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는 망국의 첨병
부정부패는 망국의 첨병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29 18: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수/수필가

 통영효음음악학원원장

역사적으로 아무리 강한 나라도 내부의 부정과 부패 앞에서는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부정과 부패는 마약보다도 더 위험한 존재이다. 사회를 혼란으로 몰고 가는 망국의 첨병이다. 뇌물을 먹은 사람은 돈에 팔린 노예다. 그는 대개 뇌물을 바친 사람의 상전이거나 목줄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는 권력자이겠지만 그건 착각이다. 사실은 정반대다. 돈이나 향응에 넘어간 순간부터 자유는 없다. 이 얼마나 비극적 전환인가. 연방 굽실대며 돈 봉투를 바치고 술과 여자까지 제공하는 업자가 어느 순간 상전이 되는, 이 기막힌 반전이라니. 그러니 그 업자들에겐 노예란 언제든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이 넘친다. 이게 우리 사회다.
 요즘 뉴스나 신문을 보면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부정부패에 관한 기사를 많이 볼 수 있다. 공금을 빼돌리는 공무원 뇌물을 받은 경찰에서부터 가석방을 시켜준다며 돈을 받은 교도관,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지원금을 횡령한 공무원까지 부정부패 사례도 아주 다양하다. 더욱이 청렴결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실천해야 할 정치권과 지도층은 오히려 비리와 부도덕성으로 인해 국민의 불신만을 사고 있어 사회적 질서유지와 통합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는 부정부패가 각계각층에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가 공직자들의 비리와 부조리를 엄벌하겠다는 다짐과 조치를 거듭했음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의 부정부패는 증가해왔다. 그러나 공무원의 비리가 그들만의 책임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인 부조리와 부정부패는 잘못된 국민 의식에서도 비롯된다.
 나라의 관리 공무원에게 청렴결백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국민들은 자신의 혈세를 받고 일을 하는 공무원에게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한 치의 부정도 털끝만큼의 착오도 없는 완벽한 일처리를 원한다. 이런 점은 국가가 발전하고 진화할수록 더욱 강조된다. 공무원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공무원의 부정부패는 다른 사건에 앞서서 대서특필되는 경우가 많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연못을 흐린다'는 말이 있듯이 부정부패를 저지른 소수의 공무원들에 의해 전체 공무원 집단이 모두 부패하다고 매도되거나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부정부패를 행한 사람에게는 마땅히 비난과 처벌이 따라야함은 당연하지만 청렴하고 선량한 공직자들까지 질책을 받아서는 안 된다. 물론 국민 입장에서는 공무원을 결코 개개인이 아닌 국가를 대표하는 정부의 한 부분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사건일지라도 전체 공무원 집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므로 공무원은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이라도 정확하고 공평하게 처리해 조금이라도 부당한 대접을 받거나 피해를 보는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권이 하산길에 접어든 지금, 우리 사회에 부정부패 척결이 또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가 부패와의 전면전에 나선다고 한다. 대통령은 국민원로회의에서 “부정 비리 문제가 복잡하고 시끄럽더라도 이번 기회에 단호하게 할 것”이라며 부정·부패의 척결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그에 앞서 어쩌다 정부가 이렇게 부패의 늪에 빠져들게 됐는지 정권의 자기반성과 성찰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그런 성찰이 없는 부패와의 전쟁은 일시적 사정바람으로 흐를 수밖에 없고 근본적 해결을 기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부패와 비리는 다 그럴 만한 토양에서 자란다. 그 중에서도 권력 상층부의 도덕 불감증이야말로 더 없는 온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각종 부조리와 부정부패의 유혹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해졌다. 이런 유혹을 물리치고 올바른 청렴의식을 갖기 위해선 반부패 투명사회 구현을 위한 국민의식 개혁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의 비합리적인 사회문화와 부정부패가 만연한 관행을 타파하고 정직하고 정의로운 청렴문화 정착을 위하여 우리 스스로가 청렴한 생활을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