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숙시인
이시목청(耳視目聽)) 이는 '귀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는 뜻으로 눈치가 빠르고 총명한 사람이나 도를 깊이 깨우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가정은 물론이고 학생들 100명이 채 안 되는 농어촌학교라도 학교장이 이런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구성원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이다. 나아가 군수나 도지사 대통령이 이렇게 이시목청(耳視目聽)을 한다면 더 말해서 무엇 하랴! 이런 지도자를 뽑은 유권자들과 주민들은 그 자부심에 자발적 참여는 물론 자의적인 복종까지도 기꺼이 자원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와는 너무도 거꾸로 간다. 국민들이 그토록 반대했던 4대강공사와 한미FTA, 강정마을 해군기지화 등을 방송을 장악해 가면서 까지 강행했던 대통령! 어디 이뿐인가. 한 세대인 30년이 넘도록 평준화 시켜온 교육의 틀을 지난 5년 동안 특목고다 자사고다 하며 입맛대로 뜯어 고치면서 자사고가 아닌 자살고를 만들어 온 학생과 학부모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지 않는가.
또 김두관, 김문수, 박준영 이분들은 어떤가? 유권자들이 분명 도지사로 뽑아줬는데 그 임기 절반을 겨우 채우고는 대통령 병에 걸려 그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와 저 야단들이다. 그러니 이들이 지난 2년 동안 어떤 자세로 도정에 임했는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나라 돌아가는 것이 이렇다 보니 지난 10년 동안 군수실 장식장에는 다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온갖 상을 휩쓸어 온 3선의 조유행 하동군수도 특별승진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서슴없이 빼들었겠다. 그리하여 '40대 전국 최연소 사무관 하동에서 탄생'이라는 기사가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나돌게 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화요일 오후 3시면 분명 근무시간인데 군청 여직원 24명과 하동화력 남자 직원 24명의 짝 찾기 데이트를 하는데 이를 허락하고 여기에 가서 친히 축사까지 했다. 이들이 어디 우리사회 소외계층인가? 더욱 가관인 것은 지방에 내노라 하는 언론들이다. 이게 누가 기획한 일이며 그 소요예산이 얼마이며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인가를 묻기는커녕 마치 인구증가를 위해 세심히 배려하는 목민관의 모법사례인양 포장하여 1면에다 톱기사로 얹어놓았다.
인사권 행정권은 장의 재량권이 분명하다. 그러나 총애를 심히 받으면 반드시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게 되어있다(愛多則憎至). 이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진리다. 조직을 위해서도 당사자를 위해서도 일을 잘하면 포상 제도를 활용 해야지 특별승진이라는 미명 아래 내 사람 챙기기로 가서는 곤란하다. 이는 임기 말의 레임덕을 눈으로 보고 귀로도 못 듣는 결과를 자초하는 자충수다.
그래서 이시목청(耳視目聽) 하는 항창자가 말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임용하면 세상이 평안해지고 군주가 홀로 사랑하는 사람을 임용하면 세상이 위태로워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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