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색있는 예술제를 기대하며
특색있는 예술제를 기대하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7.1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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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자/양산시의원(민주당)

매년 5월이면 예술제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거리를 물들인다. 예술제의 사전적 의미는 ‘음악이나 연극, 무용, 문학 등을 공연하거나 발표하는 예술 행사’ 이다. 지역 예술인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순수예술 작품으로 대중에게 다가가 함께 호흡하고자 하는 예술인들의 잔칫날이고 대중을 위한 재롱잔치의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지자체는 지역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위한 예산을 지원하여 의욕을 고취시킨다.


27만 인구의 양산시는 문화예술 관련 사회단체보조금이 연 1억 6천만 원 정도이다. 그 중 예술제를 주관하는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양산지회(이하 예총) 소속의 7개 지부 단체 활동에 5천 5백만 원을 지원하고 있으며, 또한 5월 양산예술제를 위해 5천만 원의 예산을 민간행사보조로 지원한다.

예산규모를 놓고 본다면, 인근 김해시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해마다 되풀이되는 공연과 특색 없는 문화행사로 시민에게 외면 받아 왔던 게 그간의 예술제 사정이었던 만큼 적은 예산을 탓할 수 없는 노릇이라는 게 시민들의 반응이다. 이렇듯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버린 예술제는 비단 양산시만의 문제는 아니며, 이미 몇 년 전부터 각 지자체마다 예술제의 문제점과 앞으로 개선할 점을 고민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이 없다. 왜냐하면, 이를 주관하는 예술단체들의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모든 행사는 무대가 있는 공원에서만 열리며, 사진전시는 무조건 몽골텐트 내부에 전시되어야 하는 등 그 프레임을 벗어나면 큰일 나는 것처럼 구성되어 있다. 테마가 없다, 새로울 것이 없다, 볼거리가 없다, 시민들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 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관객이 없다. 그렇게 멋지고 감탄이 절로 나게 하는 작품들이 고정관념에 갇혀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할 뿐이다.

예술제 기간 동안 사진작가협회는 디카교실 또는 스마트폰 촬영기법이라든지 시민참여행사를 같이 하여 ‘포토상’ ‘표정상’ ‘셀카상’ 등 사진전시에 활력을 불어 넣는 행사를 기획하고, 국악이나 무용은 춤사위를 시민들에게 가르쳐서 즉석 공연도 하고, 음악은 성인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동요교실, 이 밖에도 예총 소속이 아닌 단체에게도 예술제에 참여할 수 있는 문을 활짝 열어 다양한 볼거리와 할거리, 즐길거리, 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객이 없는 무대에 어느 예술인이 자신의 혼이 서려 있는 작품을 세우려고 할 것인가. 시민에게 외면 받고, 예술단체 회원들조차도 외면하는 예술제는 예술제로서 의미가 없다.

능동적 서비스를 요구하는 시대적 기류에 맞춰 예술제 또한 어느 한 장소에 국한하지 않고,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나 특정 시설물이 있는 곳, 전통시장, 노인대학, 초·중·고등학교 등에서 그에 어울리는 맞춤식 전시나 공연을 기획한다면 어떨까. 물론 중심 무대는 한 곳으로 지정해서 개·폐회식 및 전체 예술제를 총 지휘하여야 한다.

좀 더 창의적이고 현실적인 기획은 공모를 통해 발굴하면 된다. 예술제를 예총에 속한 단체들만의 향연이 아닌 시민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소재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다듬어서 시민에게 선보일 수 있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부분부분 재능기부자의 전문성을 빌어 기획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에는 예산이 수반되어져야 하고, 예술인들의 능동적인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이 수반되어져야 한다. 5월 예술제의 평가회를 가진 후에는 필히 내년의 예술제 전반적인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1년이란 기간 동안 개인의 작품 활동을 유지하면서, 한편으론 기획 의도대로 준비되어져 5월의 무대가 그야말로 예향이 살아 숨 쉬는 양산예술제가 될 수 있도록 조금씩 변화되어 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행정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현행대로 예술제를 앞두고 보조금을 집행할 것이 아니라 창작활동을 위한 필요예산을 사전에 보조하여 충분한 결실을 거두는 데에 걸림돌이 없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예술단체에 양산예술제 관련 예산집행 했다는 것에 안주하여 지켜만 보는 행정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잘했니 못했니 비판하기 이전에 과연 진행되는 동안 어떤 지원과 관심이 있었는지 반성해야 할 때이다. 시민의 세금으로 예산을 집행하는 행정이나, 그 혈세로 예술제를 주관하는 예총이나, 누구랄 것도 없이 먼저 변화를 주도하여 양산의 시민들이 좀 더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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