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과 스타벅스
대학 등록금과 스타벅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6.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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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영/지리산국립공원
사무소 행정과
혹시 스타벅스와 같은 브랜드 커피점을 자주 가시는지, 나는 커피를 마시지 않지만, 조용하고 세련된 분위기와 한 번 앉으면 몇 시간이고 책이며 신문을 볼 수 있다는 점에 끌려 더러 가고는 한다. 하지만 갈 때마다 마음 한편으로는 나를 씁쓸하게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나의 첫 아르바이트, 스타벅스에서 파트타이머로 일한 기억 때문이다.
남들은 낭만이 가득한 캠퍼스 1학년 첫 학기겠지만, 그때부터 등록금에 대한 압박이 시작됐다. 부모님의 월급으로는 사립대학 등록금과 생활비, 용돈을 감당하기에는 벅찼다. 첫 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하숙비와 용돈이나마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란 것을 시작했다. 돈도 벌고, 사회경험도 쌓는다는 것이 좋았다. 난생 처음 가본 브랜드 커피점에서 열심히 일했었다. 열흘 후 월급날이라 통장을 보니, 웬걸, 10만원이었다. 시급2000원이었지만, 아웃소싱 회사에서 10%를 떼서 시간당 1800원. 내 손으로 번 돈이었지만, 너무 적어 분하기까지 했다. 왕복 지하철비 2200원을 제하면 뭐가 남을까. ‘세상 뭐 이따위야...’ 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내가 정말 시간당 2000원도 아까운 저질의 노동력인지, 이렇게 해서 등록금은커녕 밥값이라도 벌지 막막했다. 이후로는 특급호텔 등 좋은 조건의 아르바이트를 몇 번 하기는 했지만, 군 제대 이후로는 절대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열심히 공부만 했던 내 대학생활은 참으로 행복한 것이었다. 전 세계 인류의 5%만 대학입학의 기회를 얻는다고 하는데, 그 중 부모님 덕택으로 손에 물 한 번 안 묻히고 책만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최근 비싼 등록금과, 한 학기 등록금 벌기 위해 한 학기를 휴학하는 학생들의 기사를 자주 접한다. 돈 몇 푼에 젊은이들의 몸과 마음이 상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 사회가 공부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는 것에 더욱 화가 난다. 교육받을 의무와 권리를 주었다면, 국가에서는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 하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대개는 등록금이나 용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이며, 이 젊은 날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긴 대가는 너무나도 보잘것없다는 것을 나 또한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누구는 스타벅스에서 편히 앉아 커피를 즐기고, 다른 누구는 주방에서 땀 흘리며 얼음을 잘게 부수는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받을 기회, 책을 읽고 지식을 쌓아 이 사회의 건전한 사회인이 되고, 자기 자신의 행복도 추구하는 기회, 이 기회만큼은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돈 몇 푼에 공부할 시간과 노력을 뺏기지 않는 세상, 그것이 진정으로 공정한 사회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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