한 빵에 비슷한 케익이다. 하지만 저희 가게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빵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 가령 소비자가 원하는 모형의 케익이 있을경우 그렇게 만들어 드릴수가 있지만 대형 제과점의 경우는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더욱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러 종류의 빵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후 취향을 파악한 뒤 그에 맞는 신제품을 개발한다. 끊임없이 손님들의 입맛에 맞게 연구하면 경쟁력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본다. 아무리 맛있는 빵이라도 자주 먹다보면 질리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직원은 몇 명인가
▲직원은 5명이고 아르바이트생들이 8명이다. 점장은 여동생이 맡고 있다.
-매장 규모에 비해 직원이 많은것 아닌가
▲빵집은 세가지 조건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 세가지 조건이라 함은 제빵, 판매, 경영자의 마인드로 제빵은 제가 있으니까 신경을 덜 써도 되지만 판매는 다르다. 그래서 매장에 투자를 많이 한다.
-특이하게 곳곳에 시식코너가 있는데 
▲손님에게 직접 그자리에서 시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갓 만든 빵을 소비자들에게 바로 시식할 수 있게끔 한다. 바로 만든 빵은 아무래도 맛이 있다.
-시식을 해보니 반응은 어떤가
▲대부분 사가신다. 10명중 8명은 그자리에서 시식한 빵을 사가신다.
-비결이 있나
▲시식을 하는 빵도 그냥 권하지 않는다. 손님의 연령과 취향을 파악해서 권한다. 예를 들어 연세가 있으신 분들한테 피자빵을 권하면 우스갯 소리로 욕들어 먹기 딱 좋다. 그런 분들에게는 팥빵이나 호밀빵 등을 권하며 젊은 고객들한테는 그에 맞는 빵을 권해 드린다.
-시식으로 소비되는 빵도 무시못하겠다
▲롱런하려면 투자가 필수다. 그래서 매장에 아르바이트생들을 많이 쓰는것이다. 물론 갓 만들어진 모든 빵을 시식용으로 쓸수는 없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갓 만들어진 빵을 시식용으로 사용할려고 노력하고 있다.
빵집이 여름은 비수기다. 그래서 보통 여름에 빵집에는 팥빙수만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는 직접 손으로 만든 캔디바를 판매하고 있다. 진주에서 수제 캔디바를 파는 곳도 몇군데 안된다.
-몸이 두개라도 모자라시겠다. 취미생활은 하나
▲낚시를 좋아한다. 하지만 오픈한뒤 자주 가지는 못한다. 겨울에는 보드 타는 것을 즐긴다.
-영업 시간은 어떻게 되나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저녁 12시까지 한다. 근데 우리 직원들은 보통 6시 10분에 출근한다. 직원들이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많다.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지금 우리 가게 공장장님도 다른곳에서 일하시다가 제빵 기술을 더 배우고 싶어서 면접을 통해 다시 일하고 있는 분이다.
-혹시 제빵 기술 말고 다른 기술도 있나
▲초콜렛이나 설탕공예에도 조예가 있다. 제가 처음 악어모양의 설탕공예작품이 있는데 이사한 형한테 집들이 선물로 주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 
-손재주가 좋으신것 같다
▲손으로 만드는것을 좋아하지만 빵을 만드는것은 재능도 중요하지만 노력이 제일 중요하다.
-어린나이에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는데 어려웠던 점은
▲제가 처음 제빵을 배웠을때 지금하고는 근무 환경이 많이 달랐다. 그때는 하루에 15시간씩 일했다. 그리고 한달에 두번정도 밖에 쉬지못했다. 그래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혹시 그만둔 적이 있나
▲딱 한번 그만 두었다. 한마디로 외도를 했다.
-누구랑 외도를 했나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했다. 보름동안 일했는데 일하다보니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어 바로 그만두고는 지금껏 한번도 그만둔 적이 없다. 그 보름간의 시간이 지금까지 빵을 만들게 된 든든한 밑바탕이 된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이름을 걸고 체인점을 내는것이 목표다. 체인점은 쉽게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금 이곳이 완전하게 안정권에 들어서면 상권이 다른 평거동 쪽에 체인점을 내보고 싶다. 그리고 더욱 고급화된 빵으로 승부하고 싶다. 젊은 고객들이 좋아할만한 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빵에 대한 질을 높여야 된다. 결국은 맛있는 빵집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대부분의 제과점은 아침에 한번 빵을 굽지만 우리는 오전 오후로 나눠서 빵을 두번 굽는다. 저녁에 오시는 손님들도 따끈한 빵을 드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손님들이 제가 만든 빵을 맛있다고 할때가 가장 행복하다. 새로운 제품 개발하고 손님들이 좋아할 수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변함없이 노력하겠다.
그리고 저는 따로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마케팅에 투자하는 시간에 어떻게 하면 맛있는 빵을 만들까 고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본다. 그것이 바로 제가 추구하는 경영 철학이다. 그리고 고객님들에게 앞으로 많이 사랑해 주시라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 

▲ 진주시 상평동에 위치한 정동근 베이커리의 전경.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