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원동력, 원기(元氣)
생명의 원동력, 원기(元氣)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7.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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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 이학박사

필자가 어릴 때 어르신들께 제일 많이 드렸던 인사말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진지 잡수셨어요?"였고 다른 하나는 "요즈음 원기가 어떠신가요?"였다. 인사를 받은 어르신들은 대개 원기가 왕성하다는 말씀은 없이 "원기가 없다"거나 "기운이 없다"는 대답을 하시곤 했던 기억이 난다. 일본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사말에 "오겡끼데스까(おけんきですか)?" 라는 말이 있다. 원기가 좋으시냐, 즉 잘 지내시느냐는 뜻이다. 우리의 인사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쯤에서 건강을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되는 ‘원기’와 ‘기운’이라는 두 가지 단어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운이라는 말은 건강에 관해서만 쓰이는 것도 아니어서 집터나 묘지, 또는 공공장소의 모임에까지도 두루 쓰인다. 건강한 사람을 보면 ‘기운이 좋다’거나 ‘기운이 세 보인다’고들 곧잘 얘기하고 계절이 올 때도 봄기운이 완연하다는 말을 한다. 동양인들은 ‘기에 살고 기에 죽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氣’)란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이다. 기(氣)라는 한 글자에 접목되는 글자는 수없이 많다. 하지만 그에 대한 논문을 쓰는 것은 아니니 ‘원기’에 관해서만 살펴보기로 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생각해보자. 하늘에는 우주를 감싸고 흐르는 우주 에너지인 천기(天氣), 곧 양이온이 있고 대지에는 지기(地氣)라는 음이온이 존재한다. 생명은 50%의 천기와 50%의 지기가 모여 만들어지는 100%의 원기로 유지된다. 대기 속에 흐르고 있는 에너지인 양기를 코로 흡입하고, 땅으로 흐르는 음기인 지기, 즉 수기와 곡기를 입으로 마시고 먹음으로써 인간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원기를 보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의 먹고 마심은 단순히 영양학적인 차원에서만 헤아릴 수 없다.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양택 또는 명당은 천기와 지기가 아울러 좋은 곳을 이른다. 그러한 곳에서 살거나 죽어서 묻히면 자신과 가정이 건강하고 후손이 잘된다는 것이 풍수지리의 기본 원리인 것이다. 명당길지(明堂吉地)를 잡으면 금시발복(今時發福)한다는 옛 사람들의 믿음도 거기에서 나왔다. 하지만 지금 세상에서 양택과 명당을 굳이 따지는 것은 무리가 있기에 공기 좋은 곳이 곧, 양기가 좋은 곳이라는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건강을 좌우하는 첫 번째 조건은 좋은 공기를 마시고 사는 것이다. 나머지 반은 마시는 물과 먹는 밥이 좌우한다. 생명현상은 영양학적으로 말하는 칼로리와 영양성분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공기와 물, 밥이 잘 어우러지면 건강한 삶을 살고 그렇지 못하면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전기와 원기는 그 근원을 따지고 보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가 있다. 발전기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원리를 따져보자. + 자석이 지니는 양자기 50%와 - 자석이 지니는 음자기 50%가 자석 주위를 감고 있는 코일을 플래밍의 왼손법칙에 따라 회전할 때 모여지는 자기의 힘이 곧 전기이다. 발전기에 있어 +자석과 -자석의 힘은 반드시 50:50 이어야한다. 이 비율이 맞지 않으면 100% 전기 생성은 불가능하다. 원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원기를 만듦에 있어서도 천기와 지기의 비율이 1:1로 맞아야 한다. 한데 기가 없거나 죽은 공기와 물을 마시고, 기가 빠졌거나 죽은 밥을 먹는다면 원기가 과연 얼마나 만들어질까? 더군다나 그 비율조차 맞지 않는 섭생을 계속한다면 건강이 따라올까?
기를 말하면 미신이나 고리타분하거나 고루한 생각이라고 폄하하는 사람들이 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주에 흐르는 기운이 없다면, 그리고 땅에 흐르는 기운이 없다면 지상에 생명현상이 존재할 수 있을까? 다시 말해서 태양에너지가 없고 땅에 물이 없고 유기질 성분이 없다면 말이다. 원기는 전기와 다르다. 자기는 가우스로, 전기는 와트로 측정해서 단위를 매길 수 있지만 생명의 원동력인 원기는 칼로리나 영양가 이전에 어떠한 양기냐 음기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20-50> 클럽에 가입했다는 기사로 온 나라가 축제분위기이다. 하지만 이미 가입되어 있는 다른 나라 국민들의 대부분이 과다한 의료비 지출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를 발전시키려다 보니 천기를 더럽히고, 생명이 없는 수기와 곡기인 물과 음식을 먹고 마시는 생활습관이 일상화된 결과로 그에 따른 응분의 대가를 치루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氣)를 살려야 한다. 모든 요소에서 기가 살아나야 한다. 개인에게는 원기가, 직장에서는 분위기가, 나라와 민족에게는 서기가 서려야 한다. 원기를 살려 국민 모두가 건강한 나라가 된다면 국력 또한 튼튼해지고 부강한 나라가 될 것이다. 기(氣)의 힘은 그렇게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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