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즈상(Fields Medal) 수상을 기대하며
필즈상(Fields Medal) 수상을 기대하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2.07.16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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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갑/뉴시스 교육학술 전문기자

 
수학은 인류 문명과 함께 탄생하고 발달했다. 수학은 역대 패권국가의 힘의 원천이었고 중국, 이집트, 그리스, 로마 등 고대 문명이 꽃핀 나라일수록 수학이 발달했다.

문명이 발달한 고대국가는 천문관측, 달력제작, 토지측량 등 농경과 관련한 수학이 발달했다. 교량과 수로, 피라미드 등 토목공사는 물론 회계, 세금징수 등 국가행정이 발달한 것도 수학과 관련돼 있다.

16세기 이후에는 기하학, 방정식, 미적분, log 등 근대수학이 발달하면서 유럽의 강대국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가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이끌어나갈 수 있었다.

20세기에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 국가가 중심이 되어 수학의 발달을 주도했다. 수학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군사, 금융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인 발전의 토양을 제공했다. 2차 세계대전을 종식시킨 계기가 된 것도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E=MC²' 공식이었다.

이처럼 수학이 중요한데도 대부분은 사칙연산(+,-,×,÷) 정도면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엄청난 스트레스와 사교육비 부담에도 시험성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공부하는 게 수학교육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우리나라는 수학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을 단 한 명도 수상하지 못했다. 1936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13명), 프랑스(12명), 영국(7명), 러시아(6명), 일본(3명), 중국·베트남(각 1명) 등 17개국 52명이 수상했는데도 우리나라는 아직 수상자가 없다.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고(TIMSS 2007년 50개국 중 2위, PISA 2009년 65개국 중 3~6위), 수학분야 논문 수는 세계 13위(2010년 기준)에 이르지만, 수학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학습 동기는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수학교육에 대한 과제가 적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도 국제기구와 선진국은 수학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UNESCO는 2000년을 ‘수학의 해’로 선포하고 '새천년을 이끌어갈 가장 중요한 학문, 수학' 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은 2010년 수학교육의 상향 평준화를 위해 국제적 수준에 부합하는 교육과정 표준을 수립했고, 독일 연방정부는 2008년을 ‘수학의 해’로 선포하고 750만 유로를 투자하는 등 대중의 수학에 대한 인식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2008년 교육재생회의 검토를 거쳐 ‘유토리 교육’을 폐기하고 수학, 과학 등 필수 과목의 수업시간을 대폭 확대했다.

우리나라도 수학과 수학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와 학계가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수학교과서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바꾸기 시작했고, 지난 3월에는 올해를 ‘수학교육 원년의 해’로 선포하기도 했다. 지난 9일 부터는 삼성동 코엑스에서 100여 개국의 수학교사, 연구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를 열고 있다. 2014년은 기초과학 분야 최대 국제학술대회이자 필즈상을 수여하는 제27차 국제수학자대회(ICM)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국제수학교육대회에서는 수천 편의 논문이 발표되고, 북한의 수학교육 실태 강연, 동아시아 수학교육 토론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국내외 유명 수학 교구와 한국과 북한의 수학교과서, 고서적이 전시되고, 수학을 직접 체험하고 만들어보는 활동도 할 수 있다. 국제수학교육대회에 찾아가 ‘보고, 만지고, 느끼는 수학’을 체험하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될듯하다.

우리나라가 세계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수학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수학 선진국은 수학과 수학교육이 대중화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수학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할 때이다. 2014년 국제수학자대회에서는 한국인의 ‘필즈상’ 수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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