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이 정책이고, 정책이 생활이다
생활이 정책이고, 정책이 생활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2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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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택/진주동진초등학교장
교육관련 정책을 놓고 논란이 많다. 국민들의 지갑을 열도록 하겠다면서 내수 진작책으로 논의되는 봄 가을 방학, 조기 출퇴근제, 전 교직원 성범죄전과조회, 반값 등록금, 주 5일 수업 등이다. 하나같이 생활과 관련된 정책들이다. 특히 국민들의 지갑을 열도록 하겠다며 봄 가을 방학, 조기 출퇴근제 등을 들고 나오다니, 어디 국민들이 시간이 없어서 지갑을 열지 않는 줄 아나보다. 없어 못쓰는 국민들 염장 지를 것이 아니라 넘쳐나는 실업, 그 대책이 우선일텐데, 공부하기 좋은 봄 가을 방학하고, 덥고, 추운 여름 겨울에 에어컨, 히터 틀면서 공부하라는 것인지, 가을 방학한다고, 직장에 휴가내고 아이들과 함께 놀이가고, 여행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아침 시간에 쫓기는 워킹맘들의 고달픈 하루를 생각해보자.
전과자 특히 성범죄 전과자는 교직에 있을 수 없는 구조인데 전 교직원의 성범죄 조회라니, 또, 반값 등록금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겠는가. 국가 재정이 마르지 않는 우물이 아닌 바에야, 증세를 하던지, 예산의 어느 항목을 포기할 건지 피터지게 싸워야 하는데 전선은 엉뚱한 곳에 형성되어 있다.
논란이던 주 5일수업의 2012년 시행이 확정됐다. 교과부 자료를 보면 전국 초중고 교사 96%, 학생 80%, 학부모의 67%가 주5일 수업을 찬성하고 있다. 사회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른 결과다. 이미 수년간 연구시범학교의 운영, 월 2회 시행을 등을 통하여 5일제 수업의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시행하는 것으로 아무 준비도 없이 갑자기 시행한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시행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지금까지 학교 내의 교직원 중 교원과 일반직원, 학생과 학부모의 근무패턴이 달라 겪는 불편은 상당히 해소될 것이나, 학력저하, 갈 곳 없는 학생들에 대한 염려가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다. 주5일 수업이 안착하려면 학습량 조정, 학력저하 예방 및 사교육방지 등이 중요하며, 체육, 레저, 음악 미술 문화, 교과 관련 프로그램을 개설해야 한다는 요구도 많다. 교육과정의 축소나 수업시수의 조정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기 때문에 학력저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시·도 별로 5일제로 전환함으로서 쉬게 되는 토요일이 18일 정도 예상된다. 최소한 평일 수업이 4일에서 9일 정도 늘어나, 결과적으로 방학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학교가 담당하는 급식일수가 늘고, 한나절 학교에 있는 날은 줄어들지만 대신 하루 종일 있는 날수가 늘어나니 학부모의 부담이 생각만큼 크게 늘지는 않을 전망이다. 교사들만 살판났다는 시각은 단편적인 생각일 뿐이다.
학교 현장은 학부모의 어려움을 충분히 배려하고, 정책의 취지를 살려, 주5일 수업이 성공하고, 국민 생활속에 자리잡는 정책이 되도록 대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정책은 생활을 반영하는 것이어야 하고, 그 자체가 생활이어야 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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