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지리산골 도시민 즐겨찾는 친환경 배 생산
(26)지리산골 도시민 즐겨찾는 친환경 배 생산
  • 허홍구 기자
  • 승인 2011.06.29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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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엔청 배 재배 ‘백이농원’

▲ 백이농원 대표 김홍대씨가 자신의 배 농장에서 봉지씌우기를 끝낸 배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경호강 건너편에 필봉산 너머로 지리산 천왕봉 정상이 훤히 바라보이는 산청군 오부면 내곡리에 위치한 백이농원은 김홍대(51)씨가 운영하는 ‘산엔청 배’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농가이다.

특히 농장주인 김홍대씨는 산청군 오부면의 250여농가와 함께 ‘오부친환경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산청지역의 대표적인 오지였던 오부면을 친환경농업을 보급해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도시민들이 찾아오는 청정 산골마을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백이농원은 1.2㏊의 면적에 농장주인 김씨가 지난 1996년부터 배나무를 심어 지산산골의 청정환경에서 무농약의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산엔청 배’를 생산해 연간 5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청정환경의 ‘산엔청’배 생산
백이농원에서 생산된 배는 지리산골의 최고의 청정환경에서 재배된다. 농장주 김씨는 농업기술센터 과수담당 지도사를 지낸 만큼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과수농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소유하고 있다.
그는 처음 나무를 심을때부터 친환경적인 조건에서 시작해 과일 생산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친환경 재배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쓴다. 특히 그해 농사에 손해를 보더라도 상품의 질이 떨어지거나, 맛이 없는 배가 생산되면 과감하게 폐기처분한다. 그렇다고 가격이 일반 배에 비해 비싼 것도 아니다.
김씨의 이러한 농사에 대한 철학과 고집때문에 직접 백이농원의 배를 사려는 고객들이 전국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한번 백이농원의 배를 맛보면 다음해에 또 다시 찾을 수 있게  품질관리에서부터 고객관리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백이농원 찾아

▲ 백이농원 대표 김홍대.
백이농원은 해발 300m의 산골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과일의 색깔이 좋고 당도가 높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저장력이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산청지역에서만 60여농가가 배를 재배하고 있다.
특히 산청지역에서 생산되는 황금배는 껍질이 사과처럼 얇고, 수분과 당도가 높아 경남무역을 통해 연간 30~40t 정도가 괌이나 동남아지역으로 수출된다. 따라서 백이농원의 배나무도 절반 정도는 황금배 품종이다.
김홍대씨는 1990년대 중반에 배농사를 시작해 당시 인터넷 전용선이 보편화되기 전에 천리안을 통해 전자상거래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전화 주문으로 전량 판매된다.
농협 등 공동판매를 하지 않더라도 백이농원의 ‘산엔청 배’의 품질이 입소문을 통해 서울과 부산은 물론 호남지역까지 알려져 있기 때문에 명절에는 물량이 없어 판매를 하지 못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공무원 생활하면서 농장 준비
백이농원을 운영하는 김홍대씨는 15년간 산청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과수담당지도사를 지낸 공무원 출신이다. 그는 어릴때부터 자신이 직접 과수원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경상대학교 농업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역시 경상대학교 대학원에서 과수를 전공해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5년만 직장생활을 하고 과수원을 운영할 것이라며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지만, 막상 5년이 지났는데도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었다. 그러면 이번에는 딱 10년만 직장생활을 한 후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공무원 생활을 접고 농사를 짓기위해 가족들과 상의했지만 농사를 지을 땅을 비롯해 아무것도 준비된 것이 없는데 농사는 어떻게 지을 것이냐는 만류에 또 다시 공무원 생활을 이어갔다.
 

◇직장생활 15년만에 과수원 터 구입
이렇게 다시 직장생활을 이어갈 수 밖에 없었던 김씨는 농업기술센터 지도사로 산청군내 여기저기로 농가교육을 다니면서 언젠가는 확실치 않지만 자신이 직접 농사를 지을 땅을 유심히 보고 다녔다.
어느날 오부면을 찾았다가 지금의 농원 터가 적당한 가격에 매물로 나왔길래 집사람과의 상의도 없이 무작정 계약을 했다. 처음에는 사과나무를 심을려고 했지만 지역여건상 사과보다는 배농사가 유리해 직장생활을 유지하면서 틈틈이 과수원에 나무를 심고 가꿨다. 몇년 후 본격적으로 과일이 생산되면서 공무원 생활을 완전히 접고 농사에만 전념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안정적인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그만두고 농사에 뛰어들었을 때는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까지 의아해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다른 직장이 있는 집사람이 더 열성적으로 농사일을 거든다.
 

◇배 식초 제조해 과수에 액비
백이농원이 위치한 산청군 오부면 지역에는 투구새우가 지천에 서식할 정도로 환경이 우수하다. 특히 최근 몇년간은 논 농사에도 최소한의 친환경농약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반딧불이도 흔히 볼 수 있다.
백이농원 역시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배를 생산한다. 일반 제초제는 물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퇴비위주로 과수를 관리한다. 특히 김씨는 자신의 농원에서 직접 재배한 배를 이용해 식초를 제조해 일반 식용으로 판매도 하고, 물과 섞어 액비형태로 과수원에 돌려준다. 이렇게 하면 배나무에 필요한 충분한 영양 공급은 물론 나무를 산성화시켜 병해충 예방에도 효과를 거두기 때문이다.
올해는 배 식초 저장창고를 건립해 500ℓ들이 오크통 5개에 식초를 제조해 식용 판매와 함께 배나무 액비도 늘릴 계획이다.
김씨는 “어린아이에게는 엄마의 모유가 최고의 영양식이 듯, 식물 역시 자신의 열매가 최고의 영양가와 병해충 저항력을 보충해준다”며 “일손이 많이 들고 별도의 공간이 필요하지만, 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배를 이용해 식초를 담가 배나무에 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부친환경영농조합법인 조직
백이농원 대표 김홍대씨는 자신의 배나무 농장외에 지난 2007년 오부면지역 150여 농가를 참여시켜 ‘오부친환경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4년째 대표를 맡고 있다.
처음 농가당 10만원~200만원을 출자해 자본금 6000만원으로 출발한 영농조합법인은 지금은 250여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자본금 규모도 5억여원에 달한다.
오부친환경영농조합법인은 무농약 쌀 재배 뿐만 아니라 감자 등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해 수매해 학교 급식소 등에 공동 판매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참여농가들에 대해서는 무농약 각서를 받아 철저한 관리로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탈농가가 한 곳도 발생하지 않고 있다.
김씨는 또한 청실회라는 봉사단체를 만들어 지역내 독거노인 집수리와 조부모 가정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아동지원 활동을 펼치는 등 지역사회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오부면 지역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소룡FC’라는 풋살팀을 구성해 농사일의 스트레스 해소와 체력증진은 물론 지역민의 인화단결에도 힘쓰고 있는 등 오부면 지역의 농업현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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