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와 별미
삼복더위와 별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7.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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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식/진주 상봉동동 문화위원

여름철 가장 더울때를 삼복더위라 하는데 염천 폭서 불볕더위라고도 한다. 이는 모두 더위를 극대화해 아주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덥다는 것을 일컫는 말로 하지이후 제3경일(庚日)이 초복이며 제4경일이 중복 입추이후 첫경일이 말복이다. 여름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때에는 피로가 오고 식욕이 감퇴하게 돼 건강식으로 몸을 보하게 된다. 복은 중국 진나라때부터 시작됐다고 전하는데 미신에서는 복날을 흉일로 정하여 씨앗뿌리기 여행 혼인 등 꺼려했다.

삼복기간 중엔 일 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와 유두도 들어 있으며 땅 밑 깊은 곳에서 찬물이 솟아나 점차 더위가 수그러진다는 처서가 있다. 아무리 더위가 기승을 부려도 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와 땅 밑에서 찬물이 솟아난다는 처서만 지나면 불볕 찜질더위는 한풀 꺾이게 마련이다. 더위를 씻는 복땜음식으로 개장국과 삼계탕 산떡국 콩국수를 옛날사람들은 즐겨먹었다. 그래도 손쉽게 잡아 먹을 수 있는 것이 닭이나 개가 아니었던가 동네사람 몇 명이 개 한 마리 잡아 산이나 계곡에서 가마솥을 걸어놓고 삶아 막걸이에다 개고기 안주로 더위를 달래며 몸보신도 하고 고기 삶은 물에 된장을 풀어 깻잎과 통파 마늘 푸성기를 푸짐하게 넣고 끓이면 맛나는 개장국이 된다. 또 보신탕을 먹지 않는 사람들은 닭을 몇 마리 잡아 털을 뽑고 통째로 삶아 백숙으로 술안주도 하고 찹쌀과 인삼 두어 뿌리 넣고 죽을 쑤면 훌륭한 삼계탕이 된다. 시골에서 여름별미로 산떡국과 콩국수를 즐겨 먹었다. 삼복더위에도 쉬지도 못하고 농사일에 바쁜 농부들은 쉬는 날이 있다. 유두엔 농부들도 일손을 놓고 땀에 젖은 몸을 씻고 하루를 쉬게 된다. 시원한 원두막을 찾아가 참외며 잘 익은 수박을 따먹으며 여름내 묵은 더위를 달래거나 몇 명이 천엽을 하기도 한다. 농사 수발로 힘들었던 부녀자들은 창포물이나 동쪽으로 흐르는 냇물에 머리를 감고 더위를 식힌다. 동네 앞 개울에서 잡은 붕어 피라미 미꾸라지 등 투망질로 잡으며 먹는 것 보다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구밖 정자나무 밑이나 그늘이 있는 장소에서 잡은 고기와 통파 배추잎 풋고추등을 넣고 끓이면 얼큰한 매운탕이 푸짐하다. 소주에다 얼큰한 매운탕을 먹으면 맛도 맛이려니와 이열치열로 삼복더위도 아랑곳 없다. 요즘은 생각도 못할 일이지만 양반집에선 사돈간에 며느리를 친정에 보내 여름문안을 드렸다.
통통한 암탉 한마리와 청주 한 병을 작은 머슴에 들려 아들과 함께 보냈다.
집안 마당 두레박 우물은 훌륭한 냉장고 역할을 톡톡히 했다. 무더운 삼복더위 우리 모두 슬기롭게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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